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0월 6일, 주민이 원하는 화곡동 재건축·재개발 추진(민주당 진교훈 후보) 힘 있는 구청장이 화곡을 바꾼다(국민의힘 김태우 후보) 친윤도, 친명도 아닌 오직 민주편!(정의당권수정 후보). 거리마다 현수막이 걸렸다.

국민의힘은 한 번 선택받았던 후보임을 강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19년 강서 사람임을 내세웠다. 정의당과 진보당을 비롯한 제3정당은 양당 정치에 싫증이 난다면 무관심이 아닌 차선책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사거리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사거리

오후 4시 서울 강서구 등촌7단지 아파트 상가 앞. 민주당 진교훈 후보 지지자가 20명가량 나타났다. 진 후보가 보이자 지지자들은 이름을 연호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또 ‘40억 혈세 낭비 투표로 심판’이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었다.

“찐, 찐, 찐, 찐, 찐이야.” 가수 영탁의 노래 ‘찐이야’를 개사한 유세 송이 흘러나왔다. 이에 맞춰 유세단은 “진짜 후보, 진교진이 왔다”라고 외쳤다. 전광판에는 ‘40억’, ‘갈아 엎어 주세요’라는 문구가 보였다.

진 후보는 유세 차량에 올라타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등촌7단지 아파트 단지를 돌며 “19년 동안 이곳에 살면서 매일 같이 오가던 길이다”라며 ‘이웃 사람, 진짜 강서 사람’임을 강조했다.

또 “강서구에 집을 안 사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후보, 40억은 애교로 봐달라는 후보는 안 된다”라고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투표로 시민의 힘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아파트 상가 앞의 주민들이 엄지를 올려 보였다. 강서구에서 22년간 살면서 ‘궁산 덕 나눔 봉사단’을 이끄는 변제덕 씨(70)는 “(진 후보가) 인지도가 떨어지기는 해도 경찰 간부급이었으니 일 잘 할거라 믿는다”라고 했다.

김태우 후보에 대해선 “청와대에 있을 때 문제가 있었고, 40억을 없앴으니까 강서구 사람들이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해 징역형으로 구청장직을 상실했고 보궐선거 비용 40억에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진교훈 후보 유세 현장
▲진교훈 후보 유세 현장

오후 6시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역사. 김태우 후보 지지자 열댓 명이 빨간 옷을 맞춰 입고 모였다. 선거 운동원 2명은 “2번 김태우입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라며 연신 인사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지지자들은 김 후보가 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발산역으로 이동했다. 오후 7시 30분 1번 출구에 지지자 40명 정도가 모였다. 근처를 지나던 20대 남성이 “힘내라”고 응원했다.

▲김태우 후보 유세 현장
▲김태우 후보 유세 현장

오후 9시 15분경 발산역 먹자골목 삼거리에 김태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함께 유세 차량을 타고 나타났다. 김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 하고 왔다. 다시 강서구청장이 되면 급여로 10원짜리 하나 가져갈 일이 없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강서구민이 구청장으로 세워준 은혜를 갚아야 한다. 진심을 믿어달라”라고 호소했다. 더불어 “강서구 재정 자립도는 20%다. 나머지 80% 구걸 잘하는 사람이 나다”라며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힘 있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안철수 상임고문 역시 김태우 후보의 진심을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선거인 줄 알면서 왜 도전하냐고 물으니 강서구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진심에 감명 받았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는 김태우처럼 1년 동안 써보고 실적으로 증명한 후보와 유일한 업무인 치안마저도 제대로 못 한 무능력한 후보 사이의 선택”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 차량 전광판에는 ‘빌라를 아파트로’라는 문구가 보였다.

주변 식당에서 술을 마시던 시민들은 안철수 상임고문을 보고 거리로 나와 사진을 찍었다. 김 후보 유세 차량에서는 에니메이션 ‘쾌걸 근육맨 2세’의 주제곡 ‘질풍가도’를 패러디한 “한 번 더 김태우”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제3당은 당장 당선되지 못해도 대안임을 알려야 한다며 간절함을 보였다. 오후 3시 우장산역 2번 출구 앞에서 진보당 선거 운동원 이보영 씨(47)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자원봉사로 선거 유세에 나섰다.

“양당에 실망하고 불만도 있지만 대안 정당을 모르는 분들에게 우리를 알리려고 나왔다. “선거 운동하면서 시민들에게 공약을 설명하면 ‘이게 꼭 필요한 거지’라고 공감해주셨다. 이번에 받은 한 표로 다음에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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