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다문화교회 박천응 목사(59)는 원곡동의 변화를 오래 지켜봤다. 2006년 6월 원곡동에서 ‘국경없는마을’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안산시 다문화 정책이 다수자 중심이며 내·외국인이 서로 존중하는 공간은 아니라고 주장했다.“(안산시 다문화 정책은) 이주민이 한국 사회에 어떻게 잘 적응하는가를 다문화로 본다. 관리와 정책의 대상으로서의 다문화인 셈이다.”박 목사는 여성가족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가족’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1인 가정, 한부모 가정 등 여러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겠지만 실제 추진하는 내용을 보면 그게 아니라는 얘기.
친구는 대학로 극단에서 연극을 했다. 코로나 19로 공연이 미뤄지고 취소됐다. 생계가 걱정이라고 했다. 나는 기사로 써도 되냐고 물었다. 그는 망설이다가 말했다. “나는 기자 별로 안 좋아해.”휴대폰 너머로 들으면서 괜히 울컥했다. 분노인지 부끄러움인지 모를 감정이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기자는 사람을 이용하고 사실을 과장하는 존재라고 했다. 그는 웃으며 말했지만 나는 밤새 뒤척였다.무엇이 친구에게 고정관념을 만들었을까. 매일 인터넷에서 기사를 본다.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이 보인다. 이게 모두 다 사실일까. 의심했던 적이 한두 번이
제300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1차 보건복지위원회가 4월 23일 열렸다. 김화숙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질의 중에 이렇게 외쳤다. “말은 따스한 채움터에요. 그런데 안 따뜻해요. 서늘해, 서늘하다고.”‘따스한채움터’는 노숙인 무료급식을 위해 서울시가 서울 용산구에 마련한 시설이다. 노숙인복지법상 노숙인급식시설은 아니다. 노숙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와 봉사 단체를 연결한다.김 의원은 따스한채움터를 5번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또 노숙인 공공일자리 참여자가 타성에 젖어 생기는 업무 태만도 목격
물안경을 쓴 여성이 낫을 들고 바다로 들어간다. 물속은 에메랄드 빛깔. 울퉁불퉁한 바위 옆으로 미역이 보인다. 물고기는 카메라에 놀라 반대 방향으로 도망친다. 부력 기구인 테왁과 해산물이 가득한 망사리가 눈에 띈다.여성은 수면 위로 올라와 입을 벌리고 숨을 내쉰다. 바다로 매일 아침 출근하는 제주 이호바다의 2년 차 해녀, 이유정 씨. 취재하러 제주로 갔는데 날씨 탓에 물질이 어렵자 이 씨는 기자를 위해 전날 영상을 보여줬다.요즘 해녀의 모습이 궁금해서 인스타그램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바로 수락했다. 5월 16일, 종일 따라
서울지하철 6호선 동묘앞역에 내려서 골목으로 향했다. 바닥이 알록달록했다. 폐쇄회로(CC)TV와 비상벨, 태양광 조명등 등 범죄예방 장치가 보였다.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은 평범한 달동네처럼 보이지 않았다.창신 1동 주민공동이용시설인 토월에 들어갔다. 손경주 상임이사는 창신숭인 도시재생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그는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 상임이사다. 창신숭인은 창신 1~3동과 숭인1동을 포함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2014년 도시재생 선도사업이 시작된 곳이다. 원래는 재개발을 위해 뉴타운으로 지정됐다.손 이사는 태어나면서부터 살았
“그냥 한국 와서 살았으면 좋겠어….” 한광자 씨(77)는 최근 3개월 동안 마음 편히 잠든 날이 없다. 미국 뉴욕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딸이 걱정돼서다. 3월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백인 남성의 총기 난사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6명이 목숨을 잃었다.뉴스를 보자마자 한 씨는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음이 울리는 동안 침을 세 번 삼켰다. 딸이 전화를 받자 한 씨는 “미국은 무서우니 밖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한 씨는 TV 뉴스를 볼 때마다 한숨을 푹푹 쉬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미국에서
전남대 정문은 1980년 5월 18일, 학생 300여 명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휴교령이 내려진 첫날이었다. 공수부대는 양쪽으로 10명씩 서서 정면을 응시했다. 뒤에는 M113 장갑차가 보였다.“밀어내!” 학생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계엄군의 곤봉과 군홧발에 아수라장이 됐다. 학생들은 구호를 외치며 전남도청으로 향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서막이었다.미얀마 양곤거리에는 2021년 2월 7일, 구슬픈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캔자스 밴드가 1977년에 발매한 ‘Dust in the wind’를 개사한 노래다.많은 시민이 세 손가락을
피고인 조주빈, 강종무. 서울중앙지법 서관 2층 로비에서 두 이름을 우연히 봤다. 1월 20일, 오늘의 공판 안내 게시판에서였다.사건명은 유사강간 등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이 재판 방청기를 쓰려고 법원을 두 번째로 찾은 날이었다.취재팀은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을 작년 3월에 처음 알았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다. 운영자는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배포했다. 26만 명이 보려고 참여했다고 했다.주변 사람 중에서 텔레그램 가입자가 있으면 의심하라고 했다. ‘알고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은 2월 4일부터 5월 10일까지 옵티머스 재판을 방청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이 9번 열리는 동안 ‘펀드’라는 단어가 226회 나왔다. 사건 이름도 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이하 옵티머스 사건)이다.펀드(fund)는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국은행의 경제용어사전을 보자. 투자자는 자금을 모아 자산운용사에 전달한다. 운용사는 주식, 채권 등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서 투자자에게 돌려준다.펀드는 톱니바퀴처럼 굴러간다. 여러 회사가 펀드를 만들고 판매하고 관리한다. 이 일을
“서울시의 의지를 밝힐 수 있는 부동산 재개발 대책을 준비 중이며,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등을 포함한 재개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겠습니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한 달을 맞아 5월 17일, 부동산 대책 마련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후보 시절에 재개발과 재건축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이에 따라 서울시는 2025년까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주택 24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5월 26일 발표했다. 국민의힘 역시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신율 명지대 교수는 스토리오브서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재보궐 선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자 부동산 정책 실패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판단했다. 부동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진표 의원)를 신설한 이유다.특위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을 5월 27일 발표하자 논란이 벌어졌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투기가 과열되는 상황에서 보유세 대상자를 줄이면 곤란하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나오면서였다.결혼을 앞둔 남정민 씨(27)는 경기 고양시의 화정 지구에 신혼집을 구했다. 대출한도가 집값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그는 “집 주변의 아파트에서 살만한 곳은 3억 500
“먹깨비와 띵동 앱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은 한 달에 한두 건밖에 안 돼요. 거의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로만 주문 들어와요.”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노모 씨의 말이다. 그는 ‘제로배달 유니온’의 참여사인 ‘먹깨비’, ‘맛있는 소리, 띵동’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한다.제로배달 유니온은 서울시 주도로 민관이 협력해서 만든 공공 배달앱이다. ‘먹깨비’, ‘맛있는 소리, 띵동’, ‘놀러와요 시장(놀장)’, ‘위메프오’ 등 민간 배달앱 기업이 참여했다.코로나 19로 배달 주문이 폭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월 8
주최=휴먼아시아‧외교부‧고려대 국제인권센터‧아시아 기업과 인권센터주제=신기술과 인권일시=2021년 5월 27일(목)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장소=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 및 온라인 생중계세션 1 주제=코로나 19 대유행과 디지털 신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 어떻게 기회와 도전의 균형을 맞출 것인가?좌장=다니엘 코놀리(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발제=서창록(휴먼아시아 대표‧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 위원‧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윤채은(트위터코리아 공공정책 담당 상무) 최은필(카카오 정책팀 연구위원)토론=엄수원(아드리
주최=휴먼아시아‧외교부‧고려대 국제인권센터‧아시아 기업과 인권센터주제=신기술과 인권일시=2021년 5월 27일(목)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장소=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 및 온라인 생중계세션 2 주제=신기술과 인권 세이프가드를 위한 새로운 규범: 인권영향 고려의 필요성 고찰좌장=황필규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발제=수리야 데바(홍콩시립대 교수‧유엔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위원) 백범석(경희대 국제학과 교수‧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토론=존 보거츠(주한유럽연합대표부 부대사)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주윤정(서울대 사회
주최=휴먼아시아‧외교부‧고려대 국제인권센터‧아시아 기업과 인권센터주제=신기술과 인권일시=2021년 5월 27일(목)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장소=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 및 온라인 생중계세션 3 주제=신기술에 관한 인권영향평가 체계의 탐색: 어떻게 인권영향을 진단할 것인가?좌장=이상수 서강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발제=김민우(휴먼아시아 아시아 기업과 인권센터 센터장) 로나 맥그리거(영국 에섹스대 교수)토론=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테레사 머피(영국 벨파스트 퀸즈대 교수) 사브리나 로우(영국 에
주최=화정평화재단‧서울대 국제학연구소(IIA)주제=한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관계 어디로일시=2021년 5월 24일(월) 오후 1시 30분장소=서울대 국제대학원 회의실 및 줌(zoom)사회=박철희 서울대 교수(IIA 소장)발표=김성한(고려대 교수‧전 외교통상부 2차관) 신성호(서울대 교수)토론=위성락(전 주러시아 대사) 박원곤(이화여대 교수)화정평화재단과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 국제 전문가가 모였다. 5월 21일 오후(현지시간)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사회를 보면서 “실패
눈앞에서 시민이 죽는다. 누구는 분노를 느끼며 거리로 나가고 누구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집에 남는다. 그들은 슬픔과 무력감을 느끼며 하루를 보낸다. 거리로 나간 이들의 목소리는 뉴스에 나오지만 집에 남은 이들의 이야기는 듣기 힘들었다.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은 지인을 통해 미얀마 청년 8명을 소개받았다. SNS로 55일 동안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날은 인터뷰를 하는데 통화가 갑자기 끊겼다. 친척 집에 다녀오겠다던 취재원은 2주 동안 연락이 두절됐다. 그들은 매일 총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미얀마 만달레이 중심부에 사는 또우다(23)는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