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통계에 따르면 중복투자자를 제외한 순수 주식투자인구는 388만8,240명으로 전체 국민의 8.2%, 경제활동 인구의 17.6%였다. 우리 국민 100명 중 8명이 주식에 투자하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매일 바뀌는 증시현황에 민감하기 마련이다. '정보' 싸움이 치열한 주식투자자 사이에서 3년 전부터 새로 등장한 인터넷 경제신문이 주목받았다. 기존 인터넷 사이트들이 신문에서 다룬 2차 정보를 제공하는 데 비해 기자들이 뉴스를 생산, 실시간 제공하는 <머니 투데이>는 인터넷 경제지의 중심에 서있다. 머니 투데이를 이끈 지 석 달에 접어든 박영길 편집국장(63)을 만났다.

3년, before & after

박영길 편집국장은 2002년 11월부터 <머니 투데이> 편집국장으로 활동했다. 그가 머니 투데이를 만난 것은 2002년 초다. 당시 한국일보 편집 고문으로 있던 그에게 대주주 없이 일간지 출신의 기자들이 만든 머니 투데이가 '가치있는' 언론으로 비춰졌다. 그는 '해볼 만 하다'는 생각과 함께 <머니 투데이>를 마지막 직장으로 결정했다. 견습 월급만 받고 하겠다는 고집으로 일을 시작한지 3년 만에 그는 편집국장이 되었다.  

인터넷 경제신문 <머니 투데이>는 2000년 1월 창간되었다. 핫 이슈, 증시 루머추적 등의 뉴스와 주갇채권·코스닥 시황을 전달할 뿐 아니라 기자들이 현장에서 시황을 분석, 정리해 줌으로써 이용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투자 전략, 기업분석 정보 등도 서비스한다. 2001년 6월부터 오프라인 신문 <머니투데이>를 창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뉴스매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언론으로 3년은 쉽지 않았습니다. 인지도가 낮아 취재원, 투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었죠." 초기 <머니 투데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터넷 사이트에 불과했다. 타 일간지와 경제지와 달리 투자 정보 중심의 기사로 차근차근 입지를 구축했다. 경제와 정책이 연관된 어려운 기사에서 벗어나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함으로써 차별을 두었다. 3년의 노력 끝에 금융기관에서도 영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초기 일부 언론인과 한화증권 등의 출자를 골고루 받아 33억원으로 지배주주 없는 언론사로 시작했다. 30여명의 기자로 시작했던 <머니 투데이>는 현재 180여명의 인원이 이끌어 가는 꽤 탄탄한 언론사로 성장했다.

연일 적자만 기록했었던 <머니 투데이>의 경영 상태도 상승세다. 3년만에 처음으로 2002년 흑자를 냈다. 누적적자는 아직 존재하나 지난해 흑자는 <머니 투데이>에게 있어서 뜻깊은 성과다. 박영길 편집국장 이 성과가 외부에서 <머니 투데이>를 보는 시각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계기라고 말한다. "50여명이라는 인력을 보충하고도 흑자를 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기자들이 경영하는 언론사라 <머니 투데이>의 수익성을 회의적으로 보았던 시각에 반박할 근거가 생긴 셈이죠"

'전문'분야의 경제 전문지

온라인 매체라는 특성 탓에 <머니 투데이>는 24시간 돌아간다. 실시간 뉴스는 온라인으로  실시간 보도되며, 오후 3시가 되면 다음 날 나올 일간지의 기사 배정에 들어간다. 하루 3번의 회의와 기사 배정 등으로 박영길 편집국장의 하루는 쉴 새 없이 흘러간다. "컴퓨터 화면을 보다가, 회의 하다가 정신이 하나도 없죠."

온라인으로 시작해 오프라인을 결합한 경우는 <머니 투데이>가 최초다. 속보 중심의 기존 인터넷 금융신문의 기능을 보강, 국제금융뉴스를 대폭 늘린 게 오프라인 신문의 특징이다. 국내 주식시장 관련 기사도 기존 경제 신문과 차별화, 하루 150개 안팎의 종목뉴스를 표 를 통해 정리해 싣고 있다. "아직은 배달 중심제로 이루어져서 피드백이 약한 편입니다. 봄부터는 가판 판매를 늘려 독자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늘릴 생각입니다." 매체의 결합에서 비롯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머니 투데이>는 경제 분야 중 증권 분야에 초점을 맞춘 전문지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일간지 경제 섹션의 등장에도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종합 경제지는 지면은 많지만 분야별로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는 까닭에서다. 이미 투자 분야에 선점을 하고 있는 언론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중앙 일간지들이 경제 섹션을 만드는 것은 대자본의 후발 경쟁지의 도태작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 독점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전락에 불과하죠." 박영길 편집국장은 일간지 경제 섹션에 가차없는 비판을 한다. <머니 투데이>에 대한 그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언론은 요리하는 칼이 되어야 한다

박영길 편집국장은 40년간 기자생활을 통해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언론은 요리하는 칼이라는 것. 사회현상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는 언론이 아닌 사회현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할 수 있는 언론이 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머니 투데이>도 독자들과의 대화의 장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경제 분야 환경을 분석, 비판하는 것도 궁긍적으로는 올바른 투자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언론에 대한 철학 속에 기자로서의 그의 관록이 묻어 나온다.

3년이란 시간동안 <머니 투데이>는 경제 전문지로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섰다. 하지만 한정된 독자층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불균형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박영길 편집국장은 "제3의 독자층까지 <머니 투데이>를 보고 느낄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한다. '스스로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한다.' 그의 소신에서 20대가 가질 법한 개혁정신이 돋보인다. 노장의 연륜과 개혁정신이 결합해 <머니 투데이>의 변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고은영 기자 <perfectwhite@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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