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문재인 정부 5년을 말하다 : 프롤로그

“저는 5월 9일 18시, 업무를 마치는 퇴근 시간에 청와대에서 퇴근할 계획입니다.” 4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퇴임 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임기 마지막 날 일정이다. 이제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기까지 일주일이 남았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임기 말 그 어떤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같은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4월 2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5%로 나타났다. 이로써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18주 연속 40%대를 기록했다.

역대 대통령 임기 중 평균 지지율에서도 문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다. 문 대통령 임기 중 평균 지지율은 52.6% 수준으로, 2위인 김대중 전 대통령(42.9%)을 압도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임기 초반 1년간 70~80%대를 기록한 뒤 서서히 하락했지만, 이후에도50%를 오르내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임기 5년차에 들어서는 비교적 높은 35% 지지율로 최저점을 찍은 뒤 40%대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다.

▲ 역대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출처=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 역대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출처=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문 정부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냉혹하다. 매일경제·MBN 의뢰로 작년 12월 28~29일 한국갤럽이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문 정부의 성과를 하나도 꼽지 못했다. 문 정부의 성과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모른다(31.6%)’와 ‘특별히 잘한 게 없다(23.4%)’는 응답이 각각 1·2위를 차지한 거다. 3위는 ‘코로나19 대응(11.8%)’이 차지했다. 반대로 ‘부동산 정책(38.4%)’은 현 정부에서 가장 잘못한 일로 꼽혔다.

쿠키뉴스 의뢰로 작년 10월 2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문 정부가 가장 잘한 것을 묻는 질문에 ‘없다(37.4%)’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코로나 대응(22.5%)’이 2위를 차지했다. ‘한반도 평화와 국제관계(18.3%)’, ‘소득격차·사회적 양극화 해소·복지(4.2%)’가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가장 잘못한 일로는 ‘부동산 정책(49.0%)’이 뽑혔다.

문 정부가 잘한 것이 없다는 응답은 18~29세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과반인 52.5%가 해당 응답을 택했다. 30대의 44.7%도 문 정부가 잘한 것이 없다고 했다. 문 정부에 대한 평가는 2030 청년층에서 특히 싸늘했다. 

스토리오브서울(Story Of Seoul) 시민의 소리 취재팀은 2030 세대 시민들에게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진솔한 평가를 듣고자 했다. 이번 <2030 문재인 정부 5년을 말하다> 시리즈를 마련한 이유다. 문 대통령 퇴임 일주일을 남긴 이 시점에서 문 정부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2030 세대가 요구하는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제시할 예정이다.

<2030 문재인 정부 5년을 말하다> 기획은 4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시민의 소리 패널단의 의견을 바탕으로 문 정부 5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내린다. 2부와 3부에서는 1부에서 언급된 각각의 특정 분야에 대해 문 정부의 공과를 심층적으로 논의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2030세대가 제시하는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무엇인지를 정리한다.

2030 문재인 정부 5년을 말하다

  1부: 문재인 정부 5년, 어떻게 평가하나요? 

  2부: 문재인 정부의 공(功)을 논하다

  3부: 문재인 정부의 과(過)를 논하다

  4부: 여러분은 차기 정부에 무엇을 바라나요?

 

4월 6일 오후 11시, 취재팀은 시민의 소리 패널단 채팅방에 설문조사를 올렸다. 설문조사 는 총 5개 문항으로 구성했다. 첫 4개 문항에서는 문 정부가 가장 잘한 점과 가장 못한 점을 하나씩 고르게 한 뒤 각각의 이유를 물었다. 마지막 문항에서는 차기 정부가 가장 우선시해야 할 과제를 그 이유와 함께 적어달라고 했다. 설문조사 말미에는 추가 질문을 위해 실명 또는 패널단 채팅방 닉네임을 적도록 했다.

4월 초 기준 시민의 소리 패널단은 80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별은 여성 26명, 남성 46명, 성별 미기재 8명으로 남성이 약 58%로 다수다. 연령대는 90년생부터 02년생까지 모두 2030세대다. 특히 95년생~97년생이 전체 비율의 50%로, 20대 중후반이 가장 많다. 패널단 활동은 기본적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이루어진다. 프로필 사진과 닉네임을 통해 익명성을 보장하고 있다. 익명 채팅을 택한 이유는 패널들 간 부담 없이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기 위해서다.  

4월 10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 답한 패널은 총 43명이었다. 시민의 소리 패널단의 과반인 53.75%가 설문조사에 응했다. 응답자 중 20대 남성이 24명(55.8%)으로 가장 많았다. 30대 남성은 8명(18.6%), 20대 여성은 7명(16.3%), 신원미상은 4명(9.3%)이었다.

▲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한 점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변
▲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한 점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변

설문조사 결과 문 정부가 가장 잘한 점은 ‘코로나19 대응(32.6%)’이었다. 총 14명의 패널이 코로나19 대응을 가장 잘했다고 꼽았다. 이어 ‘없음(30.2%)’이 2위를 차지했다. ‘남북관계·외교문제(16.3%)’, ‘양극화 해소·복지 정책·일자리 창출(9.3%)’, ‘국방(7.0%)’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잘한 점으로 ‘코로나19 대응’을 꼽은 패널은 초기 확산세 통제와 타국에 비해 양호한 확진자 추이·사망률 등을 이유로 들었다. ‘남북관계·외교문제’에 답한 패널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문 정부의 적극성을 높게 샀다. 남북 간의 긴장이 완화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양극화 해소·복지 정책·일자리 창출’에서 문 정부가 잘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상훈 씨(29)는 문 정부 들어 일자리 증가를 체감했다고 했으며, 강규민 씨(27)는 경제와 복지 측면에서 유의미한 진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선우 씨(28)는 문 정부 들어 법정근로시간이 주 40시간으로 단축되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생겼다고 했다.

국방 분야를 꼽은 패널도 있었다. 박지윤 씨(32)와 김우림 씨(26)는 문 정부 들어 병사 월급이 대폭 오르는 등 군인 대우가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현규 씨(32)는 공약대로 국방비를 인상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국가 균형발전(2.3%)’과 ‘권력기관 개혁·공정 사회(2.3%)’가 각각 1건씩 나왔다. 나정환 씨(31)는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해 국가 균형발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강건준 씨(29)는 “이전 정권들에 대한 부정부패 처리 과정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 ‘문재인 정부가 가장 못한 점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변
▲ ‘문재인 정부가 가장 못한 점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변

반대로 가장 못한 점으로는 ‘경제·부동산(46.5%)’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총 20명의 패널이 경제·부동산 문제에서 가장 못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 부동산 가격 폭등 △ 경제지표 악화 △ 양적 완화 등이 꼽혔다.

2위는 ‘사회통합(25.6%)’이었다. 박성호 씨(29)는 “문 정부가 직업·계층으로 온 국민을 갈라쳤다”며 사회적 갈등이 극심해졌다고 말했다. 전다예 씨(24)는 “문 정부는 갈등과 편 가르기를 이용한 정치적 이득을 얻는 데 주력했다”고 비판했다.

‘모든 분야(9.3%)’에서 못했다는 의견은 3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 코로나19 대응(7.0%) △ 남북관계·외교문제(4.7%) △ 양극화 해소·복지 정책·일자리 창출(4.7%) △ 권력기관 개혁·공정 사회(2.3%)에 답한 패널도 있었다.

김한상 씨(29)는 코로나19 대응에서의 일관되지 못한 정책을 비판했다. 박기범 씨(27)는 북한을 향한 지나친 저자세가 오히려 협상력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노태구 씨(29)는 문 정부가 양극화 심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호성 씨(33)는 문 정부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비판하며 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의 소리 패널단의 의견은 기존 여론조사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취재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보다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취재팀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각의 패널들과 카카오톡 채팅과 전화통화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추가 취재를 통해 패널들에게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이어지는 2부와 3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잘한 일과 잘못한 일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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