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시민네트워크(이하 총선넷) 출범식이 1월 3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의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렸다. 전국 17개 연대기구와 73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낙선운동과 정책 제안 등 공동행동을 예고했다.슬로건은 기억, 약속, 심판. 반개혁 입법에 나서거나 부도덕한 정치인을 ‘기억’하고, 22대 국회에서 추진할 정책을 ‘약속’시키며, 낙선운동 등으로 부적격 후보를 ‘심판’한다는 뜻이다.활동가 40여 명은 “위기와 혐오를 넘어 희망의 정치로”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을 통해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의 자성을
1월 2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 전동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 10명과 활동가 4명이 피켓을 들었다. 탈시설장애인당의 첫 공식 활동.탈시설장애인당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만든 ‘가짜 정당’이다. 총선에서 장애인 정책을 정치권에 요구하기 위해 출범했다. 캠페인성 정당이라 ‘정당(政黨)’이 아니라 ‘정당(正當)’이라고 쓴다. 장애인의 정당(正當)한 권리를 실현한다는 뜻을 담았다.당원 박현 씨(48)는 “정당이 쉽게 위성정당을 만드는 걸 보고 우리도 정당 만들어서 캠페인처럼 활동하면 어떻겠냐는 생각에서
총선정책제안기독시민운동연대에는 기독교 시민단체 7곳이 참여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명문화 라이프호프, 좋은교사운동, 기독법률가회, 영등포산업선교회, 희년함께이다. 기독교적 가치와 공공선이라는 지향점을 공유한다.김현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 사무국장은 “시민의 삶에 도움이 되고, 약자를 돌보고 불평등을 해소하는는, 소위 말하는 공공선에 기반한 선거 또는 정치가 될 수 있도록 교회가 역할을 하자는 목소리는 계속 있었다”라고 말했다.이런 움직임이 20대 대선을 앞두고 본격화했다. “정책이 너무 중요한데 잘
“제대로 반영이 안 됐으니까 이런 시민운동이 계속 있는 거 아니겠어요? 국민 눈높이가 높아지고 21대 국회는 정쟁이 너무 심하고, 패거리 정치가 심하다 보니까 그런 공론(총선 관련 시민운동)이 유권자한테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봅니다.”1월 25일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의 김송원 조직위원장이 자격미달 현역의원 컷오프(공천배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렇게 말했다.이에 앞서 1월 17일 경실련은 현역 의원을 자체 검증해 ‘공천 배제’와 ‘철저한 검증’를 요구할
“공직을 방탄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의식 없는 분들만을 국민들께 제시하겠습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이 2023년 12월 26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국회의원의 대표적 특권인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천 조건으로 내걸었다.다음 날인 12월 27일, 국민의힘 총선 출마 예정자 14명이 22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밝히면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동 선언했다. 이들은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은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상식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이들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 11일)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최종 투표율 48.7%로 전체 유권자 50만 603명 중 24만 3664명이 투표했다.당선자 윤곽은 개표를 시작하고 3시간 만인 오후 11시 반부터 드러났다. 최종 개표 결과 진 후보가 약 17% 차이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크게 이겼다. 진 후보는 오후 11시 40분경 승리 소감을 발표했고, 김 후보는 승복을 선언했다.선거 다음날인 10월 12일 오전, 진교훈 당선자 선거사무소에는 승리의 여운이 남았다. 새벽까지 축하 인파로 들썩였는데, ‘강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0월 6일, 주민이 원하는 화곡동 재건축·재개발 추진(민주당 진교훈 후보) 힘 있는 구청장이 화곡을 바꾼다(국민의힘 김태우 후보) 친윤도, 친명도 아닌 오직 민주편!(정의당권수정 후보). 거리마다 현수막이 걸렸다.국민의힘은 한 번 선택받았던 후보임을 강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19년 강서 사람임을 내세웠다. 정의당과 진보당을 비롯한 제3정당은 양당 정치에 싫증이 난다면 무관심이 아닌 차선책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오후 4시 서울 강서구 등촌7단지 아파트 상가 앞. 민주당 진교훈 후보 지지자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쳤다. 서울 강서구에서는 실제 투표한 약 39만 표에서 이 후보가 8490표 많았다.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 11일)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민심이 어디를 향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추석 연휴 이틀 전인 9월 26일, 취재팀은 강서구 화곡본동시장에 갔다. 화곡동은 강서구의 대표적인 구도심 지역이다.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에도 시장 거리에 활기가 돌았다.20대 후반의 이슬기 씨를 시장 입구의
한국에 정당 정책연구소가 있다면 독일에는 정당재단이 있다. 현재 독일 의회에 진출한 정당은 8개로, 이들 중 7곳은 연계된 정당재단이 있다. 기독민주당(기민당·CDU)과 기독교사회연합(기사련·CSU)은 의회에서 연합으로 활동하지만, 별개의 정당재단을 운영해 기사에서는 개별 정당으로 봤다. 연방의회 선거에서 2번 연속으로 의회 그룹(30명 이상의 의원)에 속한 정당은 재단을 지정해 국가 지원금을 요청할 수 있다. 정부에서 공적 지원금을 받는 정당재단은 모두 6곳이다.「정당 싱크탱크의 다양성과 유형화」 보고서는 독일의 정당재단을 ‘공공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식이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월 18일 열렸다. 기념식 주제는 ‘오월정신, 국민과 함께’다. 국가보훈처는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낸 오월정신을 기억하고 국민과 함께 책임 있게 계승하자”는 의미라고 했다.기자는 오전 9시 35분경 묘지 입구에 도착했다. 경찰 50여 명이 형광 조끼를 입고 길을 따라 섰다. 이들 뒤에서 30명 정도가 구호를 외쳤다.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묘지 입구로 관광버스 2대가 들어섰다. 버스 앞 전광판을 보니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 버스였다. 한
버스 정류장인 통도사신평버스터미널에서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까지는 걸어서 30분. 주위를 둘러보자 주황색 전동킥보드가 보였지만,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켜보니 마을은 킥보드 주차금지구역이었다.4월 24일 오후 3시쯤, 버스에서 내리고 2.5㎞를 걸어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안내문이 보였다. ‘이곳부터는 대통령 경호구역입니다.’ 주민 배지선 씨(60대 중반)는 마을을 “조용하고 산책하기 좋은 시골”이라고 했다.평산책방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직원 2명이 문틀을 끼우고 인부 4명이 앞마당에 파라솔을 심었다. 용접 소리와 공사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1층 B번 출구 앞에서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4월 24일 오후 2시 30분,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정치 유튜버가 모이면서다.송 전 대표는 전날 오후 8시 5분(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에 올랐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예정보다 17분 늦은, 4월 24일 오후 3시 23분 내렸다.방송사 취재진은 오후 1시쯤부터 B번 출구 중앙에 카메라를 세웠다. 삼각대가 4개, 촬영용 사다리가 9개 설치됐다. 좌측에도 삼각대 3개가 섰다.승객들은 출국장을 나오다가 길게
1988년 6월 일본 정계는 부패 스캔들로 뒤집어졌다. 아사히 신문이 보도한 리쿠르트 부패 스캔들이 시작이었다. 이 사건은 리쿠르트사가 부동산 자회사인 리쿠르트 코스모스사의 비상장 주식을 유력 정치인들에게 제공해 상장 후 수천만 엔에서 수억 엔에 이르는 차익을 내도록 한 사건이다. 주식을 받은 정치인들은 그 대가로 리쿠르트사 재개발 사업의 편의를 봐줬다.이 사건에는 당시 총리였던 다케시다 노보루 등 자유민주당(자민당) 지도부를 비롯해 76명의 정치인이 연루됐었다. 부패 규모가 거액이고 정부 각료를 비롯한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사
“독일은 연방헌법재판소에서 정치자금 지원의 기본 원칙을 만들었어요. 한국은 의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자의적으로 관련 규정을 만들었지만, 독일은 헌법기관이 만든 기본 원칙에 준해서 세부적이고 체계적인 제도를 쌓은 거죠.”독일과 한국의 정당 국고보조금은 무엇이 다를까. 한국외대 김성수 교수(행정학과)는 그 차이가 ‘원칙을 어디서 정했는지’에서 왔다고 봤다. 사법기관의 판결을 거치며 원칙을 정립해나간 독일과 달리, 한국은 입법기관이 자의적으로 정책을 만들어왔다는 거다.독일은 1959년 유럽 최초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제도를 시행했다. 현
3월 22일 오후 1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저동고 앞. 정문에서 걸어서 30초가 걸리지 않는 사거리 횡단보도에 현수막 하나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고양시 병)이 매단 현수막에는 “치욕적 ‘강제동원 셀프배상’ 피해국이 왜 가해자를 대변합니까”라고 쓰였다.같은 날, 일산 후곡 학원가가 시작되는 일산3동 행정복지센터 앞. 현수막 2개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국회의원(고양시 정)이 내걸었다. 문구는 “윤석열 정권 망국적 친일야합 독도까지 바칠텐가!”국민의힘 김현아 당협위원장(고양시 정)의 현수막에는 “고양특례시-LH 업
“헌법에서 (국가가) 정당을 보호하도록 말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정당은 국가가 보호하는 조직이 아니에요. 자생적인, 일종의 사조직 개념으로 생각하죠.”경북대 엄기홍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의 ‘정당’ 개념을 이렇게 비교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8조는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정당 운영을 위한 경상보조금, 선거 때 지급되는 선거보조금과 추천보조금을 지급한다.
제21대 국회 임기가 2024년 5월 29일 끝난다. 의정 활동을 활성화하고자 2021년 3월부터 ‘일하는 국회법’을 시행했다. 과연 국회는 일을 제대로 했을까. 다음 총선을 약 1년 앞둔 시점에서 서울 국회의원 49명의 성적을 매겼다.방법은 여러 가지다. 회의 출석률과 발언량, 발의 법안 건수, 법안 처리율…. 발언량과 발의 법안 건수는 양적인 지표여서 내용을 알 수 없다. 말을 많이 한다고, 법을 많이 만든다고 성과를 냈다고 보기 힘들다.법안 처리율은 의안이 실제 법률안으로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발의 건수가 적으면
[편집자 주]약 1,420억 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진 2022년, 정당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의 규모다. 역대 최고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작년 한 해에만 각각 600억 원이 넘는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정의당도 약 100억 원을 수령했다. 정당을 보호 및 육성하고자 1980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정부가 국고보조금을 지급한 결과다.최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당 대표 출마 공약으로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를 내걸었다. “정당 국고보조금이 본래 취지를 벗어나 정당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회는 50일 넘게 무노동 상태였다. 원 구성 협상 난항 때문이다. 문제는 장기 파행으로 민생 입법이 지연되는 일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원 구성 난항으로 인한 공전 기간은 평균 41.4일이었다. 이번 하반기 원 구성에는 53일이 걸려 평균 수치를 웃돌았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직접 선거로 취임하는 선출직 공무원으로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국민의 대표자로서 많은 권한을 부여받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한국 사회에서 국회의 신뢰도 수준은 매우 낮다. KBS의 2020년 신년 여
다른 성(性) 토론자들이 얘기하는 젠더 인식 지난 5월 7일,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별관에서 오후 4시부터 2030 남녀 6명이 모여 토론했다. 토론은 2부로 나눠 진행했다. 1부에선 성별로 패널단을 분리해 각자 다른 공간에서 진솔하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2부는 패널단과 기자단이 모두 모여 대화를 나눴다. 1부 토론은 오후 4시에 시작해 40분간 진행했다. 20분의 휴식 후, 오후 5시부터 6시 30분까지 2부 토론이 이어졌다. 앞서 올라간 기사에선 1부 토론의 내용을 다뤘다. 패널단이 오프라인・온라인에서 느껴온 젠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