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7만여 명이 10월 15일 서울 잠수교 일원에서 ‘2023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즐겼다. 이들은 2026년 전면 보행화 예정인 잠수교와 반포한강공원 일대를 거닐며 놀거리와 먹거리를 즐겼다.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일회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장에는 푸드트럭 10대가 있었는데, 여기서 파는 모든 식음료는 일회용기가 아니라 다회용기에 담았다.

다회용기는 겉으로 보기엔 일회용기와 비슷하지만,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경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시민들은 일회용기와 다름없이 편리하다며 다회용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친구와 함께 ‘뚜벅뚜벅 축제’를 즐긴 진세이 씨(24)는 “(축제에서) 다회용기만 사용하는 줄 모르고 방문했는데,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 편리하기도 해서 (다회용기 사용이)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다회용기에 담은 푸드트럭 식음료
▲ 다회용기에 담은 푸드트럭 식음료

다회용기는 행사장에서 반납했다. 곳곳에 설치된 반납소에 음식물, 재활용품, 일반쓰레기를 각각 분류하여 배출하고, 다회용기는 반납통에 넣는 식이었다. 대부분 관리자가 있어서 분리배출을 도왔다. 시민 부담은 없었다.

서울시는 11월 12일까지 잠수교 일원에서 매주 일요일 ‘뚜벅뚜벅 축제’를 연다. 모든 푸드트럭이 다회용기만을 사용한 이유는 서울시가 이 일대를 ‘제로 플라스틱존’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753t 규모인 일일 플라스틱 발생량을 2026년까지 10%(275t) 감축하기로 했다.

이 방안의 하나로 한강공원 일대를 일회용 배달 용기 반입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서울시는 올해 잠수교 일대를 시작으로 2024년 뚝섬·반포를 거쳐 2025년에는 한강공원 전역으로 ‘제로 플라스틱존’을 확대한다.

▲ 다회용기 반납존
▲ 다회용기 반납존

푸드트럭 상인도 다회용기 사용에 호의적이었다. 축제에서 음료를 판매하던 상인은 “(고객에게 제공되는) 다회용기는 주최 측에서 제공한다. 음식만 준비하면 돼서 간편하고 좋다”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의 다회용기는 친환경 브랜드 ‘아임에코’가 모두 제공했다. 아임에코 관계자는 “아임에코는 다회용기 제작과 수거를 담당하고, 세척은 ‘라라워시’에서 맡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다회용기는 현장의 푸드트럭에서만 제공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일부 시민이 일회용기를 사용했다. 배달시키거나 외부에서 구매한 식음료를 갖고 행사장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막을 방법은 없다고 서울시는 말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시민이 한강공원에 가져오는 일회용품은 자원재활용법상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벌금을 부과하거나 규제하기는 어렵다”라며 한강공원에 다회용기 반납존을 마련해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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