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반대자'들의 메카다. 현실 세계의 주류 담론이 인터넷에서는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인터넷을 통해 뜻을 모은 '반대자'들은 새로운 주류를 형성하기도 한다. 처음으로 드러내놓고 조선일보에 딴지를 건 '딴지일보' 이후 각 언론사의 패러디 사이트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밖에도 특정 기업이나 단체에 반대하거나, 제도의 철폐를 주장하는 각종 안티 사이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항의팩스나 메일 보내기, 안티 배너 달기, 사이버 서명운동과 같은 사이버 시위 외에도 불매운동이나 항의 집회 등 지속적인 반대 운동을 벌인다. 특히 안티 조선일보 사이트인 '우리 모두 '는 지난 달 월간 조선과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한 '말'지와 '인물과 사상'에 네티즌들의 성금 400만원씩을 전달하기도 했다.

1. 우리모두(http://www.urimodu.com) - 안티 조선일보 사이트 
안티조선 운동은 특정 주도세력이나 지휘본부 없지만 올해 1월에 문을 연 '우리모두'홈페이지에는 석 달 만 에 13만 명이 넘게 다녀갈 정도로 네티즌들의 호응이 좋다. 사이트 중 '조선일보를 말한다'코너에 올려진 발췌문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자신과 다른 견해에 서 있는 사람들의 자유를 진지하게 존중해본 적이 없고', '독재정권과 가장 잘 어울릴 수 밖 에 없어서'  '지식인 사회의 집단적인 규탄을 받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안티커뮤니티' 코너를 비롯한 각종 게시판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3월 29일에는 `딴지일보' `오마이뉴스' `총선정보통신연대'등과 함께 총선시민연대의 낙천 낙선 운동을 지지하는 `엠티즌 공동행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2. 나라를 걱정하는 대학생들의 모임(http://www.korealover.com)
- 안티 총선시민연대 사이트
지난 2월 초에 법학을 전공한 대학생 30여 명은 총선시민연대 빌딩 앞에서 낙천낙선운동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읽고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돌렸다. 총선시민연대의 구성원들이 대표성과 낙천낙선운동의 합법성에 반론을 제기하는 '대사모'의 조희연씨는 "시민운동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 보안법은 아직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주로 나이가 많은 세대의 지지를 받기 때문에 인터넷 상에서는 비주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주류보수대학생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자신들은 정보만 제공할 뿐 선택은 유권자에게 맡길 것이고 외칠 만큼 외쳤기 때문에 총선 전까지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없다고 말한다.

3. 징반모( http://zingbanmo.gazio.com)-징병제를 반대하는 모임
군가산점 문제가 불어지기 전부터 시행되고 있던 이 사이트는 남자들의 잇속 차리기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이들은 우리나라 국민의 자유권을 쟁취하고 불공평한 의무분담 분화 기준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이성적인 기준으로 바꾸는 일에 앞장서는 일을 하고자 한다. 나아가 세계의 인권 단체나 NO 그리고 징병반대 네트워크(ACN)와 더불어, 범글로벌 적 ANTI-CONSCRIPTION 연대를 구축하여 모병제 도입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병제를 지지하는 N세대가 모인 징반모는 징병제를 남북 분단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담 그에 대한 젊은이들의 보상 처우는 무엇이란 말인가? 천부적 인권과 개인의 자유의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왜 강제로 국방의 의무라는 명목으로 이행하여야만 하는가?"

4.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http://antihoju.jinbo.net)
- 호적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우리나라의 호주제는 철저히 여성을 배제하고 있다. 남편→아들→손자→딸→처→어머니→며느리로 이어지는 호주승계 서열에서 보여지듯 사종지도(四從之道)를 한국여성들에게 법으로 강제하고 있는 꼴이다. 이 사이트에는 이렇듯 호주제를 개선하고 우리사회에 뿌리깊은 가부장적 사상을 파괴를 목표로 한다. 1997 제13회 한국여성 대회에 선포된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호주제에 따른 피해사례와 태아 성감별로 인한 낙태 반대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5. 국가보안법 반대 국민연대 (http://freedom.jinbo.net)
-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 국가보안법 반대.
이 사이트는 국가보안법 반대 특히 제7조(찬양 고무 및 이적) 폐지에 노력하는 이들이 모여만들었다. 이 곳에 가면 '국가보안법이 없는 세상으로! 활보'라는 잡지를 볼 수 있다. 그 중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씨에 글에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국가보안법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국가보안법이 바로 국민 자신을 옥죄는데 사용한 사실을 국민들은 모른다. 그러니 국가보안법의 폐혜를 잘 아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쉽게 알려내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이 사이트에서는 국가보안법 철폐 서명운동과 나라의 안보를 걱정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항의 메일 보내기를 하고 있다.

4. 안티 포스코 (http://antiposco.nodong.net)
-부당 해고를 당한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이 만든 사이트
1996년 12월 26일 포항제철(주)가 삼미특수강(주)를 부분 인수한다는 발표 이후 1997년부터 3년간 해직 노동자들이 복직과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투쟁 해왔다. 포항제철은 삼미 특수강을 인수한 뒤 신입사원을 채용, 삼미 특수강 노동자의 고용승계를 거부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삼미의 해고 노동자 182명에 대해 원직 복직판정을 내렸지만 포철 쪽이 대법원에 상고. 현재 그들은 갈 곳이 없다. 기다리다 못한 노동자들은 올해 3월 7일부터 3월 18일까지 '원직복직' 결사대 44명, '고용승계' 결사대 44명으로 나눠 고용승계를 위한 전국 순회 투쟁을 했다. 이들의 투쟁은 이 사이트를 통해 중계되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인터넷이라는 열린 공간에는 어떤 문제이든지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인터넷 보급화와 함께 안티(Anti) 사이트들은 늘어가고 있다. 이 들의 움직임은 제도권에 대항하여 또는 사회에서 주류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에 대항하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용기이다. 이들의 목소리가 사이버 공간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재은,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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