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사라지는가? (Is South Korea Disappearing?)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칼럼 제목이다.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언급하며 “14세기 흑사병으로 인한 유럽 인구 감소를 능가한다”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 초저출산 국가가 된 지 오래다.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출대본)는 2022년 8월 출범했다. 종교계가 힘을 모아 저출생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모였다.

그동안 출대본은 경북 안동과 영주, 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 세미나를 개최해 저출생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출대본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사단법인(행복한 출생 든든한 미래)를 만들었다. 1월 18일 여야 모두 저출생 공약을 발표하자 이에 대한 논평을 냈다.

▲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출대본) 출범식(출대본 제공)
▲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출대본) 출범식(출대본 제공)

총선을 앞두고 출대본은 ▲ 0~3세 영유아 돌봄을 위한 종교시설 활용 ▲ (가칭)아동돌봄청 신설 등 17개 정책을 제안했다. 1월 30일에는 여야 정책위의장인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과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돌봄 사각지대의 영유아를 위해 종교시설이 돌봄을 제공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정책위의장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행복한 출생 든든한 미래’의 정명기 사무총장은 “어떤 종교의 종교시설이더라도 (돌봄에) 사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 교회뿐만 아니라 가톨릭 성당이라든지 도심에 있는 사찰도 있지 않냐”라고 말했다.

▲ 장헌일 출대본 정책위원장.
▲ 장헌일 출대본 정책위원장.

종교시설을 새로운 돌봄 시설로 활용하려는 배경에는 사라지는 어린이집이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4만 238개였던 전국 어린이집이 2022년 3만 923개로 5년 만에 23.1% 감소했다. 어린이집이 줄어들수록 어린아이를 안전하게 돌볼 장소가 사라진다.

출대본은 전국 종교시설을 아동 돌봄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종교 행위를 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남는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장헌일 출대본 정책위원장은 “종교시설은 접근성이 좋고 비교적 안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이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종교시설에서 아이를 돌보려면 법 개정이 필수다. 건축법상 종교시설을 유지하면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출대본은 서명운동을 하는 중이다.

반응은 어떨까. 2월 14일까지 35만 4000여명이 서명했다. ‘행복한 출생 든든한 미래’의 서지은 팀장은 “무교인 사람들도 충분히 긍정적이었다. 아직까지 종교에 대한 신뢰도가 있는 것 같다. (법 개정이) 정말 필요한 일이구나라는 분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출대본은 체계적인 아동 돌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가 담당한다. 장 위원장은 “단일 체계로 관리해야 한다”라며 아동돌봄청이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이대로 둬서는 대한민국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종교들이 연합해서 국가 위기 문제를 해결할 때다. 또 저출산을 극복하자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시대에 맞는 가정 문화, 출산 문화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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