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속의 검사는 권력 지향적이다. 야망에 눈이 멀어 부정부패를 일삼는다. 영화 에서 주인공 박태수는 이렇게 말한다.“검사, 그랬다. 그래, 저게 진짜 힘이다. 사람을 감옥에 넣고 심지어는 무기징역, 아니 사형까지 시킬 수 있는 사람. 난 그때 결심했다. 검사가 돼야겠다고.”무소불위의 권력. 검찰에 붙는 단골 수식어다. 불신과 개혁의 대상이기도 하다. 정의의 수호자와 무소불위의 권력. 검사는 어느 쪽일까.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25호 법정에서 사기 사건의 공판이 열렸다. 2월 9일 오후였다. 검사석에 법복을 입은 검사가
Principles of Advertising, Understanding Psychology, Advanced English…. 대학생 유송아 씨(20)가 들었던 영어강의다. 학기마다 한 과목 이상을 수강했다.국내 대부분 대학이 일정 학점 이상의 영어강의를 졸업요건으로 제시한다. 이화여대는 2020학년도 교과과정 기준으로 9~15 학점을 요구한다. 고려대의 많은 학과는 졸업 전까지 5개 이상 이수토록 한다. 경영학과는 10개 과목이다.국제화 시대에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 하지만 실제로 효과가 높은지
N번방 성착취의 강력처벌 촉구시위를 이끌었던 ‘eNd(eNding)’는 작년 3월 31일부터 가해자 20여 명의 재판을 지켜봤다. ‘eNd’ 재판팀은 서울 제주 춘천 등 전국 11개 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을 방청하고 후기 70여 개를 작성해 인스타그램에서 공유했다.피고인 조주빈, 그리고 ‘도널드푸틴’으로 알려진 피고인 강종무의 1심 결심 공판이 1월 20일 열렸다. 방청석에 10명 정도 보였다. 대부분은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렸다.법정에서는 기자만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 방청객의 사진 촬영이나 녹취, 노트북 사용은 원칙적으로
서울중앙지법 서관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좁은 복도를 따라 법정이 이어진다. 앞에는 피고인과 변호사가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다.509호 문을 열고 들어가 맨 뒤 자리에 앉자 경위가 다가와 “어떻게 오셨냐”고 물었다. “방청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공판 전에 경위가 복도의 피고인을 호명했다. “OOO씨 계신가요?” 그러자 남성이 들어왔다. 오덕식 판사가 입장하자 모두가 일어났다. 주란희 검사가 오전 10시 10분에 들어와 앉으면서 재판이 시작됐다.방청객은 대부분 피고인의 지인이었다. 업무상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과
살면서 법원에 갈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나오지만 실제로 법원을 찾는 일은 드물다.베일에 싸인 듯이 보이지만 법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집에서 가까운 법원에 가서 재판을 볼 수 있다. 헌법 제27조는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실제로 법원에 가면 다양한 이유로 재판을 보는 방청객이 있다.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은 1월 18일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취재하면서 방청객을 관찰했다.내가 정말 법원에 가도 될까
“홍대의 80%가 문을 닫았다고 생각하면 돼요.” 김재민 씨(29)는 토론토 학생들의 핫플레이스인 오스구드역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작년 여름부터 토론토의 카페에서 6개월간 파트타이머로 일했다.역 근처는 요즘 조용하다. 하얀 눈길에 발자국 하나 없다. 코로나 19로 많은 가게가 폐업하면서다. 한국처럼 온타리오 주정부가 자영업자에게 정부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소용없었다.주정부는 토론토 근로자 및 사업자에게 월 2000~2만 캐다다달러를 지원했다. 시급이 14캐나다달러, 평균 월세가 5000캐나다달러임을 감안하면 충분치 않다.캐나
미국 뉴욕에 사는 제프 씨는 2월 25일 코로나 19 백신을 맞았다. 줌으로 인터뷰했을 때는 백신을 맞은 지 3일이 지난 뒤였다. 그는 “지금은 안 아프다. 하지만 (접종) 당일에는 아팠다”고 말했다.뉴욕은 65세 이상 노인과 의료진, 건강 이상자를 우선 접종한다. 건강 이상자는 당뇨병, 천식, 암 등 질환을 앓는 사람을 말한다. 임산부도 포함된다. 제프 씨는 당뇨병 환자라서 백신을 먼저 맞았다.그는 “백신 예약 정보를 올리는 웹사이트가 있다. 뉴욕에 사는 사람은 거의 모두 안다. (정보가 올라오면) 트위터에 포스팅된다. 나도 포스
“돌봄을 해야 하고 원격 수업을 옆에서 같이 플레이해야 하는 게 힘들죠.” 발달장애 아들이 있는 박재숙 씨(47)는 원격수업의 어려움을 이렇게 말했다. 박 씨 아들은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에 다니는데 2020년 4월 이후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을 같이 듣는 중이다.코로나 19 이전에 박 씨의 아들은 학교 수업과 방과 후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대면수업이 있는 날만 학교에 가고 1주일에 세 번은 복지관에서 한 시간 정도 수업을 듣는다.긴급 돌봄 서비스를 받기 힘든 중고교생 발달장애 학생은 부모가 자녀 교육과 돌봄을 책임진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08호. 횡령 사건 재판이 2월 2일 열렸다. 증인은 피고인에게 5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가 2019년 6월 12일 돌려달라며 강압적으로 행동했다. 변호인은 처음에 피고인과의 관계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묻다가 점점 구체적 내용으로 들어갔다.마지막으로 변호인은 “피고인이 핸드폰과 차 키를 빼앗은 적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증인은 테이블이 너무 좁고 커피가 다 나오자 지저분해서 치웠다고 대답했다.변호인은 어이가 없다는 듯 “핸드폰이나 차 키는 주머니에 넣으면 되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증인은 강제로 빼앗지 않
영하의 날씨에 도로는 한산했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붐볐다. 1월 21일 취재팀은 법정 복도에서 변호사와 피고인을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 사회복무요원이 “정장을 입은 분은 주로 변호사님이세요”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복도 풍경이 다르게 보였다.2월 15일 서관 317호 앞. 변호사는 깔끔한 남색 정장을 입고 황금색 배지를 찼다. 그는 검사가 주장하는 죄가 피고인의 책임 범위 밖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준비한 대로 변호했다. “증거 순번 80, 83 투자금을 제외한 모든 부분은 인정합니다.”변호인은 피고인 측 증인을 신청하고 신문이
JTBC 드라마 에서 한세상 판사가 이렇게 말한다. “판사가 되려면 인내심을 키워야 해.” 자신의 판단에 따라 희비가 결정되는 법정에서 판사는 실제로 많이 참았다.1월 2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525호. 재판은 오후 4시 30분이 지나서 끝났다. 신명식 판사는 공판을 진행하는 동안 마음속에 ‘참을 인(忍)’자를 계속 쓰는 듯 했다.게임 영업장이 경찰 단속에 걸린 사건. A 씨는 게임 사업장 소유, B 씨는 돈을 불법으로 환전한 행위, C 씨는 사업장의 돈 횡령에 대한 혐의를 받았다.증인 뒷좌석에 B 씨가
JTBC가 2018년 방영한 는 법원과 판사를 다뤘다. 드라마에서 임바른 판사는 원칙주의자로 나온다.를 시작하면서 취재팀은 그런 판사를 떠올렸다. 자주색 띠의 법복을 입고 냉철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 판사를 처음 마주할 때는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움츠러들었다.2월 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서관 501호 법정에서 ‘술집 외상 사건’을 방청했다. 피고인은 직업이 있고 5만 원이 있는 카드를 갖고 있었지만 술집에서 4만 원만 냈다. 계획적으로 저지른 일이 아니라고 호소했지만 판사는 피해자를 불러 다음 공판
서울중앙지법 서관 508호에서 특수 상해죄로 기소된 피고인 2명의 재판이 열렸다. 1월 29일이었다.이들은 교육감에게 신고하지 않고 교습소를 차려 중·고등 및 재수생 6명을 가르쳤다. 체벌이라는 이유로 피해자를 발로 차거나 나무 지휘봉으로 때린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의 머리에서 피가 나기도 했다.또 피고인은 “칼로 배를 쑤시고 싶다”고 위협하고 피해자의 전자기기를 망가뜨렸다. 여러 번 감금해서 다용도실에서 꼼짝 못 하게 만들기도 했다. 허정인 판사는 이 부분에 주목했다.“하나만 물어봅시다. 다용도실에 감금할 때, 피해자는 10시간,
서울중앙지법 서관에 1월 20일 갔을 때,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첫 공판이 열렸다. 사건명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523호 법정에서 열렸다. 취재팀은 중계석 방청권을 받았다.왼쪽에 파란색 의자가 보였다. 검사석이었다. 중앙은 증인석, 오른쪽은 피고인과 변호인을 위한 자리였다. 정면에 법원 마크가 반짝였다. 오른쪽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방청했다.양철한 판사가 오전 11시 입장하자 법정 경위가 외쳤다. “모두 일어나세요.” 판사는 부드럽고 상냥한 목소리로 공판 기일임을 밝히고 변호인과 피고인의 출석을
법정에 긴장감이 흐른다. 방청객 30여 명은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변호인이 “이의 있습니다”라며 벌떡 일어선다. 검사는 날카롭게 노려보다가 끼어든다. 그리고 방청석을 향해 사건을 설명하며 언성을 높인다.판사는 피고인을 향해 “피고, 예, 아니오로 대답해. 이 자술서 썼다, 예. 안 썼다, 아니오!”라고 소리친다. 피고인이 “쓰기는 했는데요…”라고 하자 판사가 말을 끊는다. 영화 의 장면이다.판사는 매우 독단적이며 절대적인 권력자처럼 나온다.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법정에서 쫓겨나는 등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김영애 씨(가명‧57)는 경기 남양주시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했다. 거동이 불편한 고엽제 후유증 환자의 집을 매일 방문해 식사와 청소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8년 10월, 이용자는 “뽀뽀를 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집 안에는 둘 뿐이었다.“어르신, 이미 저는 돈을 받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은(스킨십은) 제가 하는 게 아니에요.” 김 씨는 거절했다. 이용자는 김 씨를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재가복지센터에 통보했다. 1년 계약이었지만 김 씨는 해고됐다. 이용자의 말만 듣고 김 씨의 근무 태도를 문제 삼았다
윤세영저널리즘스쿨 14기인 김윤정 백승연 양수민 이준엽 씨가 뉴스통신진흥회의 제3회 탐사·심층·르포취재물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수상작 은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이후의 3년을 다뤘다. 심사위원회는 “기존 보도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사건 그 후의 이면들을 좇았다. 주민이나 단체 간의 이견과 충돌·불협화음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보여줌으로써 지진 피해 이후 트라우마와 갈등의 속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진흥회의 동의를 받아 수상작을 게재한다. 스토리오브서울 양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