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5차 집회가 8월 19일 열렸다. 장소는 이전과 달리 서울 영등포구의 국회의사당 앞 의사당대로였다. 약 3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집회 장소를 종로 일대에서 국회 앞으로 변경한 이유에 대해 주최 측은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법 제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법 개정을 강하게 주장하고자 국회 앞으로 장소를 변경했다”라고 답변했다.집회는 숨진 서이초 교사의 유가족 메시지로 시작했다. 교사의 사촌오빠는 “동생을 위해 함께 싸워주셔서 감사하다. 정신적, 육체적 이유로 한계를 느껴 집회는 참가하기 힘들 것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에 대한 상영 금지 가처분 심문이 7월 2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렸다. 가처분 신청자(채권자)는 시민단체 ‘서민민생위원회(서민위)’, 채무자는 박원순다큐멘터리제작위원회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다. 신청 자격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김우현 부장판사는 “인격권에 기초한 상영 금지 가처분은 피보전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피보전권리란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 권리다. 제작사는 시민단체가 인격권을 침해당한 사실이 없고 권한 위임을 받지 않아서 신청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서민위 김순환 사무총장은 자격
“주문,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 헌법재판소가 7월 25일 오후 2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관 9인의 전원 일치 의견이었다.재판관들이 나가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보라색 스카프를 맨 중년 여성이 손수건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이태원 참사 유족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 부둥켜안았다. 그리고 탄식했다. “이게 법이야?”, “어떻게 이럴 수 있어!”이태원 참사는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골목길에서 일어났다. 159명이 숨지고 320명이 다쳤다. 국
충청북도 청사는 입구부터 향냄새가 가득했다. 취재팀이 7월 24일 찾은 민원실 앞. 14명의 위패가 놓인 합동분향소가 있었다. 직원 2명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분향소 옆 의자에는 수척한 여성과 넋을 잃은 듯한 노인이 보였다.조문하러 왔다는 시민 박인기 씨(67)는 청주 오송의 궁평2지하차도 참사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참사 다음 날 현장에 12시간을 있었다. (현장을) 알려줄 테니 같이 가자”라고 말했다.도청 앞에서 502번 버스를 타고 40여 분 갔다. 충청대 입구에 다다르자 그는 “이곳부터 (궁평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46개 여성단체는 영화 개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6월 27일 열었다. 이들은 영화 개봉 취소를 촉구했다.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같은 달 30일에 다큐멘터리 제작 단체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과 감독 김대현 씨를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권력형 성범죄 근절’을 주제로 하는 토론회도 7월 5일 열렸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넥스트민주당(NDP·민주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충남 공주시의 공주대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공주사대부고) 강당에서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7·18공주사대부고병영체험학습참사 희생자 5명을 향한 노래. 7월 18일,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던 날이다.이 학교 2학년은 2013년 7월 17일 충남 태안군의 사설 해병대 캠프로 수련회를 갔다. 학생들은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쯤 교관 지시에 따라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구명조끼가 없었다. 학생 30여 명이 물살에 휩
세월호 피해자 모임인 4‧16재단이 7월 18일 충남 천안의 서점(가문비나무아래)에서 북콘서트를 열었다. 재단과 인권기록센터 ‘사이’가 ‘7‧18 공주사대부고병영체험학습 참사’의 10주기를 앞두고 백서를 만들면서다.유족 이후식 김영철 씨와 공주사대부고 57기 동기 강우승 씨(27), 세월호 유족 강지연 씨, 백서를 집필한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유해정 연구위원과 오지원 변호사가 발언자로 참여했다. 재단 박성현 팀장이 진행을 맡았다.행사는 백서 발간의 의미를 짚으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태안 사설해병대캠프 참사’로 불렸다. 박 팀장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은 우중충한 날씨만큼이나 썰렁했다. 기자가 7월 4일 오전 11시 30분경 찾았을 때, 상인들은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가판을 정리하거나 이른 점심을 준비했다.양쪽으로 죽 늘어선 점포 사이를 걸었더니 상인들 눈길이 쏟아졌다. 손님 없는 시장 통로에 상인 3, 4명이 모여 대화를 나눴다. 일부는 의자에 앉아 휴대폰만 봤다. 약 40분 동안 1층에서 손님을 4, 5명 정도만 봤다. 손님보다 취재진과 방송국 카메라맨이 더 많았다.“뭐 찾아요?” (상인)“후쿠시마 오염수 관련해서 취재하러 왔습니다. 몇 가지 여쭤볼
매년 5월 21일은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이다. 각국 문화를 존중하고 문화 차이로 발생하는 민족 간 갈등을 극복하려는 목적으로 UN이 지난 2002년에 제정했다. 법정기념일이기도 하다.문화다양성법 제11조를 보면, 문화다양성의 날부터 1주일 동안을 ‘문화다양성 주간’으로 정한다고 나와 있다. 이 기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지역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한다.‘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은 이 기간에 열리는 축제 중 하나다. 세계 여러 음식을 먹으며 서로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한 취지로 서울
“안…무…서…워…요.” 낙마가 무섭지 않냐고 물었더니 신민기 씨(23)가 웃으며 답했다. 그는 뇌병변 1급 장애. 5음절을 말하는 데 5초가 걸렸다.사지 경직으로 인해 팔다리가 따로 놀았다. 몸 뒤편으로 꺾인 오른손이 허공에서 타원을 계속 그렸다. 질문이 이어질수록 머리가 시계 방향을 그리다가 이내 반대로 돌았다.신 씨와 같은 장애인 승마 선수 10명이 6월 24일 오후 1시쯤 경기 화성시 궁평캠프승마장에 모였다. 제2회 경기도장애인승마협회장배 전국승마대회를 하루 앞두고 코스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3시간 30분가량 구슬땀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이 2023년 8월 개봉한다. 여성신문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사망 3주기(7월 9일) 전후로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영화 제작은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라는 단체가 주도했다. 4월부터 지지자로부터 후원금을 모금했다. 이 단체는 동명의 유튜브에 “2차 가해라는 명목으로 강요된 침묵을 깨며 사실은 다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던지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라고 제작 취지를 설명했다.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권력형 성범죄 근절’을 주제로 하는 토론회가 7월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어머, 내 마스크!” 유치원 교사 이유정 씨(24)는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마스크가 생각나 발길을 돌렸다. 이렇게 그는 마스크를 챙기지 않아 집에 다시 돌아간 일이 종종 있다.이 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지금까지 마스크를 안 챙기고 밖을 나선 적이 없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가방에도 넣어둔다. 그는 비상용, 그리고 비상용의 비상용까지 챙기는데, 유치원에도 마스크를 몇 개 보관해 둔다.이 씨는 감염병 경각심이 높아진 점도 마스크를 쓰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코로나 전에는 누군가 기침을 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바
세계 헌혈의 날을 맞아 헌혈 버스가 6월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들어섰다. ‘헌혈로 사랑을 전하세요’라는 문구가 보였다. 주변은 한산했다. 시민 대부분이 그냥 지나쳤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6시간 동안 25명이 버스에서 헌혈했다.버스 안에는 침대 4개가 보였다. 이 중 침대 1개에만 헌혈자가 있었다. 취재를 요청하자 간호사가 기자 어깨를 잡으면서 말했다. “취재하러 왔어요? 일단 문진부터 해봐요.” 헌혈에 참여하려면 문진표를 써야 한다.기자는 6월 1일과 7일, 14일, 15일에 서울 시내 헌혈의 집 2곳과 헌혈 버스 1
지난 5월 31일, 시민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특권폐지’라고 쓰인 주황색 수건을 펼쳐 보이며 “국회의원 특권 폐지” 구호를 외쳤다.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는 지난 4월 16일 광화문에서 발대식을 가진 후 ‘특권폐지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집회의 주요 요구사항은 ▲국회의원 정원 감축 ▲국회의원 임금 삭감 ▲보좌진 감축 ▲불체포특권·면책특권 폐지 ▲선거비용환급 폐지 및 후원금 제한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국민소환제 도입이다. 당초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손을 맞잡고 국회 주변 2.5km를 포위하는 ‘인간띠 국민행
남성이 지난해 5월 새벽 귀가하던 여성을 10분간 쫓아가 오피스텔 1층에서 무차별 폭행했다. 일명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 신상 공개가 결정되지 않았다. 그는 1심에서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2년을 받았다.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피고인은 양형이 너무 무겁고, 살인을 저지를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에서 성범죄 정황이 드러나자 검찰은 강간살인미수로 공소장을 변경하고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6월 12일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렸다.301호 법정 앞은 취재진과 방청객으
승무원 준비생 이지민 씨(22‧여)는 2022년 3월, 데이팅 앱을 내려받았다. 지운지 2년만이다. 애인과 헤어지고 1년쯤 지나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익숙한 앱에 다시 가입해 잘 나온 사진 3장을 등록하고 키와 체형, 성격, 직업, 학력, 거주 지역을 입력했다.‘딩동’하는 알림이 쉴새 없이 울렸다. 남성의 관심 표시가 쏟아졌다. 부산에 사는 모델 지망생, 옆 동네 주민인 명문대 대학생, 패션 감각이 좋은 힙합 마니아 등.5명의 구애를 승낙하고 연애 스타일과 취향에 관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일주일 정도 지나 3명과
“한번 보기 시작하면 계속 끊임없이 뜨잖아요. 다이어트 콘텐츠를 무의식적으로 계속 보면서 다이어트가 뭐였는지, 도대체 다이어트로 뭘 얻고 싶었는지는 잊어버리고 그냥 무조건 살을 빼야만 하는 루틴 속으로 들어갔던 것 같아요.”웹툰 작가 박종은 씨(29)는 3년 넘게 섭식장애를 앓았다. 섭식장애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 신경성 폭식증, 회피제한성 섭취장애를 포함하는 정신질환이다.시작은 2020년 처음 도전했던 다이어트. 살이 쭉쭉 빠지는 모습을 보며 재미를 느꼈다. 체중감량 성공에 사람들이 건네는 축하 인사와 칭찬이 좋았다. 하지
인천지법 형사1단독(오기두 부장판사)이 담당하는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의 4차 공판은 5월 31일 오전 10시 20분 열렸다. 일명 ‘건축왕’ 남모 씨(61) 등 4명이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상태.이날 방청석이 전부 찼다. 판사는 오전에 신문하려던 검사 측 증인 3명 출석을 확인했다. 첫 번째 증인(32)이 증인석에 앉았다. 나머지 2명은 법정 밖에서 대기했다.판사가 검사부터 신문하라고 안내했다. 증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소장과 진술서, 전세 계약서가 모니터 화면
4명.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전세 사기로 인천 미추홀구에서 숨진 피해자 숫자다. 이들은 일명 ‘건축왕’ 남모 씨(61) 일당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남 씨 일당은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미추홀구 일대에서 전세 계약한 공동주택 533채 보증금 약 430억 원을 세입자로부터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 중 10명은 재판에 넘겨졌다.남 씨를 포함한 4명은 올해 2월 구속됐다.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상태.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다.재판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인천지법 형사1단독(오기
아르바이트하며 알고 지낸 지 석 달. 동료 여성이 정재윤 씨(27)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했다. 정 씨는 “따로 연락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 여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연락이 약 3주간 이어지다가 끊길 때까지 정 씨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정 씨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태도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취업준비생 20대 문 모 씨는 2020년 헬스장에서 아르바이트했다. 몸집이 큰 남성이 회원권 등록 절차를 물었다. 남성은 친절하게 상담해서 고맙다며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