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사는 제프 씨는 2월 25일 코로나 19 백신을 맞았다. 줌으로 인터뷰했을 때는 백신을 맞은 지 3일이 지난 뒤였다. 그는 “지금은 안 아프다. 하지만 (접종) 당일에는 아팠다”고 말했다.

뉴욕은 65세 이상 노인과 의료진, 건강 이상자를 우선 접종한다. 건강 이상자는 당뇨병, 천식, 암 등 질환을 앓는 사람을 말한다. 임산부도 포함된다. 제프 씨는 당뇨병 환자라서 백신을 먼저 맞았다.

그는 “백신 예약 정보를 올리는 웹사이트가 있다. 뉴욕에 사는 사람은 거의 모두 안다. (정보가 올라오면) 트위터에 포스팅된다. 나도 포스팅을 보고 예약했다”고 말했다.

사이트(TurboVax) 운영자는 트위터 계정(@turbocax)에 정보를 업로드한다. 예약 경쟁은 치열하다. 제프 씨는 트위터 계정과 웹사이트를 수시로 체크했다. 그는 “BTS 콘서트를 예약하는 것 같다”고 했다. 오전 4시만 남아서 바로 예약했다.

▲ 터보백스 웹사이트

제프 씨는 2월 25일 오전 3시 반, 접종 장소인 야구장(Citi Field)에 도착했다. 예약보다 30분 일찍 도착했지만 줄을 서야 했다. 그는 “200~300명 정도 있었다”고 했다. 40대에서 60대로 보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임산부 1명과 노인 2명은 줄의 맨 앞으로 가서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제프 씨는 오전 8시에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몸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므로 대기석에서 15분 정도 기다렸다.

그는 구토나 실신 같은 증상이 있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아무 문제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뉴욕에서는 의료 종사자와 접촉하면 버스나 지하철 탑승을 자제해야 한다.

집에 오자 증상이 시작됐다. 그는 “두통이 있었고 백신을 맞은 왼팔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렸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를 해야 했는데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멍하고 피곤했다고 한다.
 
다음날이 되자 몸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피곤했다. 평소에 하루 5~6시간 잠을 자는데 백신을 맞고 나서는 수면 시간이 거의 2배가 됐다. 2월 26일에는 12시간을 잤다. “3일째가 되자 통증이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얼얼하다.” 백신을 맞은 팔뚝에 밴드가 보였다.

▲ 백신을 맞는 제프 씨의 모습

그의 부모도 백신을 맞았다. 아버지 리카르도 씨는 2월 23일 오후 1시 반, 어머니 유추안 씨는 오후 2시 예약이었다. 모두 3시간이나 기다렸다.

아버지는 모더나 백신, 어머니는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집에 오고 나서 어머니는 두통이 있었고 팔뚝이 쓰라린다고 했다. 또 이틀 동안 피곤함을 느꼈다. 아버지는 아무 증상이 없었다.

코로나 19 백신은 1차와 2차를 3주 사이에 맞아야 한다. 제프 씨는 3월 18일 오전 1시 반에 2차 백신을 맞는다.

그는 “변종 코로나 때문에 3차까지 맞을 수 있는데 아직은 테스트 단계”라고 했다. 그는 백신을 맞는 날을 포함해 휴가를 이틀을 냈다. 증상이 더 심할 수 있어 일을 쉬기로 했다.

한국은 2월 26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2월 28일 밤 12시 기준으로 2만 1177명이 1차 백신을 맞았다. 2~3월에는 의료진, 요양 시설 입소자와 근무자 등을 우선 접종한다.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김지형 씨는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다. 출근했더니 접종 동의서가 있었다. 자세한 내용이나 부작용은 보이지 않고 접종이 3월 중 있다고만 했다. 그는 “백신이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없어 서명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모두 하는 분위기라서 김 씨도 서명했다. 불안한 마음이 들어 동료 간호사에게 백신 종류를 물었더니 아스트라제네카라고 했다. 김 씨는 “무섭다. 맞고 부작용 생기면 어떡해요?”라고 동료에게 물었다. 자세히 아는 동료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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