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TV에는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왔다. 2009년 Mnet의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방송사들은 음악, 요리, 댄스, 연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2011년, 슈퍼스타K3는 케이블 방송사에서 방영했음에도 평균 시청률 11.8%를 기록했고, 오디션은 어느새 프로그램의 성공을 보장하는 ‘흥행 코드’로 자리 잡았다.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1등이 정해지는 결승전이 끝나면 시청률이나 인기에 상관없이 탈락한 참가자를 더 이상 볼 길이 없다. 때문에 대중들은 한창 눈길이 가던 참가자
“아, 저는 채식을 하고 있어요.”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제 발 저린 듯 상대방의 표정을 살폈다. 채식을 하고 있다고 밝힌 뒤부터 생긴 습관이었다. 대화하던 상대방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스치는가 싶더니 곧이어 의아함이 떠올랐다. 잠시 머뭇거리던 대화 상대들은 모두들 한결같이 채식을 한다고 밝힌 기자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뭘 먹고 사시는 거죠?”잘 먹고 잘 사는 것에 대한 욕망과 함께 채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단과 요리법이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인기 있은 지도 오래다. 어느 정도 채
거리를 걷다보면 삼각형 모양의 검은 돌이 눈에 띤다. 역사적 사실을 기념해 놓은 표석이다. 서울시는 3년 전 문화유산 터나 역사 유적지에 세워진 표석의 오류를 올해까지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과연 대한민국 역사 지키기의 현 주소는 어떨까? 2010년 스튜디오홀호리가 주관한 '서울 문화재 기념표석들의 스토리텔링 개발' 프로젝트에 나와 있는 표석 54곳 (중복 2곳; 우미관, 제중원)을 기준으로 관리 실태를 취재했다.특별한 점 없이 양호한 상태인 곳은 52곳 중 26곳에 불과했다. 7곳에서는 표석을 찾을 수 없었다. 불교
2015 노벨생리의학상은 ‘기생충·말라리아 치료제’ 연구에 기여한 아일랜드의 윌리엄 C. 캠벨,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 그리고 중국의 투유유가 수상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전염병은 동물은 물론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보건의료 문제”라며 기생충과 말라리아 퇴치에 기여한 이들 연구진에게 노벨상을 수여한 배경을 밝혔다. 기생충은 인류의 건강에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생충은 혐오스럽고 기피해야만 하는 대상이지만 낯설게만 느껴지는 기생충을 공부하고 사랑하는 이가 있다. 바로 기생충 독립 연구가 정준호 씨(
2016년 2월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이 12.5%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직이 어려워지고 청년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까지 포기하는 세대를 뜻하는 ‘N포 세대’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이에 따라 사회 일부에서는 구조적 문제와 별도로 청년들이 게으르고 도전 정신이 없다는 인식이 만연하지만 사실 청년들은 치열하게 살고 있다. 그들은 남들이 자고 있을 시간, 경제적 이유 때문에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자신의 꿈을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한다. 색다
영화 관객이 증가하면서, 더 이상 ‘천만 관객’은 불가능한 기적이 아니다. 갈수록 관객의 눈은 높아지고, 상업영화 뿐만 아니라 다양성 영화(작품성, 예술성이 뛰어난 소규모 저예산 영화)에 대한 관객의 수요도 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제작, 배급한 영화 위주로 상영되는 대형 상영관에서 이런 영화를 보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인디스페이스, 아트하우스 모모같은 독립영화관부터 CGV 무비꼴라쥬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까지 다양성 영화를 스크린에 올리는 영화관도 있지만, 대학교 안에는 조금 더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다시 한 번 솟아오르는 국궁최근 우리나라 전통 활쏘기인 국궁(國弓)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국궁동아리 ‘쏜살’이 5년 전 창립된 데 이어 현재 연세대, 숙명여대 등 여러 대학에서 국궁 동아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이처럼 국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은 , , 등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인기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젊은이들이 국궁과 친근해진 덕이 크다. 지난해 가을부터 국궁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추자연 씨(20)는 “사극과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 활을 쏘는 모습이 멋져 보여 국궁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13년 12월 발표한 '2014 문화예술 트렌드 분석 및 전망'에서 ‘스낵컬쳐(snack culture)’가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낵컬쳐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에 10∼15분 내외로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또는 문화 트렌드를 말한다.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요즘, 현대인들에게 문화생활은 더 이상 따로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저명한 저널리스트’(brand-name journalist). 지난 2014년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가 꼽은 퍼스트룩미디어(First Look Media)의 특징이다. 퍼스트룩미디어는 지난 2013년 이베이의 설립자인 피에르 오미디야르가 250만달러를 출자해 만든 비영리 뉴스 플랫폼이다. 이곳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매거진, 인터a셉트에는 글렌 그린월드, 로라 포이트러스, 제레미 스캐힐을 포함해 총 34명의 저명한 저널리스트가 일하고 있다. 가디언(The Guardian)의 칼럼니스트였던 글렌 그린월드는 2013년 전 CIA 요원 에드
“무용에 대한 대중들의 찬사와 지지가 현실 속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예술계와 관련해 잘 다듬어진 비평기사를 다루는 신문이 미국 내에 하나도 없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다”1927년 미국의 월간지 씨어터아트(Theatre Art)에 실린 기사의 한 문장이다. 88년 전, 당시 미국 무용계에 불었던 ‘변화’의 바람은 오늘날 미국의 현대무용(Contemporary Dance)을 탄생시켰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무용계의 모습은 88년 전 미국의 모습과 닮았다. 더 많은 대중들이 무용을 배우고, 공연을 관람하고, 무용
설날, 추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진 속 주인공은 고운 빛깔의 한복치마를 뽐내며 단아하게 포즈를 잡고 있다. 최근 SNS상에선 젊은 층들이 한복을 입고 여행을 다녀온 모습을 담은 사진들, 일명 ‘인증 샷’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한복 대여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SNS 페이지와 이화여대 ‘이화, 흐드러지다’, 한동대학교 ‘한복온데이’와 같은 각 대학교의 한복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복은 일본의 전통 의상인 유카타와 비교돼 관심도와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
선유도 공원, 신촌 문학의 거리, 북서울 꿈의 숲, 월드컵공원, 서울숲 공원. 모두 피아노가 있는 곳이다. 알록달록 그림이 그려진 피아노는 거리에서 공원에서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린다. ‘선유도 공원’에는 브로콜리 천사 그림이 ‘북서울 꿈의 숲’에는 손 그림이 그려진 흰색 피아노가 있다. ‘누구나 칠 수 있는 피아노입니다.’, ‘사랑해’ 같은 메시지들도 적혀 있다. ‘선유도 공원 피아노’를 검색 창에 입력하면 제이레빗의 곡 ‘수고했어 오늘도.’를 피아노로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동영상이 나온다. 1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의 표
6월 13일, 국민일보에 ‘페이스북 인기 ‘여성 폭행 만화’를 바라보는 시각차’란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당시 페이스북에서 한창 퍼지던 ‘상남자만화’의 데이트폭력 및 아무렇지 않게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성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6일 뒤 같은 기자가 새로운 글을 올렸다. 제목은 ‘[극혐뉴스] 여성혐오 상남자만화가 “기자 패고 싶다”, 기자 “찾아오세요”’였다. 말 그대로 만화가가 자신의 만화에 대해 비판한 기자를 패고 싶다고 말했고 기자가 그에 대응한 것이다. 이후 만화가의 페이스북에선 ‘상남자만화’가 더 이상 올라오지
젊은 날의 여행은 언제 생각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것이 몇 개월 간의 일상을 뒤로 하고 ‘혼자서 떠나는 세계여행’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눈 앞에 놓인 과제와 학업을 잠시 미뤄두고, 과감히 홀로 세계 여행을 다녀온 대학생이 있다. 네이버 베스트도전만화와 다음 웹툰리그에서 ‘세계여행이야기-World Travel Diary(이하 ‘세계여행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가 bom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작가 bom은 현재 졸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이다. ‘세계여행이야기’는 그녀가 휴학을 하고 혼자서 6개월간 세계여행을 했던 이야기를 담아
두세 명이 옆으로 나란히 서면 꽉 찰 좁은 골목. 엉킨 골목들 사이로 대조적인 집들이 눈에 띈다. 한쪽은 갈색 벽돌로 단단하게 쌓아올린 건물이고, 다른 쪽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 폐허로 변한 집이다. 몇몇 건물은 회색빛 시멘트를 입고 새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탄생의 그림자와 폐허의 음지가 묘하게 공존한다. 주민참여형 마을 재생사업이 한창인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 4길에 자리 잡은 장수마을의 모습이다. 재개발을 포기하고 새로운 대안을 시도하다마을에 ‘장수(長壽)’라는 이름이 붙은 건 7년 전인 2008년이다. 마을 사람들은 어르신도
“창경궁?, 창경궁?”외국인 관광객 한센 씨는 겨울비 사이로 뛰어다니며 문이 열리는 버스마다 기사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창경궁에 가려고 버스 정류장에 왔지만 노선도를 읽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버스정류장 이름이 인근 지하철역 이름과 동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정류장이 한글로 쓰여 있어서 어느 버스를 타고 창경궁에 가야할지 알 수 없었다.미국인 관광객 나탈리 씨도 버스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창덕궁에 가기 위해 숙소에서 버스 번호를 알아보고 탑승했지만 버스 안에서 한참을 헤맨 후에야 목적지에 내릴 수 있었다. 버스 안에
‘나는 귀머거리다’. 제목 치고는 아무래도 도발적이다. ‘나는 000다’라는 신조어 열풍이 최근 불었다지만 이건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그것이 인터넷 만화의 제목이고, 그 작가가 청각장애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청각장애인의 일상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담아낸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이 만화는 아마추어 작품 가운데 인기작만 선정되는 네이버 베스트 도전 코너에 벌써 51회째 연재중이다. 막연히 ‘장애인을 도웁시다!’라고 외치는 캠페인 만화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장애를 다뤘지만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다. 오히려 유
1월 24일 오후 2시, 서울 책과 문화 클럽은 중구 명동에 위치한 서울글로벌문화체험센터에서 ‘고은과의 만남’ 행사를 열었다. 이 클럽은 스코틀랜드 출신인 배리 웰시(Barry Welsh․36) 숙명여대 국제언어교육원 객원교수가 2011년부터 운영해 온 다국적 독서클럽이다. 매달 1회 한국 작가를 초청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날 행사에도 한국을 포함해 미국, 호주, 헝가리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200여명의 다국적 회원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시 낭송, 인터뷰, 그리고 책 사인회 등을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