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5차 집회가 8월 19일 열렸다. 장소는 이전과 달리 서울 영등포구의 국회의사당 앞 의사당대로였다. 약 3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집회 장소를 종로 일대에서 국회 앞으로 변경한 이유에 대해 주최 측은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법 제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법 개정을 강하게 주장하고자 국회 앞으로 장소를 변경했다”라고 답변했다.

집회는 숨진 서이초 교사의 유가족 메시지로 시작했다. 교사의 사촌오빠는 “동생을 위해 함께 싸워주셔서 감사하다. 정신적, 육체적 이유로 한계를 느껴 집회는 참가하기 힘들 것 같다. 지속적으로 알려주시고 노력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후 전국 초중고 교장단이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들은 “위기에 빠진 교육 현장을 더는 외면하지 않겠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국가 제도의 개혁에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다음은 ‘교권 보호 챌린지.’ 학생이 영상으로 등장했다. “저는 10년째 선한 영향을 주는 교육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정당하고 유익한 활동이라도 일단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반박하기 어렵다. 따라서 모호한 정서적 아동학대 행위 규정으로부터 선생님들의 정당한 수업권을 보호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수능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고 3 학생이 SNS 챌린지를 주도하는 것은 그만큼 교권 보호가 시급한 것을 반증한다”라고 했다.

▲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의 교사 집회 현장
▲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의 교사 집회 현장

청주교대 이혁규 총장은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문제를 정파적으로 해석하고 대응하는 풍조에 빠져있다. 이번에는 과연 다른 길을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정치권과 정책결정자들이 서로 다투고 정쟁화하는 관성에서 벗어나기를 간곡히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4차 집회가 8월 12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2호선 을지로입구역 일대에서 열렸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약 3만 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시작 2시간 전부터 주변 카페는 검은 옷을 입은 교사로 가득했다.

집회는 교사 지망생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얼굴을 가린 2명이 연단에 서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선배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교사로서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교사의 길을 포기한 친구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6개 교원단체 대표가 “교원단체로서 끝까지 함께하겠다. 오늘의 함성을 정부와 국회에 전하고 반드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교원단체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국회와 정부, 교육단체에 네 가지 요구사항을 전했다. 내용은 △ 정당한 교육활동 보장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 위한 관련 법안 즉각 개정 △ 교사가 수업과 학생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민원창구 일원화, 악성 민원인 방지 법안 마련 △ 학생들의 학습권 및 교사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학생을 수업에서 즉각 분리하여 교사의 생활지도권 보장 △ 정서·행동 위기 학생들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희영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교육은 서이초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졌다. 동료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이 결코 헛되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뜨거운 동료애와 다시는 참담한 그 현실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우리 교사들의 절박한 마음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 참가자들이 구호에 맞춰 피켓을 들었다.
▲ 참가자들이 구호에 맞춰 피켓을 들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의 여야 의원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일정 관계로 여야 모두가 참석하지는 못했다며 정치적으로 해석될 부분을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30년 가까이 교육 현장에서 교사로, 교육 운동 활동가로 활동했던 사람이자 지금은 입법을 책임지고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사태를 미리 막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여기 계신 여러 선생님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전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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