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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JS 이슈특강 (2) 케네디스쿨 존 박 선임연구원 ① 미북 관계
오주비 기자 | 승인 2019.08.25 20:52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존 박(John S. Park) 선임연구원이 7월 19일 이화여대 SK텔레콤관 508호에서 강연을 했다. 제목은 ‘북한 핵 위기: 화염과 분노에서 러브레터로(The North Korean Nuclear Crisis: From Fire and Fury to Love Letters)’였다.

존 박 연구원은 판문점 회동에 대해 두 가지 질문을 던지며 시작했다. “어떻게 이 상황까지 오게 됐는가. 그리고 이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연구원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화염과 분노에서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사이’에 비유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 그가 내린 답이다. 서로를 향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표출하던 두 정상이 러브레터(love letter)를 전하는 관계로 변했다는 뜻이다.

존 박 연구원은 “2년 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 그런데 갑자기 트럼프와 김정은이 서로 만나고 편지를 보내는 일이 벌어졌다”며 “아주 신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화염과 분노’는 2017년 8월 8일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했던 말이다. 북한이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국방정보국(DIA)이 평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맥 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예방전쟁’까지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그러자 북한은 “미국이 자기 나라 땅을 그 누구의 공격도 받을 수 없는 천국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분명 허황된 망상”이라며 괌을 폭격할 수 있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존 박 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이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 정권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달라요. 지난 5년 동안 개발 경과를 보면 북한은 많이 변했어요. 이제 북한 핵무기가 진짜로 미국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 돼 버렸습니다.”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기 전, 미국은 북한이 허풍을 떤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북한이 거짓말한다고 봤습니다. 사기꾼이란 별명으로도 불렸죠. 북한의 인구, 국민소득에서 드러나는 숫자로 미국은 북한을 우습게 봤던 겁니다.” 하지만 계속된 미사일 발사실험과 성과로 인해 미국에서는 제재가 실패했는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존 박 선임연구원의 강연 모습

극으로 치닫던 미북 관계를 톱다운(Top-down) 소통방식이 바꿨다. 두 정상의 성향은 서로를 향해 화염과 분노를 표출하게 만들었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가능하게 했다.

존 박 연구원은 톱다운 소통의 대표적인 예로 친서를 언급하며 러브레터(love letter)라고 표현했다. 상대를 향해 사랑을 고백하는 러브레터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북 관계가 어려울 때마다 편지로 대화를 이어왔다.

두 정상이 지금까지 주고받은 편지는 14통. 김정은 위원장이 10통을, 트럼트 대통령이 4통을 보냈다. 숫자만 보면 북한의 일방적 구애 같지만 트럼프 대통령 또한 친서 외교에 애정이 크다.

“아름다운 편지”, “굉장한 편지”라 부르고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의 편지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작년 7월 12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공개하며 두 사람이 좋은 관계임을 드러냈다.

존 박 연구원은 편지를 통해 협상의 큰 줄기가 결정되므로 두 정상의 생각이 비핵화 협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한다고 봤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비핵화 정의와 밖(외교 전문가와 언론)에서 생각하는 정의는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두 정상은 비핵화를 과정으로 바라보지만 밖에서는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으로 정의하니까요.”
 
존 박 연구원은 “이전의 대통령이 언론과 전문가의 생각과 비판을 예민하게 받아들였던 것과 달리 트럼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판문점 회동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행보 또한 “미국 대통령에게서 보았던 전통적인 비핵화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다. 완전히 다르다. 이건 트럼프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식을 존 박 연구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톱다운 방식은 협상 시작단계에서 효과적이다. 이전 대통령을 보면 협상의 첫 단계에서 오래 걸렸다. 4년 정도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판문점 회동에 대해 존 박 연구원은 “한 시간 동안 만났다.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했다. 여기서 어떤 딜(deal)이 오갔는지에 대한 궁금함이 크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언급했다. “중국이 제일 걱정했을 거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우산이 제거되는 게 그들이 원하는 비핵화이기 때문이다.”

북한과 중국 관계는 매우 단단하다. 존 박 연구원은 “미국하고 한국이 제안하는 인센티브는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딜(deal)과 비교가 안된다”며 미국과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효과적인 제안을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선택권이 없어 제재를 가하면 항생제를 계속 투여해 내성이 생기게 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본다.

"중국 시장에 북한 무역회사가 완전히 들어가 있습니다. 미국이 가하는 제재에 북한은 대응할 방법도 찾았습니다. 그렇기에 제재를 가하는 정도에 있어서 중국과 미국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북한에 더 좋은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패권을 놓고 무역전쟁을 하는 중이어서 북한 제재에 대한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다. 존 박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과 북한 제재에 대해 협상하지 않는 점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생각할 시간이 늘어나므로 미국과 중국의 싸움은 북한에 유리하다.

존 박 연구원은 미북 관계에서 한국이 중재자로 인정받느냐는 질문에 “비핵화 협상은 미국과 북한, 두 나라의 문제”라고 대답했다. 미국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선 무엇이든 한다는 방향이기에 비핵화 협상에 한국이 낄 자리가 없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북한이 완전하게 비핵화 단계를 밟아 나가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핵실험 부지를 줄이고, 핵무기를 포기하고 이제는 정말 실질적인 단계에 들어서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작 단계에서 서서히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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