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현 씨(28)는 인스타그램으로 소아 작업치료의 내용을 공유한다. 자신의 업무를 기록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어느새 입소문이 퍼져 지금은 4000명 이상이 소아작업 치료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소아작업치료사는 발달 지연이나 자폐, 지적 장애를 겪는 아동이 일상생활에서 활동을 원활히 하도록 놀이나 운동 등 재활 치료를 돕는 직업이다. 하루 5~6시간을 쉴 틈 없이 일하기에 힘들 때가 많지만 아이들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9년차 김도진 씨는 성인 치료로 작업치료사를 시작했는데, 아이들의 밝고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며
서울 강동구는 둔촌2동 614-3 앞 계단을 8월에 고쳤다. 상업지역이나 유흥지역이 아니고 개발제한구역 인근 주택가라 조용했다.계단 앞에서 7~8년 동안 행상을 했다는 유희길 씨(61)는 주말과 평일 모두 오가는 발길이 아주 적다고 했다. “계단이 가팔라 행인이 차도로 다니지, 계단으로 다니지 않는다. 공사를 잘못했다.”동네 주민(60대 남성)은 다중 인파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서울시 특별조정교부금으로 계단을 고쳤다는 말을 듣고 혀를 찼다. “이태원(참사)하고는 전혀 관계가 안되지(없지). 여기 사람이 보여? 안보이지. 여기(이 주
대한적십자사에서 10월 5일 문자가 왔다. 추석 연휴로 인해 혈소판이 부족하다며 5일부터 9일까지 혈소판을 헌혈하면 커피교환권을 준다고 했다.혈액 수급 어려움은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헌혈 가능 인구가 줄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가 발표한 ‘2022 혈액사업통계연보’에 따르면 헌혈 가능 인구 대비 헌혈률은 2016년 7.3%, 2019년 7.08%, 2022년 6.8%로 감소추세.헌혈이 가능한 나이는 만 16세 이상 70세 미만이다. 헌혈에 관심이 줄어드는 가운데 누가 헌혈하는지 궁금해서 10월 6일 오전 9
시민 7만여 명이 10월 15일 서울 잠수교 일원에서 ‘2023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즐겼다. 이들은 2026년 전면 보행화 예정인 잠수교와 반포한강공원 일대를 거닐며 놀거리와 먹거리를 즐겼다.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일회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장에는 푸드트럭 10대가 있었는데, 여기서 파는 모든 식음료는 일회용기가 아니라 다회용기에 담았다.다회용기는 겉으로 보기엔 일회용기와 비슷하지만,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경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시민들은 일회용기와 다름없이 편리하다며 다회용기에 긍정적인 반
일본 도쿄전력이 10월 5일 후쿠시마 오염수를 2차로 방류하자 현지에선 한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에게 자국 발표를 믿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변국 우려와 달리 일본에선 정부를 신뢰하는 분위기다.여행으로 서울 중구 명동을 들른 주부 나카자키 씨(48)는 오염수 방류가 해양 생태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물질을 철저히 걸러내 바다에 흘려보낼 것이다. 안전하다는 일본의 발표를 굳게 믿는다”라고 말했다.전화로 이야기를 나눈 아이치현의 회사원 마츠다 씨(36) 역시 일본이 과학적
일본 도쿄전력은 8월 24일~9월11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7800t을 1차 방류했다. 10월 5일 시작한 2차 방류는 22일까지 계속된다. 국내 수산시장 분위기는 어떨까.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는 9월 23일 ‘노량진 수산시장 수산대축제’를 개최했다. 오염수에 대한 불안함이 커지던 때였다.시민들은 축제를 즐겼다. 현장에서는 ‘나도 수산물 경매사’, ‘맨손 활어잡기’, ‘수산시장 스탬프투어’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있었다. 특히 맨손 활어잡기는 예약이 일찍 끝날 정도로 인기였다.아들과 함께 맨손활어잡기에 참여한 이인섭 씨(50)
“지금 한국어 능력 기준을 가지고는 한국에서 유학 생활하기 어려워요. 한국어 기준만 믿고 들어왔다가 사실상 방치되는 거죠.” 유학생 관리 회사 영업팀의 히가와 유우카 씨(26)는 교육부가 발표한 유학생 한국어 기준 완화 정책을 우려했다.교육부는 지역 소멸 위기 해소와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을 8월 16일 발표했다.외국인 유학생을 2027년까지 2배 가까이 늘리기 위해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를 손보기로 했다. 유학생에게 요구되는 요건을 완화하는 게
지하철 1호선 서울역 근처 만리동이 가까워지니까 고소한 참기름과 버터 향 가득한 빵 냄새가 났다. 노인과 노숙자 등 100여 명이 보였다.기자가 10월 5일 오후 4시 찾아간 곳은 무료 급식소 ‘참좋은친구들’의 옛 건물 앞. 추석 연휴가 끝나고 무료 급식을 9일 만에 재개했다. 배식 시간(오후 5시)이 되자 노인과 노숙자가 따뜻한 도시락을 차례로 받아서 주변 바닥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혼자 밥 챙겨 먹기 힘든데 다리 성할 때 이런 데 와서라도 먹어야지.” (85세 노인)“가족은 나 여기 오는 거 몰라. 자식들한테 부담 주기 싫어서
“김세연(가명)”“응.”“박철수(가명)”“왜.”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순간은 수업 이후까지 계속됐다.“진해! 내가 이해한 게 정확한지 모르겠어서.”“어~ 아마 정확하지 않을 거야. 말해봐.”여기서 ‘진해’는 교수, ‘진해’를 부르는 자는 학생이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4시 30분, 경희대 청운관 620호 강의실에선 교수에게 존댓말을 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깨진다. 경희대 수업의 교수와 학생은 농담도 반말도 주고받는 관계다. 고작 2번의 수업을 청강했음에도 수업 형식의 독특함이
피고인이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을 수 있다. 재판에 혼자 참석하는 이른바 ‘나홀로 소송’이다. 9월 1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기자가 방청한 형사재판 13건 중 6건은 변호인 없이 피고인만 참석했다.오전 10시 열린 재판의 피고인은 50대 무직 남성이었다. 2022년 6월 15일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차 키를 20분 동안 돌려주지 않아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관 복부를 1회 때리기도 했다.그는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형사8단독 이우정 판사는 피고인에게 비슷한 사건 중에서 차 키를 뽑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
“정말 작은 동물이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특이할 수 있지만, 저와는 많은 교감을 나눴고 제가 준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주고 갔어요.”안효정(39)씨는 지난달 반려 고슴도치 뽀순이(5)와 이별했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펫포레스트’ 에서 장례를 결정하자 부고장이 나왔다. 가족들에게만 공유했는데 친동생이 보낸 부조금 5만원은 장례비용 30만원에서 차감됐다.추모식에선 종교에 맞춰 십자가와 천사를 놓고, 향을 피웠다. 밥그릇과 엄지손톱만 한 베개도 놓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화장하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적은 유골 조금이라도 더 남
이태원 참사가 10월 29일로 1주기를 맞는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4대 종단(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은 서울 중구의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이후 올 8월부터 격주로 화요일마다 추모 촛불 문화제와 기도회를 열었다.9월 12일 오후 7시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선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문화제가 열렸다.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8월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고 처음이었다.문화제에는 약 50명이 참석했다. 한국진보연대와
“지금 당장 고비는 넘겼지만, 또다시 수혈팩을 구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돼요”빈혈을 앓고 있는 고양이 만두(7)는 9월 13일 간신히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긴급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피를 구하지 못해서다. 혈액은행을 이용해보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혈액은행도 혈액이 부족해 확답을 주지 못했다. 피를 기다리는 동안 만두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보호자는 만두의 피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보호자는 “애를 살려야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없었다”며 “웬만한 커뮤니티에 글을 다 올리고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지
“평소 이어폰을 끼고 걸을 때 전동킥보드가 쌩 달려와서 위협을 느낀 적이 많아요.”강남역에서 만난 서유찬(26) 씨는 전동킥보드와 부딪힐 뻔한 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9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사고가 빈번한 지역 8곳은 강남역사거리, 신사역사거리, 선릉역, 강남구청역 남쪽, 언주역 동쪽 등이다. 사고 다발 지역의 절반 이상이 서울 강남권에 몰려 있는 셈이다. 기자가 강남역에서 선릉역까지 걸어가며 전동킥보드 운행 실태를 취재한 지난달 28일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 김혜빈 씨(20)가 8월 28일 세상을 떠났다. 8월 16일 수원시 아주대병원이 유가족에게 중간 진료비를 청구했다. 금액은 2300만 원. 혜빈 씨가 뇌사상태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연명치료를 받은 지 13일째 되던 날이었다. 혜빈 씨의 부모님은 누워있는 딸만 보기도 괴로웠다. 그런데도 보상 절차를 안내해주지 않았다. 성남 시청은 범죄와 관련한 제도가 마련된 것이 없어 직접 지원은 어렵다고 했다. 가해자 최원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더라도 배상금을 즉시 받을 수 없었다. 소송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 경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7월 18일 숨졌다. 그의 49재인 9월 4일을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이라 부르고 그를 추모했다. 집회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작했다. 4만 명(주최 측 추산) 정도가 참석했다.서이초는 추모를 위해 학교를 개방했다. 오전 9시부터 교사와 학부모, 어린이들이 찾았다. 이들은 교문 근처에서 헌화용 국화꽃을 건네받고 포스트잇에 메모를 적은 뒤, 학교에 들어갔다.운동장을 지나니 바닥에 흰 끈이 보였다. 헌화용 단상으로 길을 안내하는 표시였다. 끈을 따라 걸으면 추모
어린이날에도 집콕을 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장애아동이다. 학교를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 추억의 장소.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또래와 함께 성장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는 어릴 적 놀이터에서 휠체어를 탄 친구를 본 적이 없다. 우리의 추억에 그들은 없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익숙함 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아이들을 주목해보았다.
감성 맛집 말고, 광고 말고…. 진짜 맛으로 승부하는 곳은 없나? 왠지 의심스러운 인터넷 대신, 잘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자! 누구에게? 택시 기사님에게!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생긴 문제의 상당 부분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외 출장을 통해 8년 전부터 알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올라온 정부와 지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과 위생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의견이 여러 차례 나온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문제는 새만금개발청, 여성가족부, 농림축산부 등 여러 부처가 공통적으로 언급했다.새만금개발청은 “우리나라 여름철은 온도와 습도가 높고 매립지 특성상 수목 등이 없는 벌판에 있다”라며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막과 내부 쉼터 조성이
“그냥 선풍기 바람 쐬는 거예요. 참는 거예요. 더 어떻게 해요. 뭐 할 게 없잖아. 할 게 없으니까 참아 그냥.”서종필 씨(58)가 여름을 나는 방법이다. 그는 약 3평 크기 쪽방에 15년째 산다. 선풍기 1대와 가로세로 60㎝의 창 하나로 더위를 견딘다.참을 수 없이 더운 날에는 공용샤워실에서 하루에 다섯 번씩 찬물로 씻는다. 쪽방촌은 방 안에 화장실이 없다. 건물이나 층별로 공용화장실과 공용샤워실이 하나씩 있다. 서 씨는 “이런 데 산다는 사실 자체가 힘들다”라고 말했다.김춘백 씨(75)의 방은 1평 남짓이다. 손바닥 크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