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2021년 12월 청년내각을 만들었다. 청년위원과 당원, 지지자가 안철수 후보의 공약을 함께 만드는 조직이다. 공정교육부, 선진국방부, 안심주거부, 미래일자리부, 지속가능복지부로 구성됐다.

각 부처 장관은 대부분 국민의당의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청년내각은 회의를 통해 공약을 검증하고 안 후보와 토론하며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

선거대책위원회의 신나리 부대변인(31)에 따르면 안 후보가 임명한 청년내각 장관은 정치 활동을 하면서 정치인이 갖출 도덕적 의무를 교육받았다. 신 부대변인은 공정교육부 장관을 맡았다.

청년내각 총리는 김근태 청년최고위원(32)이다. 국민의당 선대위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의 굿피플빌딩 8층을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이 1월 4일 찾았을 때, 사무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민원실에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사건에 문제의식을 느껴 정치에 참여했다. 제21대 총선부터 국민의당과 함께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청년의 요구를 안 후보의 목소리에 녹여내려고 노력한다. 청년내각이 그런 창구다.

▲ 왼쪽부터 김근태(청년최고위원) 신나리(부대변인) 김건(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한정민(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주성현(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김 최고위원은 청년 세대가 예측 가능성을 회복하길 원한다고 말한다. 이념에 파묻힌 정책이나 단순 혜택이 아니라 청년이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할 환경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는 안 후보 공약과 맞닿는다. 로스쿨 폐지와 사법고시 부활, 공적연금 개혁과 같이 청년이 사회에 진출하고 삶을 꾸려나갈 때 겪는 시스템 문제에 집중한다.

청년내각은 청년만이 느끼는 안 후보 공약의 세부 개선점을 제안한다. 한정민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37)은 안심주거부 장관을 맡았다. 그는 후보의 부동산 정책이 공허하다고 느꼈다.

대선 후보들이 청년을 위한 주택 공급 정책을 제시했지만 공급되는 주택의 월세와 관리비는 구체적으로 얼마이고, 어떤 지역에 공급될지를 청년이 파악하고 거주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외국인 부동산 투기를 막을 방안과 부동산 공공비리를 방지하기 위한 부동산 형사법의 개정 건의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안 후보는 1월 21일 외국인 투기세를 도입해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비동의 간음죄 도입 공약은 진통을 겪었다. 한 부위원장은 증거재판주의와 무죄 추정의 원칙이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또 강간죄보다 무고죄의 형량이 훨씬 낮은 상황에서 명시적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고소 가능하다면 위험한 정책이라고 판단했다.

처음에는 안 후보가 완강하게 반대했다. 청년위원들은 자료를 제시하고 국민의당 수뇌부와 주변 인물을 설득했다. 결국 안 후보는 지속가능복지부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그리고 2월 8일 청년 서포터즈 발대식에서 비동의 간음죄 도입 공약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내각 회의(출처=블로그)

김건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24)은 2017년 1월부터 정치 활동을 했다. 2016년 창당된 과거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그는 예전보다 정책 자체에 청년이 관여하는 정도가 매우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청년이 제안한 정책을 후보와 당 지도부가 언급하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청년개각 회의 결과는 블로그에 게시한다. 대표 공약은 카드뉴스로 제작하고 게시글 하단에는 회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첨부해 안 후보의 계정과 연결했다.

영상은 주로 안 후보의 유튜브 계정에 올라간다. 안 후보의 공약과 회의 발언은 여기서 공개한다.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신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청년위원회 부위원장단은 주 1회 스터디를 한다. 주제를 정해 책을 하나씩 리뷰하거나 보고서를 써보고 토론한다. 주제는 국제 정세와 같은 거시적 문제를 주로 다룬다.

한 부위원장은 2019년 11월 입당하고 나서 스터디에 꾸준히 참여했다. 그는 리뷰한 책에서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를 소개했다.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하면 세계 각국에 미치는 영향을 예상하고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이야기했다고 한다.

신 부대변인은 청년내각 같은 청년 조직이 일회성 기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 이후에도 당의 정책에 관심을 두고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청년이 꾸준히 모이길 바라는 이유다.

이런 모습에 대해 동국대 우정무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청년이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국 정치가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 정치인이 중요 행위자로 인식돼야 한국 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

‘청년 서포터즈’는 청년내각 2기에 해당한다. 발대식은 2월 8일 열렸다. 청년내각은 후보 정책을 검증하고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내는데 중점을 뒀다. 서포터즈는 선거운동 기간에 유튜브 ‘쇼츠(shorts)’ 영상을 활용한 온라인 홍보 활동을 주로 한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