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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근의 논술강화(論述講話) (26) 사례분석 ⑥ AI와 기자
송상근 스토리오브서울 편집장·이화여대 특임교수 | 승인 2020.12.20 19:02

 

논제는 ‘AI 시대 기자의 역할’이다. 지원자는 ‘AI 기자는 심장이 없다’는 제목을 붙이고 글을 전개했다.

심장은 사물의 중심이나 사람의 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출제자가 제시한 논제, 지원자가 만든 제목을 종합하면 AI에 없는 인간미, 따스함, 공감 능력을 (인간) 기자가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 예상된다.

<단락 1>
① AI 시대는 이제 미래가 아닌 현재다. ② AI는 단순히 기술 분야 뿐 아니라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③ 코로나19가 도래한 이후 사회 곳곳에서는 AI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④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이 하지 못했던 일들, 심지어 인간이 하던 일들마저 수행하며 사회 속 인간의 자리를 뺏고 있다. ⑤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⑥ 인간만이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는 말은 옛말이다. ⑦ 이제 AI는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⑧ 지난 4월, 연합뉴스와 엔씨소프트는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하여 실제로 날씨예보 기사를 작성했다. ⑨ 인간이 오랜 시간 다뤄야 할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여 깔끔하게 정리된 기사를 보란듯이 작성했다. ⑩ 국내 뿐 아니라 해외는 AI 기자를 이미 채용하고 있으며 국내보다 비중도 훨씬 높다. ⑪ 이런 ‘AI 기자’에 ‘인간 기자’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속성과 정확성 등으로 승부하는 것은 사실상 무모하다. ⑫ 인간 기자는 AI 기자가 가지지 못한 강점을 기반으로 자리를 지켜야 한다.

<평가>
⇨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라도 과장은 곤란하다. ②처럼 AI가 경제 사회를 장악할 정도인지는 의문이다. 또 ③처럼 코로나 19로 늘어난 언택트 또는 비대면 시스템이 모두 AI를 기반으로 하는지도 마찬가지.
⇨ 성급한 일반화 역시 조심해야 한다. ⑥처럼 인간만이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며 ⑦처럼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AI가 작성하는 기사가 얼마나 되며 ⑨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기사가 얼마나 될까.
⇨ 해외는 AI 기자를 이미 채용하고 있다고 ⑩에 나온다. AI 기자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이므로 채용이 아니라 도입이라고 표현해야 정확하다.

<단락 2>
① 이러한 AI 시대에서 기자는 ‘윤리적’이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② 이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예시는 바로 언론에 빈번하게 보도된 ‘자살 보도’다. ③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윤리강령에는 ‘언론은 자살 장소 및 자살 방법 등을 묘사해서는 안된다.’라는 강령이 있다. ④ ‘인간 기자’가 책임을 가지고 윤리적으로 이 강령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 ⑤ 하지만 2017년, 인기 아이돌 가수였던 故종현(샤이니)의 자살 보도 당시, 강령을 지킨 기자들을 찾기 힘들었다. ⑥ 높은 기사 조회수를 위한 자극적인 제목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살 방법을 그대로 보도하기도 했다. ⑦ 그 이후 다른 아이돌들의 자살보도에서도 비윤리적인 보도를 일삼던 일부 기자들은 대중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평가>
⇨ 문장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단어는 형태와 길이가 비슷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①은 허술하다. ‘윤리적이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를 ‘윤리성과 책임성을 가져야 한다’로 고치기를 권한다.
⇨ 언론에 빈번하게 보도된 자살보도? 윤리강령에는 ~ 강령이 있다? ②와 ③ 같은 동어반복은 글의 수준이 높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일부 기자가 비윤리적인 보도를 일삼았다고 ⑦에 썼다. 기자직을 지망하면서 전체가 아닌 일부의 사례로 언론을 비판하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사례는 구체적이고 표현은 차분하게 하자.

<단락 3>
① 이러한 비윤리적인 보도에 대중들은 올바른 보도 윤리에 대해 알게 되면서 전체적으로 보도윤리가 언론에서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② 하지만 이런 보도 윤리를 어긴 기사를 AI가 쓴다면 안타까운 이 사건에 공감하지 못하며 반성할 수 없고, 이러한 일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③ 인간은 AI에게는 없는 ‘감정’을 가졌고, 이 ‘감정’을 지니고 사회적으로 도출되는 윤리를 도덕적 양심, 역지사지의 태도와 같이 타인을 공감하고 느끼는 과정을 거치며 이해한다. ④ 즉, AI가 가지지 못한 감정, 그리고 이로부터 비롯된 ‘윤리성’이야 말로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⑤ 더하여 ‘윤리성’은 ‘책임감’이 동반되지 않으면 결코 실현될 수 없다. ⑥ 윤리를 알지만 이를 실천하지 않는 기자는 진정한 언론인이 아니다.

<평가>
⇨ 첫 문장은 논리적이지 못하다. 비윤리적인 보도를 계기로 대중이 올바른 보도윤리를 알았을까? 또 대중이 올바른 보도윤리를 알면서 언론이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을까? 
⇨ 두 번째 문장은 흐름상 이상하다. AI가 보도윤리를 어긴다고 가정했다. <단락 1>에서 제시한 AI 기자의 장점은 신속성과 정확성이다. 실제로는 날씨 스포츠 재난 등 제한적으로 활용되므로 보도윤리를 논할 수준이 아니다.
⇨ 감정 윤리성 책임감에 작은따옴표를 썼다. 다음 단락에서는 경쟁 관심 팩트체킹 기계 사람냄새에 붙였다. 따옴표는 강조와 비유 또는 인용을 위해서, 즉 아껴 써야 눈길을 끈다.

<단락 4>
① 요즘 쏟아지는 뉴스들 사이에서 기자들은 대중들의 관심을 더 받기 위해 보도윤리를 어기는 경우가 많다. ② 실제와 다른 자극적인 제목, 보도에 포함하면 안되는 요소들을 넣는 등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진정으로 ‘공감’하며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보도를 하고 있다. ③ 보도 윤리를 지키지 않는다면 기사들은 ‘관심’을 위한 기사를 작성하게 될 것이고, ‘팩트체킹’은 뒷전이 될 것이다. ④ 어떤 언론도 신뢰성을 가지지 못하게 되며 저널리즘은 소멸할 것이다. ⑤ 기계인 AI와 다를 바 없는 인간 기자는 더 능력 있는 AI 기자를 원하는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⑥ ‘기계’ 같은 기자가 ‘사람냄새’나는 기자가 되어야 AI 사회에서 기자는 살아남는다.

<평가>
⇨ 처음의 두 문장은 <단락 2>와 <단락 3>과 비슷하다. 언론의 이런 문제를 유명 언론인이나 학자가 무엇이라고 표현했다는 식으로 써야 동어반복의 인상을 주지 않는다.
⇨ 경쟁보도, 관심을 위한 기사라는 단어를 ②와 ③에서 부정적으로 사용했다. 경쟁과 관심 자체가 원래 나쁘지는 않다. 정확성을 외면한 속보경쟁, 말초적 관심을 유도하는 기사가 문제 아닌가?
⇨ 기계인 AI와 다를 바 없는? 기계 같은 기자? 첫 단락에서는 AI의 장점을 언급했는데 마지막 단락에서는 AI 또는 기계를 부정적으로 표현해서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을 준다.

▣ 조언
사례와 표현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AI가 기사를 신속하게 작성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인간 기자가 첫 기사를 언제 출고하는데 AI는 이보다 얼마나 빨리 작성하는지를 설명해야 이해하기 쉽다. 과속했다? 시속 50㎞인 도로에서 시속 70㎞로 달렸다? 많은 참가자가 다쳤다? 참가자 1000명 중에서 200명이 죽고 300명이 다쳤다? 어느 쪽이 더 구체적인지 비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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