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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그 후 (4) 더불어민주당과 영남 ④ 변화
이준엽 기자 | 승인 2020.08.03 11:54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제19대 대선에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의 문 대통령은 41%,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 득표했다. 대구 표심은 정반대였다. 남구에서 홍 후보가 51%, 문 후보가 20%의 표를 얻었다.

결과를 보고 이정현 씨(36)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안 되겠구나.” 그는 다음 해인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남구의원직에 도전하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지인들이 말했다. “될 리가 없지. 된 적이 없는데. 우얄래(어쩔래)?” 이 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살면서 선거 한 번 나가보면 재밌지 않겠나. 선거비 보전(득표율 15% 이상)은 받겠지 뭐.”

평창 동계올림픽이 2018년 2월에 끝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6월 선거를 앞두고 입당과 공천 신청이 2, 3월에 부쩍 늘었다.

결국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의 광역‧기초의원 55명이 당선됐다. 이 씨도 33%를 득표해 1위로 당선됐다. 민주당 출마자가 24명뿐이었던 2014년 지방선거와는 다른 결과였다.

민주당 대구시당에서는 이때를 전후로 정치신인이 많이 나왔다. 남구에서는 이 씨와 정연우 씨(42)가 당선됐다.

▲ 민주당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하는 모습(출처=뉴스민)

취재팀이 만난 대구시당 관계자들은 대구의 미래통합당 독점 해소를 위해 정치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관심사는 조금씩 다르다. 대구의 젊은 음악가인 정연우 의원은 지방분권, 청년문제,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홍의락 전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정치독점 타파라는) 흐름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재헌 동구갑 지역위원장은 “당선을 위해 전략적으로 스펙과 여론을 쌓아서 커리어를 일구겠다”고 이야기했다.

꿈을 가진 이들에게 대구 당선자 0명인 제21대 총선 결과는 뼈아프게 다가왔다. 정 의원은 이런 우스갯소리를 했다. “어이구야, 10년 내로 내 구청장 한번 해묵겠나. 20년 지나도 안 되겠네.”

이 의원과 정 의원은 단짝이다. 우연히 함께 했던 술자리에서 꼼짝 않고 8시간을 이야기했다. 서로 닮았음을 느꼈다.

둘은 그때부터 둘은 붙어 다녔다. 정치도 같이 시작했다. 원래 이 의원은 정 의원의 선거본부장을 맡으려 했다. 구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가 부족해서 정 의원이 김동열 당시 지역위원장에게 이 의원을 추천했다.

정 의원이 그 자리에서 전화로 물었다. “(출마 제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노?” 이 의원이 8초 만에 대답했다. “네 할게요.”

둘은 음악인이다. 정 의원은 락 밴드를 하기까지 긴 방황을 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26세에 중퇴했다. “서울에서는 영혼의 거리가 멀어 외롭더라. 대구는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가끔 짜증스러울 정도로 가깝지 않나.”

외로움을 떨치려고 대구로 돌아왔다. 건설노동자와 바텐더로 일하다가 32세에 음악을 시작했다. 라이브 바를 운영하면서 아마추어 음악인이던 이 의원을 만났다.

▲ 정연우 의원이 기타 연주 모습(출처=밴드 레미디 페이스북)

지역 음악인으로 살다 보니 관공서와 자주 부딪혔다. 중소 클럽은 제재를 자주 받았다. 이를 무대로 삼는 음악인에게 타격이 컸다.

정 의원은 행정가들이 지역 예술을 서울의 식민지처럼 여기는 게 싫었다. “서울에서 온 연예인에겐 1000만 원을 주면서, 지역 예술인한텐 30만~40만 원을 갖고 흥정을 하더라.”

이 의원도 비슷한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팟캐스트 ‘나꼼수(나는 꼼수다)’를 열심히 들었고 2016년 김부겸 의원의 캠프에서 서포터즈로 활동했다.

통합당이나 정의당이 아니라 왜 민주당에 가입했을까. 대구의 공고한 통합당 지지를 바꾸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정 의원은 “대구의 모든 문제가 이 ‘고임’과 연결된다고 본다. 고임을 깨는 데 있어서만큼은 민주당이 급진좌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의회 임시회가 코로나19 추경안 처리를 논의하던 중 소란이 일었다. 3월 25일이었다. 의원이 발언하는 중에 권영진 대구시장이 본회의장을 떠났다. 통합당 소속인 배지숙 의장이 회의를 급히 마무리했다.

민주당 강민구 의원이 항의하며 통합당 의원들에게 ‘시장 2중대’라는 표현을 쓰면서 다툼이 생겼다. 다음 날에는 민주당 이진련 의원이 질문하는 중에 권 시장이 실신해 입원했다.

정 의원은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민주당 안의 과잉이라고 지적했다. “행정부(시장)가 입법부(시의회)의 견제에 제대로 응하지 않은 점은 정당한 지적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은 극단적인 대립을 싫어한다.”

이정현 의원은 권 시장의 실신이 이번 총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시장님 힘들게 일하는 데 괴롭힌다는 정서가 만들어지니까 (민주당에 대한) 반대급부가 생긴다.”

두 의원은 대구 중도층이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고 질릴수록 ‘고임’을 깨뜨리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한다. 정 의원은 “대구 사람은 통합당을 적폐세력으로 보지 않는다. 지역에 뿌리내리고 큰일을 해 왔던 집단이다. 시민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말했다.

대신 건강하고 폭력적이지 않은 언어로 당 안팎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의원은 5월 13일 외부인을 초청해 대구 민주당의 패배 원인을 진단하는 유튜브 방송을 했다. 5월 21일에는 민주당 총선캠프에서 일한 지역 청년을 모아 쓴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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