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6월 2일 의원총회에서 정당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호남 공략론이 포함됐다. 3%에 불과했던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호남 득표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광주 취재를 마치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래통합당의 범기철 광주지역위 의장이 모는 차를 탔다. 김 비대위원장의 구상이 발표된 지 10일이 지난 날이었다.

취재팀이 “이번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호남을 살린다던데요?”라고 물었다. 범 지역위 의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호남 민심은 일선에서 뛴 사람이 제일 잘 알죠. 그러려면 이번 선거가 어땠는지를 좀 들어야 해요. 현장의 호남 민심을 알아야 다음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 범기철 의장이 취재팀과 차에서 대화하는 모습

전북 익산 갑에 출마했던 미래통합당의 김경안 호남제주권역 선대위원장은 정말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호남의 보수 중도층을 넓히고요. 통합당이 절대로 호남을 버리지 않고 상생하도록, 이런 인식을 심을 수 있도록. 앞으로 예산이나 사업이 있으면 설득해서 호남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낼 겁니다.”

그는 다음 선거 전략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제시했다. 직접 내려와서 후보자를 찾고 토론회를 열고 호남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식이다. 이와 함께 실용주의 정당을 표방하자고 했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실용주의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지키면서 같이 잘 살 수 있는. 이렇게 되면 충분히 국민의 마음이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통합당이 엘리트와 기득권 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정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목포에서 출마했던 황규원 (주)캐릭터콘텐츠문화진흥원 이사는 영남에서 청년회장과 청년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당시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주민과 소통하는 간담회가 있었는데 호남에서는 비슷한 모임을 찾을 수 없었다.

정치 교육 인프라는 황 이사가 통합당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반이다. 보수 가치를 잘 아는 강사를 초빙해 당원을 교육하는 방식이다. 그는 교육의 부재가 진보당으로의 관성적인 쏠림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이를 바로잡는 일이 통합당의 역할이라고 본다.
 
황 이사는 최고위원이나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호남 할당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호남의 목소리를 당내에 전하기 위해서다. 호남을 대표하는 사람이 따를 수 있는 역할모델이 절실하다고 그는 호소했다.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김남균 씨는 “민주당 몰표가 싫다면 통합당도 진지하게 호남경영에 나서길 바란다. 지역정치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과거 이정현 씨가 호남에서 네 번 출마해 마침내 순천에서 당선됐던 전례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의 천하람 조직위원장(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 갑)은 5·18 거리행진에 참여하려고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광주에 다녀왔다. 가기 전까지만 해도 많은 시민이 물병을 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박수와 지지를 받았다.

“무엇보다 (광주 시민이) 우리를 배척하지 않으십니다. 우리(통합당)가 무서워하는 거지 광주는 통합당을 배척하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광주의 반응은 천 위원장이 호남에 적극 다가가야겠다고 마음먹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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