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와 같은 사회구조적 변화에 따라 서울시는 2012년 9월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하고 여러 공유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13년부터는 주거 공간의 여유가 있는 어르신과 주거 공간이 필요한 대학생이 함께 거주하도록 돕는‘한지붕 세대공감 어르신-대학생 룸 셰어링 사업(이하 한지붕 세대공감)을 실시중이다. 한지붕 세대공감은 서울시에 있는 주택(여유 방 1개 이상)을 소유한 60세 이상 어르신, 서울시 소재 대학(원)의 학생 및 휴학생이 참여할 수 있다. 희망자는 홈페이지(http://www.p
젊은 층이 종교를 외면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종교가 있는 인구는 2155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43.9%로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층의 탈종교화가 심하다. 10대 중에서 종교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2005년 50.5%에서 지난해 38%로 줄었고, 20대는 47.9%에서 35.1%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종교계는 엄숙주의를 탈피하고 이색적인 전도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주말에 교회나 절을 찾는 청년들의 발길은 뜸했다. 일요일 오후 1시 신촌 명물거리. 많은
수건 3개를 돌돌 말아 배 위에 얹었다. 복대로 단단히 고정을 시킨 뒤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가장 펑퍼짐한 원피스를 골라 입었다. ‘임산부 배지’를 단 가방까지 매고 거울 앞에 서니 영락없는 7개월 차 임산부의 모습이었다. 주말 오후 경의중앙선. 등산객들로 지하철은 이미 만원이었다. 임산부 배려석에도 등산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앉아 있었다. 기자가 그 앞에 섰지만 옆에 앉은 지인과 이야기하기 바쁜 그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등허리에 손을 짚고 “아유, 아유”하며 한숨을 쉬자
“반장 아주머니가 가끔 비질을 하는 것 외에 구청에서 관리를 하는 것은 본 적 없습니다.”서울 동작구 상도 4동에서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임채생 씨(66)는 근처의 쉼터인 ‘상도 마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임 씨가 가리킨 곳에는 빈 술병이 들어있는 쓰레기봉투와 오래된 빗물이 고인 항아리가 있었다. 구석에 비치된 소화전 안에는 거미줄과 먼지가 가득했다. 그는 이 쉼터를 동네 주민들이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술병을 비롯한 쓰레기가 자주 목격될 뿐,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쉼터라는 본래의 취지는
‘세컨드는 여성 캐릭터를 탐구합니다.’최근 영화계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연기 도중 상대 배우를 성추행한 남배우A 사건 등 가시화되지 않았던 영화계 여성인권과 관련된 일이 공론화됐고, 페미니스트 영화인이 모인 ‘찍는 페미’와 같은 단체가 생겼다. 수많은 여성 영화인들이 영화계의 실태에 대해 폭로하며 연대하고 있는 한편, 영화 서사 속에서 편협한 시선을 통해 그려지는 여성들을 주목한 비평지가 있다. 2016년 5월, 창간호 ‘납작한 여자’를 출간한 필름매거진 다. 는 영화 속에서 여성이
구름 없는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황금연휴의 끝자락이었던 5월 6일 반포 한강공원에서는 가족이나 연인과 봄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긴 했지만 대부분 텐트와 돗자리를 펴놓고 누워 따스한 햇살을 즐겼다. 치킨이나 피자를 시켜먹거나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반면 한강에서 바라본 63빌딩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여 화창한 날씨와는 대조적이었다. 맞은편에 위치한 남산의 경치도 탁한 모습이었다. 같은 날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P카페. 남산 바로 밑에 위치한 이곳은 이태원과 남
4년 전, 화창한 봄의 끝 무렵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처음 미국을 방문했다. 그러던 중 대통령과 동행한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급하게 귀국했고 곧 면직됐다. 방미 수행 중 주미한국대사관의 여성인턴을 성추행해서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했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며칠 뒤, 경향신문에 파격적인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이 제목만 보면 윤창중의 결백을 주장하려는 듯 보인다. 그런데 읽다보니 뭔가 이상하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우리나라에서 입이 더럽기로 소문난
서울의 지하철은 1974년 1호선이 개통되고 지속적으로 환경이 개선되며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 평균 배차 간격은 3분, 칼 같은 정시도착, 인명사고 방지를 위한 스크린도어, 다음 열차 위치를 안내하는 전광판, 깨끗한 손잡이 등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다. 9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 파리, 런던 지하철과 비교하면 43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시설만큼은 가히 세계 최고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에도 하루 800만 명이 오고가는 지하철 출입문 앞에서는 승객들 간의 크고 작은 충돌이 적지
직장인 박민선 씨의 하루는 ‘오늘 점심시간엔 무슨 거짓말을 하지’하는 고민으로 시작한다. 팀장을 포함한 총 7명의 직원은 모두 함께 점심을 먹는다. 박 씨는 일주일에 두어 번은 약속이 있다고 하거나, 속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대고 식사에서 빠진다. 처음엔 왜 밥을 먹지 않냐며 호들갑을 떠는 상사들에게 그럴 듯한 거짓말을 하느라 바빴지만, 이젠 제법 능숙해졌다. 박 씨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처음엔 진짜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는 상사들이 좋았다. 그러나 점점 힘에 부쳤다. 엄밀히 말해 휴식시간인데도 업무의 연장선상처럼 느껴졌
“안녕하세요.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진화생물학, 사회생물학, 생태학을 전공으로 하는 과학자 최재천(64)입니다.”이화여자대학교 종합과학관 319호에 위치한 행동생태학 연구실. 학생들이 연구하고 있는 방과 행동생태학 교수들의 사무실 옆으로 최재천 교수의 사무실이 있다. 방의 삼면이 책으로 빼곡한 이곳은 사무실이라기보다 책방에 더 가까워 보인다. 학생들이 책을 빌리고 붙여놓은 메모지들이 누구라도 와서 책을 읽을 수 있게 열어놓은 문을 통해 제일 먼저 반겨준다. 비록 최 교수 자신은 한쪽 벽만을 간신히 차
6개월 전, 명동 상권에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났다. 바로 ‘깔세’ 매장이 입점한 것이다. 명동 노른자 땅에 있던 월세 8천만 원의 화장품 가게는 인형 뽑기 매장으로 변신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에 번듯한 간판도, 화려한 인테리어도 없이 영업하는 매장이 들어선 것이다. 명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이승훈 씨는 “명동에는 원래 깔세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명동에 점포를 내려면 보통 3개월, 빠르면 6개월 전에 미리 계약을 해야 할 만큼 임차 수요가 높다. 그런데 최근에 명동 한복판에 있는 점포 두 군데가 깔세로 나왔고, 나오자마자 바
하루를 지켜보다 지난 1월 24일 오후 2시, 영하 10도의 추위에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부근에서 '맞 집회'가 열렸다. '맘상모(맘 편히 장사하고 싶은 상인 모임)'회원들과 삼청 새마을금고 회원 10여 명이 좁은 이차로를 끼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오후 2시 10분, 상인 김유하(임차인/공방‘씨앗’ 대표)씨가 “삼청 새마을금고는 임차상인과 상생하라!”를 외쳤다. 이에 새마을금고 측 발언자는 “우리는 법대로 할 것이며 법치주의를 믿는다!”를 외쳤다. 집회가 시작된 것은 벌써 일 년 째. 현재
재난에 더욱 위험한 장애인의 현실휠체어를 사용하는 대학생 A 군은 학내 도서관에서 화재 경보를 들었던 기억이 아찔하게 남아있다. A군은 “화장실에서 화재 경보를 들었을 땐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 줄 알았다”며 “다행히 당시 2층에 있어 지상과 연결된 출입구로 나갈 수 있었지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7, 8층에 있었다면 어떻게 대피할지 난감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A군은 큰 사고 없이 대피했지만 장애인의 재난 관리를 이처럼 우연이나 행운에 의존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장애인이 재난에 취약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다면
“탈북민은 군 장교 후보생 선발에 지원할 엄두조차 못 냈어요. 성적과 체력 등 선발기준이 높아 심사를 통과하기 힘들 거란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죠. 탈북민이 장교 후보생으로 뽑힌 건 모든 것을 극복한 역사적인 사례입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탈북민 오모 씨(27)는 한껏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말했다. 탈북민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화여대 학군단(ROTC)이 탈북민 출신 장교 후보생을 사상 처음으로 선발했기 때문이다. 탈북민 주원석 씨(24)는 “아직까지도 사람들은 탈북민을 떠올릴 때 독재, 핵
경기도 안산 고잔고등학교 김모 양(17)에게는 교과서만큼이나 소중한 것이 있다. 바로 화장품 파우치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지는 않지만 비비크림과 블러셔, 틴트, 아이브로우 등 전문가 수준의 화장품이 파우치를 꽉 채웠다. 백화점 브랜드부터 로드샵 브랜드까지, 다양한 화장품이 김 양의 책가방 속에서 항시 대기 중이다.청소년에게 화장은 더 이상 학교 밖에서 저지르는 일탈이 아니라 흔한 일상이다. 청소년들도 길거리에서 비싸지 않은 화장품을 쉽게 살 수 있다.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화장법을 알려주는 뷰티 유튜버를 통해 집에서도 쉽게 화
뚝섬 한강 공원에 들어서면 공원 내 금지행위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다. 불법주차 금지, 야영 금지 등 익숙한 문구들 사이에 생소한 문구가 하나 있다. 바로 ‘전동휠과 동력기구 운행금지’다. 하지만 뚝섬 한강 공원 입구 길 건너편, 사용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는 전동휠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 대여소가 있다. 타라는 것인가 말라는 것인가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판매나 대여는 합법, 공원 안에서의 사용은 불법인 셈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이용자 해마다 늘어퍼스널 모빌리티는 충전, 동력 기술
63살 때부터 87세까지, 박옥임 할머니(87)는 20년 넘게 폐지를 주웠다. 신림동 난곡에 살 때는 몸이 건강했다. 남편도 함께 일했다. 폐지 가격도 지금보다 높았다. 10년 전 석 달 동안 병원에 있어야 할 정도로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후, 딸의 보살핌이 필요해 자양동으로 이사 왔다. 가만히 있어도 허리가 쑤시고 몸이 아프다. 그런데도 폐지를 줍는다. 딸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다. 폐지 값은 해가 갈수록 떨어져서 몸이 건강했을 때보다 일을 더 해야 한다. (통계청 기준 2008년 1월 기준 폐
지하철 화장실 미화원 김 씨는 종종 불쾌한 경험을 한다. 하루는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 청소를 막 끝낼 무렵 갑자기 욕설이 들려왔다. “XX, 여자가 왜 남자 화장실에 들어와?” 신변의 위협을 느낀 김 씨는 걸레를 내팽개치고 서둘러 여자 화장실로 피해 숨었다고 한다. 무서웠지만 김 씨는 남성 이용객이 나간 후에 다시 남자 화장실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걸레를 빨 수 있는 곳이 남자 화장실에 있었기 때문이다.미화원 강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청소 안내 선간판을 세워두고 남자 화장실을 청소하던 도중 들어온 남자 이용객이 강 씨를 향
이한슬 씨(24)는 남도학숙 재수생이다. 성신여대에 입학한 2012년에 남도학숙에 처음 지원했으나 탈락했다. 수능 점수가 낮다는 이유였다. 이씨는 “최저등급만 맞추면 대학 입학이 확정됐기에 수능에 다소 소홀했었다”고 말했다. 한슬씨는 대학생이 된 후부터는 학점을 잘 받기 위해 노력했다. 이씨의 1학년 평점은 4.27이다. 한슬씨는 남도학숙에 다시 지원했고 예비 10번을 받아 결국 들어갈 수 있었다. 남도학숙은 전라남도와 광주시가 서울로 유학 온 지방 학생들을 위해 만든 기숙사다.이밝은 씨(26) 역시 남도학숙에 들어가기 위해 학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