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쳤다. 서울 강서구에서는 실제 투표한 약 39만 표에서 이 후보가 8490표 많았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 11일)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민심이 어디를 향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이틀 전인 9월 26일, 취재팀은 강서구 화곡본동시장에 갔다. 화곡동은 강서구의 대표적인 구도심 지역이다.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에도 시장 거리에 활기가 돌았다.

▲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시장
▲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시장

20대 후반의 이슬기 씨를 시장 입구의 악세사리 가게에서 만났다. 7살 때부터 강서구에 살았다.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대답했다. 또래 대부분도 비슷하다고 한다. 가게 손님 중에는 국민의힘을 안 좋게 보는 분이 더러 있다고 전했다.

시장과 가까운 공터에서 70대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추석 장을 보기 위해 남편을 기다렸다. 강서구에 산 지 2개월밖에 안 됐지만 구청장 후보에 대해 지금부터 알아볼 예정이라고 했다.

정치 얘기를 꺼냈더니 한숨을 쉬었다. “뉴스 보면 속상해요.” 매일 싸움하고 양보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다음 세대가 걱정된다면서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남인순(78) 김점숙(77) 김학자 씨(79)는 시장 중앙에서 얘기를 나눴다. 강서구에서 42년 살았다는 김학자 씨는 투표하면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대선 때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 민생을 이야기해서라고. 1, 2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 후보는 잘 모른다고 했다.

옆에 있던 김점숙 씨는 “좋아하는 당이 없다”라고 했다. 정치인이 일을 정직하게 해야 하는데 국회에서 싸움이나 한다고 말했다. 타협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원한다.

남인순 씨는 강서구에서 50년을 살았다. 그는 “투표에 빠져본 적이 없다”라며 이번에도 투표하러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민을 잘 살게 하는 구청장을 뽑고 싶다. 어느 후보든 처음에는 잘하겠다고 하지만, 하다 보면 그렇지 않다며 말끝을 흐렸다.

주택가 골목을 걷다가 세탁소에 들어갔다. 주인은 40대 남성. 취재팀에게 대답하면서도 다림질을 분주하게 했다. 그는 강서구에서 20년을 살았다.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예정이다. “지금은 국민의힘만 아니면 된다.” 국민의힘 후보가 재출마하는 상황이 말도 안 된다, 지인 역시 재출마하는 국민의힘 후보를 부정으로 생각한다, 주변에서는 오히려 더 투표하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진보당 권혜인 후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선거와 관계없이 꾸준히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의 힘 후보 당선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옆에서 이웃 주민 김희곤 씨(58)가 대화를 들었다. 태어나지 않았지만 강서구를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이쪽 주민은 재개발이 돼야 한다고들 한다.” 고도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화곡동이 대표적인 전세사기 지역이 됐다며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서구 발산역 주변
▲서울 강서구 발산역 주변

마곡동 일대는 강서구의 신도심으로 분류된다. 지하철 5호선 발산역 9번 출구로 나가니 상가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의 대형 플래카드 2개가 바로 앞 빌딩에 보였다.

화곡동과 달리 취재를 거절하는 상인이 많았다. 발산역 근처에서 10년 정도 인쇄소를 하는 50대 여성은 “도움받고 싶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구청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은 없다. 누구든 자기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발산역 역사 안에서 국민의힘 선거운동원이 보였다. 이들은 ‘초고층 새 아파트’ 등의 문구가 써진 홍보물을 들고 “안녕하세요, 김태우입니다”라고 외쳤다.

화곡역 역사 안에서는 여러 정당 운동원이 팻말을 들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자유통일당 운동원이 퇴근길 시민에게 팻말을 들어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유니폼을 입은 운동원은 지상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에서 인쇄물을 나눠줬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