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서 (국가가) 정당을 보호하도록 말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정당은 국가가 보호하는 조직이 아니에요. 자생적인, 일종의 사조직 개념으로 생각하죠.”경북대 엄기홍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의 ‘정당’ 개념을 이렇게 비교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8조는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정당 운영을 위한 경상보조금, 선거 때 지급되는 선거보조금과 추천보조금을 지급한다.
제21대 국회 임기가 2024년 5월 29일 끝난다. 의정 활동을 활성화하고자 2021년 3월부터 ‘일하는 국회법’을 시행했다. 과연 국회는 일을 제대로 했을까. 다음 총선을 약 1년 앞둔 시점에서 서울 국회의원 49명의 성적을 매겼다.방법은 여러 가지다. 회의 출석률과 발언량, 발의 법안 건수, 법안 처리율…. 발언량과 발의 법안 건수는 양적인 지표여서 내용을 알 수 없다. 말을 많이 한다고, 법을 많이 만든다고 성과를 냈다고 보기 힘들다.법안 처리율은 의안이 실제 법률안으로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발의 건수가 적으면
2월 28일 오후 6시 15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플랫폼. 안전문마다 약 10명의 승객이 열차를 기다렸다. 키가 156cm인 기자가 크게 13걸음을 걸을 때마다 1대씩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이대역 방향으로 가는 내선 순환 열차가 들어온다는 방송이 나왔다.기자는 스피커 2대 사이에 서서 안내방송을 녹음하고 AI 음성인식 프로그램에 넣어봤다. ‘지금 이 방으로 가는 내성 수만 남자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열차가 들어온다는 내용은 인식했지만, 역 이름과 방향은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지역축제 인파 사고 등 신종재난
“정치검찰 박살내자! 이재명을 지켜내라!”, “이재명 구속! 이재명 구속!”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일대에 상반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2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는 동문을 기준으로 오른쪽 도로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가, 왼쪽 도로와 서문에는 보수 성향의 검찰 수사 지지자가 집회를 열었다.이 대표는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두 번째 소환됐다. 앞서 1월 28일,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때도 양쪽 진영은 서초동에 모여 대립했다.2월 10일 오전 9시경,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8
“아빠, 초록불인데 오토바이는 왜 지나가?” 서울 강서구 공진초 옆의 마곡하늬공원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에 초록빛이 들어왔다. 아빠와 아이가 헬멧을 쓴 채 나란히 자전거를 끌고 첫발을 뗄 때였다. 배달 오토바이 1대가 휙 지나갔다.이곳은 어린이보호구역일까,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부자가 섰던 횡단보도 옆의 과속방지턱을 지나야 어린이보호구역이 시작한다.그런데 어린이보호구역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지점의 표지판 위치가 제각각이다.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본부장은 2월 3일 ‘안전한 스쿨존 조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시점과 해
2월 24일 금요일 저녁 7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은 분주하게 걸음을 옮기는 시민이 많았다. 50대로 보이는 여성 앞으로 서대문03 버스가 지나갔다. 그는 잠시 멈췄다가 가던 길을 갔다.이어 걸어가는 두 여성의 왼편으로 171번 버스가 다가갔다. 두 여성은 빠른 걸음으로 길을 지났다. 세 사람이 건넌 길은 차도였다.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해제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연세로의 모습이다.연세로는 연세대와 지하철 신촌역 2호선을 잇는 약 500m 거리의 도로다. 2014년부터 서울시 대중교통전용지구 및 차없는거리로 지정돼 주중에는 대중교
[편집자 주]약 1,420억 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진 2022년, 정당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의 규모다. 역대 최고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작년 한 해에만 각각 600억 원이 넘는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정의당도 약 100억 원을 수령했다. 정당을 보호 및 육성하고자 1980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정부가 국고보조금을 지급한 결과다.최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당 대표 출마 공약으로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를 내걸었다. “정당 국고보조금이 본래 취지를 벗어나 정당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이구, 보약 먹은 것보다 더 좋으네!” 노란 패딩을 입은 할아버지는 밥그릇을 내려놓으며 큰 소리를 냈다. 동트기 전 가장 어두운 시간. 서울시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밥퍼)에서 새어 나온 불빛이 새벽 거리를 비췄다.밥퍼는 노인에게 무료로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민간 운영 사회복지법인이다. 1988년부터 노숙인에게 음식을 제공해왔다. 35년간 봉사자와 후원자 도움으로 운영됐다. 스토리오브서울 취재진은 2월 17일 오전 6시, 밥퍼를 찾았다.밥퍼에선 아침 식사를 준비 중이었다. 주방장 김동열 씨(62)를 포함해 3명의 봉사자
“우리 경아(정경이)가 세상에 있었더라면 불혹의 나이가 되었겠구나.” 고(故) 장정경 씨의 어머니 임연지 씨(63)는 작년 2·18합창단에 들어갔다. 유명한 성악가가 되겠다고 딸이 생전에 약속했는데, 딸이 서야 할 무대를 엄마가 섰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참사 당시 장 씨는 스무 살로, 계명대 성악과 1학년이었다. 합창 무대에 오른 임 씨는 왼손으로 마이크를 꼭 잡고 노래했다.2•18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식이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2월 18일 열렸다. 이 참사는 자기 처지를 비관한 50대 남성이 20
The New York Times launched a new project in July 2022. It featured a corner where columnists published articles correcting their previous mistakes on the same date. It was the first time for multiple columnists to publish correction columns simultaneously.The Times stated, “We hope to become a mode
인천 중구 운서동의 이글종합물류. 1500평 창고에 ‘Aid-Material/Turkiye(구호물품/튀르키예)’라고 적힌 박스가 가득했다. 2월 6일 규모 7.8 강진을 겪은 튀르키예에 보낼 구호품이다.벽에는 ‘구호물품 접수처’라고 적힌 종이가 보였다. 전국에서 보낸 기부 물품이 모이는 곳이다. 주한튀르키예대사관이 지정했다. 이곳에서 분류 작업을 하면 터키항공이 비행기에 실어 튀르키예로 보낸다.기자가 2월 15일 이곳에 갔다. 봉사자가 오전 9시부터 하나둘 나타났다. 대부분은 튀르키예인과 한국인이다. 사흘째 봉사 중인 엘리프 메셰
회사원 김다인 씨(30)는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출소를 앞둔 2020년 10월쯤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담안선교회’로 올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담안선교회는 범죄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민간 갱생 보호시설이다. 김 씨는 당시 여성가족부의 ‘성범죄자 알림e’를 처음 보고 놀랐다. 성범죄자 주소가 집과 가까워서 골목을 지날 때마다 불안했다.상습 성폭행범 등 흉악범이 출소하면 거주지로 알려진 지역의 주민이 반발한다. 2022년 10월엔 김동근 경기 의정부시장과 정명근 화성시장이 경기 과천시의 법무부 청사를 항의 방문했다. 미성년자 11
"팬을 잊은 경영권 싸움이 꼭 정치판 같다."이십대 직장인으로 핑크블러드 활동을 하는 식세기(가명) 씨가 SM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 대해 묻자 한 말이다. 식세기 씨는 이름을 밝히면 나중에 팬 활동에 지장이 생기거나, 자신의 의견이 팬덤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처럼 오해되기 싫다며 가명을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경영권 싸움에 아티스트의 컴백이 밀리는 것 아닌가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도 덧붙였다. 소비자이자 대가 없는 사랑으로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덤의 의견은 배제한 채 진행되는 연예기획사 분쟁을 보는 그녀의 시선을
뉴욕타임스가 2022년 7월, 새 기획을 선보였다. 전에 썼던 칼럼에서 잘못된 점을 밝히고, 바로잡는 내용을 같은 날짜에 게재하는 코너였다. 칼럼니스트 여러 명이 정정 칼럼을 동시에 쓴 적은 없었다.뉴욕타임스는 “잘못했을 때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보여주는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획에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8명이 참여했다.노벨상을 받은 세계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1년 전의 낙관적인 인플레이션 예측이 틀렸다고 했다. 퓰리처상을 3번 수상한 토머스 프리드먼은 중국의 검열 정책을 낙관적으로 바라본 칼럼이 잘못됐
순직 공무원의 유가족은 가족을 떠나보내고 어떻게 살까. 사고가 생기면 언론은 유가족이 슬퍼하는 모습을 잠시 보여준다.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크게 다루지 않는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이런 유가족 이야기를 6부작 시리즈에 담았다. 관훈클럽이 주관한 관훈언론상(제40회) 수상작이다.히어로콘텐츠팀은 동아일보가 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2020년 만들었다. 속보 경쟁에서 벗어나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6부작 시리즈 ‘산화,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은 히어로콘텐츠팀 5기인 8명이 만들었다. 지민구 김예윤 이소정 이기욱 위은지
한파 속에 눈이 내리던 1월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한 주택가 골목. 그곳에서 20대의 패기로 국화빵 장사를 시작한 이정수(28) 이정은 씨(25) 자매를 만났다. 둘은 털 부츠와 털모자 차림이었다.자매는 부모의 가게 옆 마당에서 장사를 한다. 가게 이름은 ‘연희동 국화빵(@yhd_kukhwabbang).’ 하얀 담장 위 국화빵이 그려진 연보라색 포스터가 멀리서부터 눈길을 끈다.브레이크타임이 오후 5시에 끝나면 자매는 가게 문을 다시 연다. 세련된 카페 분위기와 비슷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작고 귀여운 산타 모양 알전구가 번쩍인
주최=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주제=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 왜 제자리인가?일시=2023년 2월 3일(금) 오전 10시 30분~낮 12시 30분장소=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사회=한기웅(태영호 의원실 비서관)좌장=우승국(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발표=강수철(도로교통공단 본부장) 허억(과천대 행정학과 교수) 조우종(경찰청 교통운영과장) 우승국(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 권순호(변호사)토론=강수철(도로교통공단 본부장) 허억(가천대 행정학과 교수) 조우종(경찰청 교통운영과장) 권순호(변호사) 또
주최=고용노동부주제=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현황 및 과제일시=2023년 1월 26일(목) 오후 2시~오후 4시 30분방식=현장 및 유튜브 생중계좌장=정재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발제=강검윤(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 김성룡(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형배(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토론=임우택(한국경총 안전보건본부장) 서정헌(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 김광일(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최명선(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김동하(코카콜라 안전보건경영파트 리더)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케이팝을 조명한다]는 세계적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은 K-POP의 이야기를 전하려는 기획 기사 시리즈다. K-POP은 1990년대 태동기 이후 불과 20여년의 시간이 지나며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음악팬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는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케이팝의 주력인 아이돌그룹의 구성원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그들을 훈련시키는 제작사, 음악과 안무를 만들어내는 창작자들, 그리고 케이팝을 사랑하는 다양한 팬들의 모습까지 폭 넓게 K-POP 생태계를 취재해 전할 계획이다."아이돌에 빠진 사람은 세계적인 콘텐츠와 음악을 소비하는 사람이자 현시대에
주최=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미경제연구소(KEI)주제=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과 한미 협력방안일시=2023년 1월 25일(수) 오전 9시~10시 40분장소=세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온라인 생중계 병행)사회=곽성일(KIEP 경제안보전략실장) 트로이 스탠가론(KEI 연구원)발표=연원호(KIEP 경제안보팀장) 태미 오버비(KEI 선임자문)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2022년 8월 16일 발효했다.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는 내용. 이에 대해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국제 사회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