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현 군(18·경기 고양)은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다. 한국의 개인주의적인 교육, 경쟁 교육을 문제로 보고, 입시 비리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정보는 SNS로 얻는다.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

조 군처럼 뉴스를 SNS로 접하는 등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한 세대를 ‘본 디지털(Born Digital) 세대’라고 한다. 이들의 정치참여는 한국 정치 지형에 새로운 균열을 낼 수 있을까.

중앙대 유홍식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본 디지털 세대가 성향상으로 어느 한쪽에 쏠리는 현상이 없다.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도 상당히 존재하므로 젊은 사람이 곧 진보적 성향을 의미한다는 낡은 도식이 맞지 않을 것이다.”

이 세대의 저력은 온라인에서 조직적으로 표출된다. 지지하는 사안에 대한 SNS 해시태그 운동이나 청원 링크를 공유하는 식이다. 쉽고 빠르게 온라인에서 정치에 참여한다.

하지만 교육은 미비한 실정이다. SNS를 통해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에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더욱 절실하다. 믿고 싶은 내용이 있더라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분석 및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의 김아미 정책연구팀장은 선거를 경험하는 청소년이 어떤 메시지를 SNS를 통해 내보내는지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

“학생이 정보를 수집해서 자신만의 정보로 만들고 공유하는 과정이 SNS상에서 활발하다. 선거 경험을 공유할 때 효율적인 메시지 전달 방식과 그 과정에서 윤리적으로 책임감을 갖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역할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이 SNS에서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의견을 밝힐 때,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할 사항을 교육한다고 했다.

▲ SBS <스브스뉴스>의 유튜브 계정. 영상과 음성을 결합한 뉴스가 많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김 팀장은 이런 상황을 ‘공백기’라고 표현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매우 올라가 있지만 실제로는 (필요성만큼) 잘 안되고 상황이다.”

그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실효성을 위해 청소년의 미디어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이 미디어와 뉴스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알아야 교육이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김 팀장은 청소년의 뉴스소비 행태를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 관심사에 기반한 뉴스 소비. 정보를 종합적으로 접한다기보다는 관심 있거나 친구들이 내보내는 뉴스를 중심으로 본다.

두 번째는 연성뉴스와 경성뉴스의 특성이 섞인 뉴스를 소비한다. 예컨대 정치인을 다룬 뉴스라도 패션 센스를 함께 논하는 내용을 즐긴다. SBS의 <스브스뉴스>나 MBC의 <엠빅뉴스>처럼 연성화 전용 콘텐츠를 위해 개설한 채널을 자주 찾는다.

유홍식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인권교육-세계시민교육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에 대한 이해를 넘어 넓은 세계와 보편적인 시민의식, 그리고 기본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