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횡령, 사기, 뇌물수수 등 범죄 혐의를 받더라도 구속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누린다. 이 특권은 정치 탄압으로부터 의원을 보호하고 자유로운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국회의원 불체포를 목적으로 국회를 개회하는 ‘방탄국회’와 같은 악용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는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및 체포동의안 당론 가결안’을 제안했다. 민주당 혁신안은 불발됐지만 이후 불체포특권 포기를 두고 정치권의 논쟁이 계속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총선 공천 조
‘유권자는 기억한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서울 48개 선거구 중 40곳을 차지했다. ‘뉴타운 공약’ 효과였다. 하지만 같은 해,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뉴타운 사업은 좌초됐다. 다음 19대 총선.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은 서울 지역구 16석을 얻는 데 그쳤다.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매니페스토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의원 다수가 공약을 이행하지 못해 수도권에서 낙선했다고 분석했다. 유권자가 국회의원 공약을 기억하고 평가했다는 얘기다.매니페스토본부는 국내 최초로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을 전수
식량 자급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촌경제원에 따르면 국내 곡물자급률은 최근 3년(2020~2022년) 평균 19.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은 100.3%.식량 순수입 국가는 식량 및 곡물 자급률을 식량안보 지표로 사용한다. 한국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은 농업 위기를 막기 위해 1990년 출범한 단체다. 전국의 9개 도연맹과 100개 시군지역의 농민회가 참여한다.기자가 2월 22일, 서울 용산구의 전농 사무실을 찾았을 때, 이갑성 전농 부의장은 농정공약 제안 및 실천후보 공천촉구 기자
지방분권전국회의(이하 전국회의)는 2019년에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지방분권전국연대, 지역재생혁신연대 등 16개 단체가 모여 시작했다. 총선을 앞두고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의제를 공약으로 채택하라고 정당에 요구하는 중이다.1월 18일에는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월 19일부터 20일에는 전남 목포가톨릭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대 지방분권균형발전 실천 공약’을 제시했다.주요 내용은 ▲ 분권균형발전부 및 분권균형수석실 설치 ▲ 메가시티 및 특별자치도 체계 구축 위한 포괄적 권한 이양 ▲ 지방자치법 28조 개정
국회입법조사처가 2022년 발표한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과 개선방향’ 자료에 따르면, 부모가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2년(2021~2022년) 동안 20여 건 발생했다.대부분 과중한 돌봄 부담과 생활고에서 비롯된 비극이었다. 2월 2일에도 서울 서대문구에서 40대 아버지가 뇌병변 장애가 있는 10세 딸과 함께 숨졌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는 이런 비극을 막으려는 단체다. 2003년 출범 이래 ‘장애인과 그 가족의 인간다운 삶’을 목표로 다양한 의제를 던졌다. 총선을 앞두고 정당에 배포할 발달장애인 보호
빈곤사회연대는 2004년 출범했다. 노동, 빈곤, 홈리스를 다루는 48개 단체가 모였다. 기자가 서울 용산구 아랫마을에 있는 사무실을 2월 14일 찾았을 때, 오른쪽 벽은 빈곤 철폐를 외치는 인쇄물로 가득했다.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총선을 앞두고 복잡한 심경이라고 표현했다. 총선 때마다 빈곤 당사자를 시혜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그는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면서 여기에 반대하고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 빈곤 문제의 당사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직하는 게 핵심 의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이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2월 13일 합의했다. 선거를 앞두고 시민단체가 정당과 연합하는 일은 전에도 있었다.‘체제전환운동’은 여기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2월 16일 발표했다. “4년 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왜곡한 위성정당이 이번 총선에서는 ‘윤석열 심판’의 빅텐트로 변했다”라며 시민사회가 독립성을 잃었다고 했다.체제전환운동은 시민사회가 기성 정당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작년 11월 6일, ‘기후정의동맹’, ‘플랫폼C’, ‘빈곤사회연대’ 등 12개 단체 소속 활동가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운동본부)에는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등 40여 개 단체가 참여한다. 2010년 ‘건강보험대개혁연석회의’에서 무상의료운동에 대한 협의를 시작해, 2012년에 단일한 연대체로 만들었다.운동본부는 ▲ 건강보험 강화 ▲ 의료 민영화 저지 ▲ 공공의료 확충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의료비 부담을 가중하는 법안이나 의료 서비스를 상업화하려는 움직임을 견제한다.총선을 앞두고 운동본부는 공천 부적격자 32명 명단을 2월 22일 발표했다. 이들이 의료 민영화 정책을 추진, 건강보험을 약화시키고 민
서울환경연합 유튜브 채널에서 ‘최진우의 출근길 총선라이브(ㅊㅊㅊ)’가 시작된다. 수요일 오전 8시 30분. 방송 시간은 20분. 정당의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해설하는 등 환경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1월 31일 시작했다.서울환경연합은 사무실 테이블을 스튜디오로 삼고 삼각대를 이용해 핸드폰으로 촬영한다. 출연진은 대부분 서울환경연합 소속. 방송 제목에 나오는 최진우 생태도시전문위원이 진행하고 회차별 주제에 해당하는 팀의 활동가가 출연해서 해설한다.이전에도 유튜브 라이브로 토론회나 포럼을 방송했지만, 선거 공약을 다루는 방송은 이
‘2024 총선주거권연대(총선주거권연대)’가 2월 20일 출범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참여연대를 비롯해 노동·빈곤·종교·청년·주거시민 등 67개 단체로 구성됐다.총선주거권연대는 주거불평등 상황에 안정적인 주거권을 실현하고 무분별한 부동산 규제 완화 및 집값 부양 정책을 펼치는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 세입자 보호 강화 ▲ 공공임대주택과 주거복지 확대 ▲ 자산불평등 완화 및 주택시장 안정 ▲ 탄소중립 정책 등을 골자로 하는 16대 사항을 요구했다.특히 임차인 권리 강화와 주택임대차거래제도 개
“원자력 전기는 1킬로와트시당(kWh) 52원이면 살 수 있어요. 그런데 태양광 전기의 가격은 5배가 넘어요. 왜 그렇게 비싸게 전기를 써야 하죠?”원자력지지시민단체협의회(이하 원지협)의 조기양 공동대표가 2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의 대회의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총선 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범국민 대회에 참석을 마친 뒤였다.원지협은 사실과과학네트웍, 에너지와 여성, 에너지의미래를생각하는법률가포럼 등 14개의 시민단체가 연대하는 모임이다. 원자력 발전을 지지하는 단체가 작년 2월에 만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은 2월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국회가 달성해야 할 10대 성소수자 인권 과제’를 발표했다.내용은 ▲ 성적지향ᐧ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금지를 포함한 차별금지법 제정 ▲ 혼인평등법 등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마련 ▲ 합의에 의한 동성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군형법 92조의6 폐지 등이다.국회의 입법 활동이 필요한 과제로는 ▲ 의료적 조치 없이 성별 변경을 가능하게 하는 성별의 법적 인정에 관한 법률 제정 ▲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농지 면적이 2012~2022년에 20만ha 줄었다. 서울 여의도 면적(290ha)의 69배 정도. 농촌인구 구조도 불안정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촌 고령화율은 2022년 25%로 이미 초고령사회다. 인구 역시 꾸준히 감소할 전망이다.위기를 맞은 농촌과 농업, 먹거리 문제에 목소리를 내려고 10개 단체가 모였다. 환경농업먹거리농정대전환공동정책단(공동정책단). ‘국민에게 행복을! 농촌농민에게 희망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3년 11월 출범했다.참여 단체는 GMO반대전국행동, 농정전환실천네트워크,
한국은 사라지는가? (Is South Korea Disappearing?)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칼럼 제목이다.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언급하며 “14세기 흑사병으로 인한 유럽 인구 감소를 능가한다”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 초저출산 국가가 된 지 오래다.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출대본)는 2022년 8월 출범했다. 종교계가 힘을 모아 저출생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모였다.그동안 출대본은 경북 안동과 영주, 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 세미나를 개최해 저출생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지
투모로우(2004), 설국열차(2013), 황야(2024). 풀 한 포기 없는 땅과 얼어붙은 도시. 기후재난으로 황폐화한 지구는 영화의 익숙한 배경이다. 2018년 나온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는 기후재난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경고했다.특별보고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간했다. 2015년 ‘파리협정’ 당시 합의된 목표에 과학적 근거를 추가했다. 산업화 이전(1850년~1990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하자는 약속이 핵심이다.한국은 보고서 발간 당시, IPCC 의장국이었다.
영유아 보육·교육 업무를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같은 달 15일 결의대회를 열고 이를 비판했다.교육부는 올해 안에 늘봄학교를 전국에 도입하겠다고 1월 24일 발표했다. 전교조는 같은 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반대 의견을 냈다.총선을 앞두고 전교조가 이렇게 교육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전교조는 1989년 결성됐다. 조합원은 4만 명 정도.전교조는 1월 2일부터 1월 12일까지 패들렛(여러 명이 메모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으로 조합원에게 총선
“저출생이 문제라고 하기 전에 태어난 아이들부터 책임져야죠. 지금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세상이에요.”2월 1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만난 손민희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 활동가(41)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는 칸나희망서포터즈 사무국장. 양육비를 받지 못한 아동을 돕는 단체다. 피켓에는 ‘아동 살리는 민생법안 양육비 이행법 개정하라’는 문구가 보였다.국회 앞에 모인 양해연 회원은 3명. 시위는 1월 23일 시작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이영 양해연 대표는 한부모 가정의 부
포괄적 차별금지법(차별금지법)은 한국 사회의 차별을 예방·철폐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최초 시안은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사항이었고, 법무부가 같은 해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는 정부와 국회의 지지부진한 태도를 비판하며 시민사회 목소리를 모았다. 2007년 ‘반차별공동행동’으로 시작해 2011년 차제연으로 이름을 바꾸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본격적으로 촉구했다.차제연에는 167개 단체(2023년 8월 기준)가 함께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민주사회를위한
행정안전부 인구통계를 보면 총선에서 투표권이 있는 18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4425만 5283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은 977만 5810명(약 22%). 유권자 5명 중 1명이 노인이다. 노인 유권자의 향방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이에 따라 정치권이 노인 표심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대한노인회와 ‘어르신 정책 간담회’를 1월 열었다. 노인 의견을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은 1호 공약으로 노인을 겨냥해 ‘실버 정책’을 내놨다.대한노인회는 노인의 권익과 복지를 늘
“이번 총선에서 여성 유권자의 힘을 보여주고 여성들이 가시화될 수 있는 활동을 해보려고 합니다.”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의 양이현경 공동대표는 1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어퍼’ 설립 목표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여성·성평등 정책이 퇴행하고 정책에서 여성과 성평등이라는 용어 자체가 삭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여연은 제22대 국회에 여성 유권자 목소리를 반영하고 성평등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어퍼를 기획했다. 어퍼는 성차별 사회를 뒤집어 ‘엎어’라는 뜻과 영어 ‘Upper’로 모두의 평등한 삶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