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의락 전 의원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했다. 지역 언론이 민주당의 대구‧경북 발전특별위원회와 당시 자유한국당의 대구‧경북발전협의체를 똑같은 무게로 보도한 사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조직에는 대구경북 출신이 아닌데도 지역을 도우려는 정치인이 대부분이었지만 한국당 조직에는 대구경북이 지역구인 정치인이 모였기 때문이다. “지역구가 아닌 의원이 도우려 하면 격려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니까) 의원들이 ‘이럴 바에야 뭣 하려 하나’라고 한다.”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은 기자에게 신문을 보여줬다. ‘보수 대권판도 4·15쓰나미 덮치나.’ 총선 하루 전인 4월 14일 영남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기사 아래 광고면의 절반은 통합당 주호영 후보의 선거광고가 차지했다.

▲ 선거 전날의 영남일보 1면

같은 날 대구광역일보의 1면 머리기사는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헌 저지선조차 위태롭다’였다. 이 전 장관이 기자에게 물었다. “14일에 이런 식으로 (기사를) 내는 게 무슨 뜻이겠나.”

정연우 남구의원은 지역 신문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낌에도 불구하고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고 생각한다. 그는 당선 후, 처음으로 알게 된 연례행사를 언급했다. “매일신문에서 신년교례회라는 걸 하더라. 가자마자 황당했다. 대구 정치인 줄 세워서, 돈 내면 이름 적어준다더라.”

정 의원이 시당에 가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혔더니 “(불참하기보다는) 직접 가서 문제 제기를 하자”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대구 민주당에는 유튜브 방송을 하는 정치인이 많다. 남구의 정연우 이정현 의원은 6개월 전에 채널 ‘대담하소’를 시작했다. 강민구 대구시의원은 총선 직후부터 ‘밍구밍구TV'를 운영한다.

이 전 장관도 작년부터 유튜브 채널 ‘재용티비’를 운영한다. 그는 ‘재용티비 시즌 2’를 5월 28일 시작했다. 첫 주제는 5‧18 민주화운동을 당시 언론이 제대로 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었다. 그는 ‘기더기(기자+구더기)’ 같은 원색적인 표현을 썼다.

정 의원은 “전국(중앙당)은 역사상 압승을 거뒀지만 우리는 참패했다”고 말했다. 대구가 제자리걸음을 한다, 대구가 지역적으로 고립됐다고 걱정했다.

홍 전 의원은 보수가 똘똘 뭉치면 어떻게 되는지 이번 선거에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만의 혁신하지 않는 카르텔, 이너서클이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의 차우미 역사문화특별위원장은 권 시장의 지지율에 ‘우리가 남이가’라는 대구 시민 특유의 정서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른 지역에서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자 대구 시민이 ‘우리라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통합당에 결집했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의 김종숙 수성구의원(66)도 보수결집을 통합당의 승리 비결로 꼽았다. 독주하는 정권에 대한 견제심리, 위기감이 응집력을 극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30년 집권’ 발언, 유시민 전 장관의 ‘180석 확보’ 발언 등의 영향을 언급했다.

▲ 역대총선 민주당 득표율(김우철 사무처장 제공)

민주당 대구시당 김우철 사무처장은 선거결과를 약진이라고 평가했다. “언론이나 일부 당원은 의석수만 보고 민주당이 참패했다는데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그는 직접 작성한 인쇄물을 취재팀에 나눠줬다. 19~21대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한 후보별 득표율을 비교한 내용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구지역 득표율은 19대보다 평균 10% 포인트 높아졌다. 12개 전 지역구 중 9개 선거구에서 득표율이 올랐다.

김 사무처장은 달성군 등 보수적 선거구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오르고 다른 선거구와 편차가 줄어든 점에 주목했다. 지지율 상승은 인물론보다 정당에 대한 기대 덕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정현 남구의원은 “완패보다는 발전 중인데 상대적 패배로 보이는 거다. 원래 패배할 상태였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대구‧경북을 합쳐 후보를 10명도 못 내던 과거와 달리, 이번 총선에서 대구 12개 선거구 전부에 후보를 냈다.

대구 중‧남구에서 낙선한 이 전 장관은 총선에서 정치적 다양성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20대 총선에서 김부겸, 홍의락 후보가 당선되고 시의원과 구의원을 대거 배출했다. 이번에는 민주당 12명 후보 모두가 15% 이상 득표했으니 환경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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