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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그것이 알고 싶다 (10) 선고 ②
김수아 기자 | 승인 2021.10.26 16:24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재판장 허선아 부장판사)는 피고인 유현권(스킨앤스킨 고문)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징역 7년과 벌금 3억 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피고인 이동열(트러스트올 대표)에게는 징역 8년과 벌금 3억 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피고인 김재현(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과 함께 옵티머스 사건의 중심인물이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펀드 판매사를 속이고 상품을 팔았다. 옵티머스는 지난해 6월, 1조 5000억 원대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투자금을 펀드 돌려막기에 이용해 급한 불을 끈 정황이 드러났다.

옵티머스 공판은 32회 열렸다. 자금 운용에 관한 피고인 진술은 제각각이었다. 자금은 어디로 갔을까. 재판부는 피해액이 1조 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상품이 다단계 돌려막기로 운영이 됐다는 거죠. 진짜 투자가 아니라 펀드가 여러 개가 있으면 여기 손실을 이 펀드에서 메꿔주고 여기서 구멍 난 거는 여기서 또 내고, 그래서 계속 상품을 만든 거잖아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호철 간사)

“재벌의 횡령 배임 사건이 아닌 이상 흔하지 않은 수준, 100억 원이 넘는 굉장히 큰 금액이죠.” (법무법인 정률 박현철 변호사)

유 고문은 2017년 6월 5일 피고인 정영제(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와 옵티머스 1호 펀드를 만들었다. ‘베리타스 레포 연계 BIG&SAFE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1호’다.

정 대표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하 전파진흥원)에 펀드 투자를 권했다. 전파진흥원은 100억 원을 투자했다. 그중 60억 원이 이 대표 SPC(MGB파트너스)에 들어갔다. 피고인들은 50억 원을 성지건설에 송금해 개인 투자에 사용했다. 사기가 횡령으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유 고문이 옵티머스에 전달한 매출채권 양수도계약서를 증거로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2017년 6월 5일 60억 원 MGB파트너스 사모사채인수계약서와 채권양수도 계약서를 작성해 옵티머스 자산운용에 전달했다. 내용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성지건설의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을 양수하며 그 대금은 위 사모사채인수대금으로 갈음한다.’” (판결문)

▲ 투자제안서상 투자구조와 실제 투자구조 비교

신규 펀드를 만들어 투자금을 기존 펀드 상환자금으로 사용한다. 구멍 난 펀드 투자금을 메꾼 방법이다. 위기가 닥쳤다. 금융감독원과 NH투자증권이 2020년 6월 조사하자 옵티머스는 신규 펀드를 만들기 어려워졌다.

유 고문은 2020년 6월 김 대표와 스킨앤스킨 자본금을 가로챌 계획을 세웠다. 사문서를 위조하고 이사진을 속여 스킨앤스킨으로 150억을 받았다. 이를 현금으로 빼내 기존 펀드의 상환자금으로 사용했다.

검사는 5월 18일 공판에서 자금 횡령을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 물었다. 피고인 윤석호(전 옵티머스 이사)는 이렇게 답했다. “제안 자체는 유현권하고 제가 5월 21일자로 펀드 개설할 때 매출채권을 유현권한테 적극적으로 구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유현권하고 그랬습니다.”

같은 시기에 다른 횡령이 있었다. 이 대표와 김 대표는 2020년 6월 11일 사모사채를 발행할 펀드를 만들기로 계획했다. 옵티머스 SMART 전문투자형사모혼합자산투자신탁제3호.

이들은 이 대표의 SPC인 블루웨일과 충주호 유람선 주식을 담보로 펀드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다음 날, 두 회사 명의로 사모사채를 각각 150억 원씩 발행했다.

“김재현은 블루웨일 충주호 유람선 다 매각해서 펀드 상환자금으로 사용하자고 말한 적이 있죠?” (검사)
“시간을 주면 제가 진행하던 것들 매각해서 문제 해결하겠다고 저한테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

이 자금을 이 대표는 현금으로 인출했다. 김 대표가 지시하면 블루웨일에서 150억 원, 충주호 유람선에서 26억 5000만 원을 출금했다. 두 피고인은 이렇게 2020년 6월 19일까지 8회에 걸쳐 295억 원을 횡령했다.

피고인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넘겼다. 이 대표는 김 대표의 지시로 자신이 일을 처리했을 뿐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자금 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검사)
“본인이 사업을 가져왔고, 본인이 하는 사업인데, 자기가 지시 안 하면 누가 합니까?” (이 대표)

이 대표는 펀드로 만든 자금이 사채 대금 변제, 청주 복합터미널 중도금 납부에 사용됐다고 진술했다. 횡령 경위도 자세히 설명했다. 충주호 유람선 계좌의 자금을 우선 트러스트올 계좌로 이체했다. 그리고 아트리파라다이스와 시피엔에스로 50억 원이 빠져나갔다.

김 대표 주장은 달랐다. “(사모사채) 사용처 등은 이동열과 윤석호가 주도한 부분이 있다.” 김 대표는 블루웨일, 충주호 유람선을 펀드 자금의 통로로 사용하였을 뿐이라고 했다. 두 회사가 이 대표의 SPC라는 게 근거였다.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성신여대 김봉수 교수(법학과)는 피고인의 횡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건 남의 돈을 맡아서 운영하는 거잖아요. 고도의 도덕성과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김 교수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이런 사건이) 저는 많이 일어날 거라고 봅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서 얼마나 많은 사기꾼이 사모펀드 운용사를 차렸는지 알 수가 없어요. 또 지금은 위탁 판매사들이 책임을 안 지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옵티머스 사기가 가능했던 원인은 사업방식(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에 있다. 펀드 운용사, 판매사, 수탁사가 나뉜 구조를 말한다. 운용사가 만든 펀드에 문제가 있어도 판매사나 수탁사가 감시할 의무가 없다.

경실련 정호철 간사는 돌려막기 투자를 금지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정거래법에 상호출자와 순환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데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상호출자라고 한다면 모회사랑 자회사 간에 얘가 얘 거 주식 사주고 이런 식으로 투자를 하는 거예요.”

공정거래법 9조에 따르면 자산 규모 10조 원 이상의 대기업은 상호출자와 순환투자가 금지된다. 그 외 기업은 허용된다는 뜻이다. 옵티머스 펀드가 SPC를 통해 모자 펀드를 반복적으로 만들어 다단계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다.

취재팀은 2월 4일부터 공판을 32회 방청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징역 25년, 벌금 3조 4281억 원, 추징금 1조 1700억 원을 구형했다. 재판부 선고는 이보다 약했다. 사라진 자금 행방을 검찰이 전부 증명하지 못해서였다.

옵티머스 사건 이후 금융감독원에 전담 검사단이 2020년 7월 생겼다. 전문 사모 운용사 233곳을 2023년까지 모두 검사할 계획이다. 유사한 피해를 막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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