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은 8월 24일~9월11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7800t을 1차 방류했다. 10월 5일 시작한 2차 방류는 22일까지 계속된다. 국내 수산시장 분위기는 어떨까.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는 9월 23일 ‘노량진 수산시장 수산대축제’를 개최했다. 오염수에 대한 불안함이 커지던 때였다.

시민들은 축제를 즐겼다. 현장에서는 ‘나도 수산물 경매사’, ‘맨손 활어잡기’, ‘수산시장 스탬프투어’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있었다. 특히 맨손 활어잡기는 예약이 일찍 끝날 정도로 인기였다.

아들과 함께 맨손활어잡기에 참여한 이인섭 씨(50)는 “오염수 방류가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지금은 오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집에 갈 때 회를 사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곳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스탬프투어 행사’도 성공적이었다. 스텝 김가영 씨(22세)씨는 “1시간 반 정도 있었는데 어른, 아이 포함해서 100명 정도 왔다”라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많이 참여해서 놀랐다고.

양손 가득 회를 구매한 유성규 씨(61)는 “최근에 오염수 방류는 했지만 딱히 걱정 안 한다. 축제 때문에 할인도 하는 겸 가족이랑 먹으려고 많이 샀다”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축제를 예년보다 2주나 앞당겨서 아쉽다고 말했다. 작년까지는 추석 이후에 축제를 열어서 시민이 많이 방문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 게다가 다른 수산시장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행사가 열려 매출이 작년보다 적다고 했다.

해수부와 수협은 축제를 통해 수산물의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고 시장을 활성화하려고 했지만, 상인에게는 오히려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 수산대축제에서 맨손 활어잡기 체험을 즐기는 모습
▲ 수산대축제에서 맨손 활어잡기 체험을 즐기는 모습

노량진 수산시장의 평상시 모습을 확인하려고 축제 3일 후에 다시 갔다. 여전히 북적였다. 이틀 뒤가 추석 연휴이고 소비 진작을 위한 온누리 상품권 행사까지 있어서였다.

8월 31일부터 12월 15일까지 국산 수산물 2만 5000원 이상을 사면 온누리 상품권 1만 원을, 5만 원 이상 구매하면 2만 원을 돌려준다. 국산 수산물 가격의 40%를 환급받는 셈이다.

온누리 상품권을 배부하는 수산시장 2층은 대기줄이 이어졌다. 30분 동안 약 250명이 온누리 상품권으로 교환했다.

최상완 씨(80세)는 차례상에 올린 문어 등을 샀다. 그는 “상품권 교환을 하고 싶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잠시 앉아 있다. 오염수를 방류했다고 해서 차례를 안 지낼 수는 없다. 이제는 정부를 믿고 따라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기자는 이날 청량리 수산시장에도 갔다. 강북에서 가장 큰 수산시장. 9월 26일 시장 입구에서 손님 숫자를 셌더니 오후 4시 30분부터 16분 만에 100명이 나왔다. 상인은 “오염수와 관련 없이 장사가 잘된다. 하지만 추석 바로 전이라 많은 건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추석 연휴인 10월 8일, 오염수 2차 방류에도 수산 시장에 사람이 많은지 확인하려고 청량리 수산시장을 다시 갔다. 명절이 끝나면 분위기가 가라않을지 모른다는 걱정과 달리, 북적였다. 기자가 오후 3시 30분부터 셌더니 손님 100명이 나가는 데 14분이 걸렸다. 추석 전과 비슷.

상인은 해산물을 포장하고 결제하고 건네기에 바빴다. 미래수산의 김선웅 씨(57)는 “손님들이 여전히 질 좋은 갈치 등의 생선을 찾는다. 추석 전에는 시간대 상관없이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시간대별로 조금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 청량리 수산시장
▲ 청량리 수산시장

같은 날, 노량진 수산시장 역시 손님으로 붐볐다. 가족끼리 방문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추석 전에는 노인이 많았다면 추석 이후에는 가족 단위가 많았다.

온누리 상품권 행사장에는 지난번보다 더 많은 시민이 몰렸다. 오후 5시부터 30분 동안 약 900명이 다녀갔다. 9월 26일에는 30분 동안 약 250명이 이용했다.

아내를 기다리던 윤유준 씨(76)는 “집 주변 시장에도 사람이 많은데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사람이 더 많다. 지인을 6명 마주쳤다”라며 “주변 사람과 얘기해보면 이제 오염수 방류는 다들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10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오염수) 방류 이전 4주와 이후 4주의 소비 변동을 지켜 본 결과 노량진 수산시장의 상점에서 41.9%의 매출 증가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 노량진 수산시장
▲ 노량진 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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