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1일에 있었던 미국 뉴욕과 워싱턴의 테러 참사는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항상 세계 제 1의 강국을 자랑하던 미국의 자존심이 한순간에 무너진 순간이기도 하며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온 사건이기도 하다.

"우리를 질투하는거죠, 뭐"

그 사건이 일어난 당일, 이곳에서는 수업도 하지 않았으며 이후 한 동안은 수업시간에 그 사건에 대한 감정들과 앞으로 미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하지만 토론에서 외국인인 내가 느낀 점은 정말 미국의 교육이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 식인가 하는 점이었다. 다른 나라 정세에 대해서는 너무나 무지한 것이 이들의 실정이다. 세계가 현재 어떤 구도로 돌아가고 있는지는 물론이고 어느 대륙에 어떤 나라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이번 테러에 대한 이들의 이해도 아주 단순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미국을 질투해서 테러를 일으켰다고 생각하고 있다. 토론 도중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Jealous(질투)'란 말이었으니 말이다. 이러한 경향은 신입생일수록 심하다.

가장 재미없는 뉴스는 Foreign news

신문과 방송에서도 이러한 태도를 찾아볼 수 있다. 해외 소식을 전해주는 신문은 손꼽을 정도이다. 물론 여러개의 주(State)로 구성된 미국의 특성상 미국내 신문들은 주 별로 따로 신문을 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각 지방의 신문사들이 많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USA Today 와 같이 미국 전역에서 발행되는 신문들 조차도 해외 소식을 거의 싣지 않는다. 가끔씩 캐나다, 유럽정도의 소식이 나오지만 그것도 가벼운 뉴스들이 대부분이다.

Media&Politics 란 수업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왜 우리(Americans)는 해외의 일들에 관심이 없을까"라는 교수님의 문제제기에 학생들은 "재미없으니까"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Mark 라는 한 학생은 그러한 세계정세를 몰라도 우리의 삶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토론에 활발히 참여하고 여러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는 미국 학생들의 보통 모습을 생각해 보면 해외 뉴스가 재미없을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토론조차도 재미가 없었던 것일까.

하지만 Jamey 라는 다른 학생은 그러한 오만한 태도가 점점 미국을 세계에서 멀어져 가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여전히 강대국임에는 틀림없지만 세계로 더욱 눈을 돌려 고립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이제는 해외로 관심을

내가 다니는 Baldwin Wallace College 의 부총장 Denis Reading은 미국의 교육내용이 바뀌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세계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데 미국만 아직도 좁은 울타리 제도 안에 있는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한달 전 CNN의 새로운 회장인 Walter Isaacson 은 뉴스의 범위를 해외로 넓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한 New York Times 의 기사에도 독자들의 해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쓰여 있다.(The New York Times 9월 24일'Networks Move to Revive Foreign News') 이들은 모두 이번 테러가 미국인들의 해외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The New York Times 같은 기사)

이번 테러이후 미국인들은 더욱 하나로 뭉치고 있다. 어디를 가나 "God bless America" 라는 글과 성조기를 볼 수 있다. 그러한 단결이 다른 인종과 다른 나라에 대한 배타적인 결과를 낳기보다 미국인들이 세계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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