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내 마스크!” 유치원 교사 이유정 씨(24)는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마스크가 생각나 발길을 돌렸다. 이렇게 그는 마스크를 챙기지 않아 집에 다시 돌아간 일이 종종 있다.

이 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지금까지 마스크를 안 챙기고 밖을 나선 적이 없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가방에도 넣어둔다. 그는 비상용, 그리고 비상용의 비상용까지 챙기는데, 유치원에도 마스크를 몇 개 보관해 둔다.

이 씨는 감염병 경각심이 높아진 점도 마스크를 쓰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코로나 전에는 누군가 기침을 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바이러스가 내게 올 것 같아 기분이 안 좋아진다”고 했다.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의무가 3월 20일 해제되고 약 석 달이 지났다. 6월 1일에는 코로나19 위기경보 수준이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며 격리 기간이 ‘7일 의무’에서 ‘5일 권고’로 바뀌었다.

▲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
▲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

그럼에도 여전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려고 기자는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6월 21일, 22일, 28일 취재했다. 이날 서울 최고기온은 각각 22도, 26도, 30도였다.

서울역 내부는 초여름 날씨로 덥고 습했지만, 마스크를 쓰는 시민이 곳곳에 보였다. 주부 정연아 씨(40)는 마스크를 계속 쓰기가 불편하지만, 코로나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아직 쓰고 다닌다.

청주에서 업무차 서울을 찾은 안광복 씨(45)는 다른 질병도 걱정돼서 마스크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를 항상 챙긴다. “안 가지고 다니면 불안한 기분이다.”

자영업자 정인식 씨(50)는 마스크를 계속 쓰는 이유를 습관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착용을 계속한다며, 자신이 감염되는 것보다 타인에게 옮길까 걱정한다.

처음에는 마스크 착용을 반기지 않았지만, 장점을 알면서 계속 쓰기도 한다. 사업가 황춘원 씨(48)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보다 쓰는 게 좋은 점이 더 많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초기에 마스크를 쓰지 않으려 했다. 이제는 가방에 여분의 마스크를 챙겨둔다. 마스크를 쓰면서 “콧속이 깨끗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서울역에서 만난 시민 10명 모두 코로나 전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던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1주일간 실시한 키위서베이의 설문조사(전국 남녀 1930명 대상)에 따르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싶은 이유 1위는 ‘코로나 예방에 효과적이라서(50.9%)’였다. 다음은 △ 코로나 감염이 염려돼서(46.8%) △ 마스크 착용이 익숙해져서(35.7%)였다.

물론 마스크를 전혀 쓰지 않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정민서 씨(24)는 어딜 가든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여름이라 너무 덥고 습해서 마스크를 쓰기가 힘들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