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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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며 국민에 약속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과 적폐 청산을 외쳤던 촛불로 탄생한 정부. 일명 촛불시민혁명의 성공으로 당선된 대통령. 새로운 5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5년이 지난 2022년 5월 9일, 문 정부는 막을 내린다. 청년세대는 문 정부를 어떻게 평가할까.

▲ 패널단 설문조사 중 잘한 것을 물은 문항
▲ 패널단 설문조사 중 잘한 것을 물은 문항

앞서 <2030 문재인 정부 5년을 말하다> 기사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취재팀은 4월 6일부터 10일까지 시민의 소리 패널단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문 정부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① 코로나19 대응, ② 남북 관계·외교 문제, ③ 양극화 해소·복지 정책·일자리 창출, ④ 사회통합, ⑤ 경제·부동산, ⑥ 국가 균형 발전, ⑦ 권력기관 개혁·공정 사회, 그리고 응답자가 입력할 수 있는 ⑧ 기타 선택지로 나눠 답하게 했다.

설문에 응답한 패널은 총 43명이었다. 응답 내용을 바탕으로 7명에 추가 취재를 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치명·사망률… 코로나19 대응

문재인 대통령 취임 3년 차인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을 시작으로 현재(2022년 5월 6일 기준)까지 국내 확진자는 1,746만 5천여 명. 코로나19는 거듭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탄생과 빠른 전파력으로 국가 정책은 물론 국민의 일상에서 ‘뉴노멀(New Normal)’을 만들어냈다.

코로나 대응은 곧 국가 지도자의 능력이었다. 세계 각국의 확진 현황과 사망자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 백신을 확보하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방역 안전망을 갖추는 모습에서 각 정부의 리더십을 파악할 수 있었다. 

▲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한 점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변
▲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한 점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변

2030 패널들은 문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설문에 응한 패널 43명, 이들 중 32.6%인 14명이 코로나19 대응을 문 정부가 잘한 것으로 꼽았다. 

주된 판단 근거는 유럽의 선진국, OECD 가입국들과 비교했을 때 낮은 치명률이었다. 누적 치명률은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 수로 계산한다. 각국의 누적 치명률을 살펴보자. 존스 홉킨스의 공개 데이터를 근거로 계산했을 때 우리나라의 누적 치명률은 0.13%다. 미국은 1.22%, 인도는 1.21%, 프랑스는 0.51%, 영국은 0.79%의 누적 치명률을 보인다. (2022년 5월 6일 기준) 

고영훈 씨(29)는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아질 때까지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다 치명률이 낮아지고 규제를 완화하는 대응이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영업시간제한 및 사적 모임 금지 등이 실효성이 있었는지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망률이 선진국이라 여겨왔던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보다 낮다는 것은 비난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종한 씨(26)도 한국의 대처가 바람직했다고 본다. 그는 “미국처럼 코로나로 인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것도 아니고 유럽 국가들처럼 락다운(Lock Down)을 할 상황을 만들지 않은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6·25 전쟁 이후 북한이랑 이렇게 사이좋은 적 없던 것 같아”… 남북 관계·외교 문제

2019년 6월 30일, 사상 최초의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북한 김정은 당시 국무 위원회 위원장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섰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있은 지 1년 후, 그리고 한국전쟁 정전 선언 66년 만에 남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 위에서 만난 것이다.

응답자의 16.3%인 7명이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와 외교 문제에 있어 잘했다고 답했다. 

박서연 씨(21)는 위 장면을 보고 “6·25 전쟁 이후 북한과 이렇게까지 사이가 좋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정말 종전하는 줄 알았다”고 답했다. 3국 지도자들이 군사분계선이라는 역사적 장소에서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기억 속 남북, 외교관계 중 가장 평화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노호성 씨(33)도 이 시기에 문 정부가 주도적으로 화해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본다. 2017년, 북한의 핵실험 강행과 ICBM 발사로 얼어붙은 한반도 분위기에서 벗어나 남북 정상회담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서 1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북한과의 관계가 다시 경색됐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노태구 씨(29)는 문재인 정부가 소정의 목적을 성취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의제를 설정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생각한 문 정부의 목적은 외교백서 제1 목표에 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안착.

노 씨는 3국 정상들의 회담으로 인한 진전, 그리고 유엔(UN) 출신인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임명한 것을 긍정적으로 봤다. 비록 회담 당시의 분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다.

선택지에 없던 ‘없음’ 답변이 30%, 2위 차지해

문재인 정부가 잘한 것이 없다는 의견이 2위를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선택지에 ‘잘한 것이 없다’는 의미의 항목이 없었으나 13명의 응답자가 기타 란에 동일한 내용을 적었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패널들이 잘했다고 꼽은 코로나19 대응과 남북 관계·외교 문제를 이유로 이처럼 평가했다.

문 정부가 잘한 점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에게 설문조사 결과를 전하고 의견을 물었다. 

최승재 씨(29)는 “설문조사 결과에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최 씨는 우선 코로나 초기 대응은 메르스, 사스 등 전염병 때 발전시킨 프로토콜 때문이었는지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정치적인 결정이 섞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특히 지원금 등 경제와 관련한 결정에서 부수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졸속 입법이나 행정조치가 있었다고 했다.

김세진 씨(35)는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부작용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되는 인원, 그리고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 8위인 점이 이유였다. 이어 남북·외교관계에서는 문 정권이 ‘북한 말 잘 듣기’ 말고 잘한 게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미국 안보전략 우선순위에서 한국이 후 순위로 밀려나 있고,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하대 당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패널단의 생각은 다양했다. 다음 시리즈 기사인 <문재인 정부의 과(過)를 논하다>에서는 패널단이 생각하는 문 정부 정책의 아쉬운 점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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