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의 80%가 문을 닫았다고 생각하면 돼요.” 김재민 씨(29)는 토론토 학생들의 핫플레이스인 오스구드역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작년 여름부터 토론토의 카페에서 6개월간 파트타이머로 일했다.

역 근처는 요즘 조용하다. 하얀 눈길에 발자국 하나 없다. 코로나 19로 많은 가게가 폐업하면서다. 한국처럼 온타리오 주정부가 자영업자에게 정부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소용없었다.

주정부는 토론토 근로자 및 사업자에게 월 2000~2만 캐다다달러를 지원했다. 시급이 14캐나다달러, 평균 월세가 5000캐나다달러임을 감안하면 충분치 않다.

캐나다의 확진자는 일일 평균 2000~4000명이다. 많은 외국인이 본국으로 돌아갔다. 남은 사람은 대부분 일자리를 잃었다. 김 씨는 사장에게 부탁해서 1주일에 이틀은 일할 수 있었다.

▲ 토론토 도심의 썰렁한 모습(사진제공=김재민 씨)

그는 2020년 1월부터 캐나다에 살았다. 코로나 19 이후에 달라진 점으로 마스크 사용, 화폐 사용 감소, 비대면 프로세싱을 꼽았다.

작년 3월부터 마스크를 썼는데 모두 이상하게 쳐다봤다. 마스크는 아픈 사람이 쓴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을 타면 제가 앉은 자리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했어요.”

실내 마스크 착용은 7월이 되어서야 의무화됐다. 지금은 90% 이상이 마스크를 쓴다. 하지만 프리 마스크(Free Mask) 시위도 여전하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마스크 쓰지 않을 권리’를 주장한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손님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손에서 손으로 건네는 방식을 피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현금을 받은 뒤에는 장갑을 버리고 손을 씻도록 했다.

김 씨는 카드나 휴대폰을 이용해 결제한 손님이 98%였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일정 금액의 팁을 현금으로 주는데, 코로나 19 이후에는 카드 단말기를 통해 팁도 같이 계산한다.

전에는 서류를 대면 또는 우편으로 처리했다. 정부 기관이나 은행의 간단한 업무는 하루에서 이틀이 걸리니까 휴가를 내고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비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 효율성이 늘었다고 칭찬하는 시민이 생겼다.

조영도 씨(34)는 토론토의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한다. 지난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바이러스가 병원에 빠르게 퍼지면서 집단감염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귀국을 고민했다. 비영주권자가 캐나다로 다시 입국하려면 자가격리 비용을 내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포기했다.

▲ 조영도 씨가 일하는 병원(사진제공=조영도 씨)

캐나다는 국민보험 카드나 합법적인 비자가 있으면 거의 모든 의료비를 지원한다. 확진자가 모두 병원에서 치료받는건 아니다. 호흡기 중증환자가 아니면 자가격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하고 집에 갈 수 있다.

그는 완치하고 병원에서 계속 일하지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병원에 있는 치매 환자나 고령 환자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기가 어려워서다. 마스크를 쓰는 데도 불만이 많아 병원 직원 사이에서도 코로나 19 환자를 돌보는 직원을 서로 피했다.

토론토에서 대학을 다니는 황인규 씨(27)는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는다. 교재나 서적도 온라인에 접속해서 이용한다. 1년 동안 이런 상황이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그는 코로나 19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대응이 아쉽다고 했다. 미국은 검사 수를 매일 밝히지만 캐나다는 확실히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지면서 비난이 거세졌다.

토론토 보건당국의 초기 대응도 실망스러웠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발표했다.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마스크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지하철에서는 역무원이 위생 집게로 마스크를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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