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주 일본 대한민국 대사관
주제=한일관계 진단과 동아시아 안보협력
일시=2022년 2월 10일(목) 오전 10시~오후 6시
장소=세종연구소 대회의실(온라인 생중계 병행)
사회=엔도 켄(훗카이도대 교수)
발표=박형준(건국대 교수) 사하시 료(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준교수)
토론=이창주(아주대 정치경제연구센터장) 미마키 세이코(다카사키경제대 준교수) 김민성(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 사다케 토모히코(방위연구소 주임연구원) 오승희(서울대 일본연구소 연구교수) 마슬로 세바스찬(센다이시라유리여자대 부교수)

 

세션 2에서는 ‘동아시아 안보협력의 가능성’을 논했다. 박형준 건국대 교수는 ‘북한의 대일 인식과 주요 쟁점을 통해 본 북일 관계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한일관계 못지않게 북일관계도 경색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대일 쟁점 5가지로 일본인 납치 문제, 독도 영유권 주장, 역사 왜곡 시도, 군국주의 야망,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꼽았다. 북한 외무성 발표,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사 기사를 분석한 결과다. 반면, 일본은 대북 쟁점을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과 미사일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 박형준 건국대 교수의 발표 장면(출처=유튜브)

일본인 납치는 북한과 일본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사안이다. 북한 요원들이 1970~1980년대, 일본 해안에서 일본인 13명(여성 7명, 남성 6명)을 납치한 사건. 북한은 납북자를 이용해 북한 간첩에게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가르쳤다. 이후 북한은 납북자 5명을 일본으로 돌려보냈으나, 나머지 8명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13명 납치를 인정했지만 일본 정부는 17명(여성 9명, 남성 8명)이 납치됐다고 본다. 작년 10월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반드시 모든 피해자의 귀국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북한과 일본이 관계를 개선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반제국주의 정체성을 훼손하면서 일본과 교류할 이유가 없고, 일본은 국내 여론을 위해 납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가 일본의 안보를 위협함은 물론이다. 북일 간 불편한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박 교수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민간 차원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다 보면 정부 차원의 관계 개선도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하시 료 도쿄대 교수는 ‘동북아시아의 안전 보장 과제와 한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미국 바이든 정권이 인권을 내세워 중국을 견제하지만 어디까지나 편향적인 이유라고 비판했다. 근간은 과학기술 경쟁이라는 얘기다. 최근 미국은 일본과 함께 반도체 제조 장치, 양자 암호, 인공지능 기술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하시 교수는 미국이 일방적인 자국 중심의 규칙을 다른 나라에 도입하려 하기에, 한국과 일본이 협조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한국과 일본이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창주 아주대 정치경제연구센터장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둘러싼 북한, 러시아, 중국의 삼각관계를 걱정했다. 이 교수는 사하시 교수에게 일본이 미국과 중국 중심의 공급망에서 어떤 전략을 취할지를 물었다.

사하시 교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같은 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P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한국 정부도 올 4월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김민성 고려대 연구교수(일민국제관계연구원)는 대중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북한이 일본 등 다른 국가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지 않을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북한이 중국을 대신해 일본을 선택할 확률은 낮다고 답했다. 북한은 반식민주의와 반제국주의를 국가의 정체성으로 삼기 때문이다.

양국 참여자들은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한일관계 개선에 희망을 걸었다. 사다케 토모히코 방위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아들이 차에 타면 방탄소년단 노래만 듣는다”며 일본 청년은 한국 문화를 가깝게 여긴다고 말했다.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오승희 연구교수도 어렸을 때 일본 만화 ‘귀멸의 칼날’을 재미있게 봤다며 한국 청년이 일본 문화를 자유롭게 접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사하시 교수는 “지금의 아이들은 우리와 완전히 다른 세대”라며 “아이들이 정부에 들어가고 유권자가 됐을 때를 생각해보면 한일관계를 낙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