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예비후보(국민의힘)의 공보 담당자는 SNS 전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후보자님이 현재 서초구청장 업무를 하셔서 선거 운동에도 제약이 좀 있어요. 그래서 SNS를 이용해서 많이 하려고 하고….”조 후보는 서울 서초구청장이다. 네이버 인물 정보 ‘조은희’에 연결된 공식 홈페이지 링크를 누르면 서초구청 홈페이지가 열린다. 왼쪽 상단, ‘신나는변화푸른 서초·열린구청장 조은희’가 눈에 띈다.그는 아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하지 않았다. 후보로 등록하면 구청장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오세훈 예비후보(국민의 힘)는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중이다. 플랫폼 숫자는 다른 후보에 비해서 많은 편이 아니다.그는 SNS에서 1월 16일에 출마 선언을 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2월 25일까지 게시물을 블로그에 138개, 페이스북에 215개, 인스타그램에 126개, 유튜브에 70개를 올렸다.팔로워는 페이스북 1만 571명, 인스타그램 6162명이고 유튜브(오세훈TV) 구독자는 7만 3900명이다.오 후보의 구호는 ‘4.8.1 다시 뛰는 서울’이다. 4월 8일은 서울이 다시 일(1)하기 시작하
나경원 예비후보(국민의힘)의 유튜브에 들어가면 ‘세수 후 Na의 1분 30초’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같은 제목의 영상만 24편이기 때문이다.퇴근하고 집에서 세수하고 어떤 일정을 소화했는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같은 이야기를 1분 30초가량의 영상으로 올린다. 3주 전부터다. 민낯과 잠옷 차림, 안경을 쓴 모습 등 친근한 이미지로 유권자에게 다가가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나 후보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포털사이트처럼 경력이 나온다. 인스타그램은 게시물보다 프로필을 위에 둔다. SNS 중에서도 프로필이 가
“5.18도 인정 안 하는 살인마 전두환의 후예 같은 놈아. 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으면 미래통합당으로는 여기 오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야!”미래통합당의 천하람 조직위원장(43·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 갑)은 유세 현장에서 들은 말을 담담하게 전했다. 21대 총선에서 그는 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다. 득표율은 3.01%.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무소속 노관규, 민중당 김선동 후보에 이어 4위였다.천 위원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시민을 많이 만났다고 했다. 명함을 건네면 곧바로 돌려주거나 바닥에 던진다고 했다. 어느 시민은 지역주의를
취재팀은 호남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려고 현지에 내려가 유권자를 만났다.이민재 씨(23)는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전북 전주에서 산다. 거물급 인사가 호남에서 미래통합당을 이끈다면 조금이나마 인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전북대 의대에 다니는 이제욱 씨(23)는 미래통합당이 전주에 당선을 목표로 후보를 낸다고 느끼지 못했다. 미래통합당 후보가 유세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이강훈 씨(23)는 전북 군산에 산다.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의 유세를 거의 본 적 없다. 선거운동을 적극적
김남균 씨(25)는 광주가 고향인데 지금은 서울에서 산다. 미래통합당을 지지하지만 적극적이지는 않다.보수적 가치인 자유주의, 시장경제, 강력한 안보관, 공정한 경쟁과 가장 가까우면서 실질적으로 정치적 역량을 보유한 정당을 지지한다.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해서 미래통합당에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는 대학에 다니고 군대에 다녀오면서 보수적인 이념을 가졌는데 미래통합당이 광주에 단 2명의 후보를 공천하는 모습에 실망했다.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본다.호남에 내보낸 후보 중 30대 청년정치인이 많았다. 김 씨는 청년정치
취재팀은 광주 취재를 준비하며 미래통합당 광주시당에 두 차례 연락했다. 첫 번째 전화인터뷰에서는 총선 참패에 대한 이석효 대변인의 의견을 들었다.두 번째 통화에서 광주시당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고 싶다고 했는데 거절당했다. “당신들이 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우리도 언론 대응을 많이 해봤다. 우리가 그런 것까지 해줘야 하냐”는 말을 들었다.1주일 뒤 취재팀은 광주 북구 갑에 출마했던 미래통합당의 범기철 광주지역위 의장을 만나기 위해 광주를 방문했다. 범 의장이 취재원을 소개해주는 과정에서 광주시당에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6월 2일 의원총회에서 정당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호남 공략론이 포함됐다. 3%에 불과했던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호남 득표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다.광주 취재를 마치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래통합당의 범기철 광주지역위 의장이 모는 차를 탔다. 김 비대위원장의 구상이 발표된 지 10일이 지난 날이었다.취재팀이 “이번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호남을 살린다던데요?”라고 물었다. 범 지역위 의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호남 민심은 일선에서 뛴 사람이 제일 잘 알죠. 그러려면 이번 선거가 어땠는지를 좀 들어야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65)을 5월에 세 번 만났다. 옷차림이 항상 같았다. 회색 재킷, 베이지색 바지, 검은 운동화, 외출용 바람막이. 까맣게 탄 피부에 깡마른 체형이었다.그는 지금까지 대구에서 8회 출마했다. 1995년 구청장 선거부터 2020년 제21대 총선. 첫 선거에서 남구청장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에는 계속 낙선했다. 1등은 미래통합당 계열이었다. 이 전 장관은 때로는 더불어민주당 계열로, 때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대구에서 1985년 이후로 총선에서 이긴 민주당 계열의 정치인은 제20대 김부겸 전 의원이 유일
대구 민주당원과의 인터뷰에서 홍의락 전 의원(65)이 자주 언급됐다. 대구를 위해 민주당이 일을 참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를 예로 들었다.홍 전 의원은 ‘물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을 대표발의 하는 등 한국물기술인증원을 대구에 유치하도록 도왔다. 산업이 위축된 대구에 중요한 현안이었다.민주당은 대구‧경북 발전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대구‧경북에 연고가 있는 민주당 의원 20명을 모으고 홍 전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이를 따라 자유한국당도 대구‧경북발전협의체를 만들었다.그는 이번 총선에서 대구
민주당 대구 중남구의 진호만 부위원장(67)에게 뺨을 맞은 강 모 검사가 말했다. “야, 너 기질이 맘에 든다.”영문을 모르고 유치장에 수감되자 진 부위원장이 화를 못 이기고 손찌검을 했다. 검사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진 부위원장은 자신보다 나이가 몇 살 많던 강 검사와 친해졌다.가족과 친구를 등지면서 민주당 계열의 정당 활동을 계속했다. 자신의 기질 덕이라 생각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겪은 일과 5‧18 상황을 알고도 모른 체 할 수 없었다. “젊은 혈기가, 피가 붉었던 거지.”정치에 발을 들인 지 40년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제19대 대선에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의 문 대통령은 41%,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 득표했다. 대구 표심은 정반대였다. 남구에서 홍 후보가 51%, 문 후보가 20%의 표를 얻었다.결과를 보고 이정현 씨(36)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안 되겠구나.” 그는 다음 해인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남구의원직에 도전하기로 약속한 상태였다.지인들이 말했다. “될 리가 없지. 된 적이 없는데. 우얄래(어쩔래)?” 이 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살면서 선거 한 번
시의원 후보인 차우미 민주당 역사문화특별위원장(54) 앞에 두 중년 여성이 섰다. 한 명이 삿대질을 하며 쏘아붙였다. “당신 공약이 뭐에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기간이었다.설명을 했더니 다른 사람이 말했다. “내가 선거를 많이 해서 감이 있다. 홍준표 선거도 열심히 해봤고, 조원진 선거도 열심히 했는데 소용없더라. 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차 위원장이 대답했다.“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죠? 근데 우리 젊은 시절에는 사립학교 취직하려면 뒷돈 한보따리 싸들고 ‘결혼하면 직장 그만 둡니다’ 퇴직 각서 써야 했잖아요. 지금 결혼 퇴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제21대 총선에서 180석을 얻었다. 대구에서는 1석도 얻지 못했다. 대권 주자로 언급되던 김부겸 전 의원과 3선에 도전하던 홍의락 전 의원도 낙선했다.성과가 일부 있었다. 대구 12개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 12명 전부가 득표율 15%를 넘겨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받았다. 제20대 총선에서는 7개 지역구에서 후보를 냈고 이 중 2명은 득표율 15%를 넘기지 못했다.민주당 대구시당원은 이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까. 누구는 완패라고, 누구는 약진이라고 생각했다.대구 동구갑에서 낙선한 서재헌 지역위원장(41)
홍의락 전 의원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했다. 지역 언론이 민주당의 대구‧경북 발전특별위원회와 당시 자유한국당의 대구‧경북발전협의체를 똑같은 무게로 보도한 사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민주당 조직에는 대구경북 출신이 아닌데도 지역을 도우려는 정치인이 대부분이었지만 한국당 조직에는 대구경북이 지역구인 정치인이 모였기 때문이다. “지역구가 아닌 의원이 도우려 하면 격려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니까) 의원들이 ‘이럴 바에야 뭣 하려 하나’라고 한다.”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은 기자에게 신문을 보여줬다. ‘보
경북대 3학년 권혁인 씨(26)가 신입생일 때였다. 택시 백미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모습을 봤다. 박 전 대통령은 정장을, 육 여사는 한복을 입고 찍은 흑백사진이었다.“나한테 그 자리는 아빠가 아들 사진을 걸어놓는 곳인데, 박정희 대통령 부부의 사진을 걸어둔 게 신기했다.” 경남에서 태어난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구의 정서를 실감했다. 권 씨는 “지금도 택시 타면 박정희 전 대통령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박정희 대통령 이전의 대구는 보수의 중심지가 아니었다. 해방 이후 30만 명 이상의 동포가 대구에
“나는 대기업 없는 게 1등 불만이다.” 대구 달성군 달성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제갈상민 씨(44)의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대기업이 없어 대구 경제가 침체되고 청년이 대구를 떠난다고 생각한다.그는 대구가 보수의 중심이라고 하지만 미래통합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만큼의 표값은 못 한다고 비판했다. 통합당이 대구를 위한다면 대기업 하나 정도는 “땡겨 와야” 했다고 말했다.대구는 1970~80년대에 서울 부산과 함께 3대 도시로 꼽혔다. 섬유산업이 주축이었지만 대체업종을 찾지 못했다. 광역단체 중에서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통합당 관계자를 인터뷰하면 호남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대구의 통합당 지지율을 언급하면 호남의 민주당 지지보다는 덜 일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 득표율은 광주의 미래한국당 3%, 대구의 더불어시민당이 16%. 통합당의 최진태 수성구의원(60)은 호남이 안 바뀌는데 대구가 왜 변하느냐는 인식이 대구에 있다고 했다. “호남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은 건 통합당의 잘못이지만, 가봤자 어차피 안 될 것을 아니 아예 엄두도 내지 않는다.”대구시민 안영옥 씨는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이번에 호남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호남의
그는 1942년 태어나 초등학교 때 6.25 전쟁을 겪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4.19 혁명이 일어났다. 시위에 참여했던 친구 이한수의 죽음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껴 서울대 정치학과에 진학했다.이후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다섯 차례의 투옥, 열두 차례의 구류로 7년간 복역했다. 수감 생활 중에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은폐·축소를 폭로했다. 14~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5년 정계에서 은퇴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을 5월 29일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만났다. 지하철로 왔다고 했다. 그는 카
이 기사는 뉴스통신진흥회가 주관한 제2회 탐사·심층·르포취재물 공모사업의 장려상 수상작입니다. 국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과도하게 쓰면 국가 채무가 늘어나고, 꼭 써야 할 곳에 쓰지 못할 수 있다. 국민의 부담을 불필요하게 늘리는 요인이 된다.나라 살림의 규모를 정하고 정부의 예산 집행을 감독하는 국회는 어떨까? 30-50 클럽 국가와 비교하기로 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달러를 넘고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인 7개국이다.지난해 국회의원 1명을 위해 사용한 비용은 21억 3000만 원이다. 국회 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