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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4시 (1) 형사과
오수민·이주미 기자 | 승인 2019.05.27 21:52

 

마약조직을 검거하려고 치킨집에 잠복한다. 식당을 운영하고 아지트로 보이는 사무실에 배달까지 한다. 영화 <극한직업> 이야기다. 실제로 경찰은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신분을 위장한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윤준노 경위(형사과 형사2팀)는 가짜양주를 제조한 일당을 잡기 위해 트럭기사처럼 꾸몄다. 고객행세를 하면서 범인을 잡는 데 성공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김은지 경위(형사과 강력6팀)도 비슷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한 경우가 많다. 아랫집에 사는데 물이 샌다면서 문을 열어 달라거나, 학습지 강사처럼 말한다.

남자형사가 대부분이니 김 경위는 위장에 더욱 유리하다. “상습범은 남자형사가 유인하기가 쉽지 않다. 범인은 강력팀에 여자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범인의 주거지나 아지트 근처에서 밤을 새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강남경찰서 강력팀은 팀장지휘에 따라 팀원 4명이 잠복근무를 한다. 2인 1조로 움직인다. 2명이 차에서 대기하면 다른 2명은 식사를 하거나 씻으러 간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잠복기간에는 집에 가지 못한다. 수사상황은 항상 팀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실수로 범인에게 노출되는 등 여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팀장과 의논하고 허락을 받아 움직인다.

이들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하는 경찰이 있다. 지구대나 파출소 근무자다. 서울 마포경찰서 연남파출소 윤동환 순경은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에 바로 출동한다.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서 마포경찰서로, 마포경찰서에서 연남파출소로 지령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 연남파출소 순찰차

윤 순경은 순찰을 돌다가 무전을 받고 현장으로 향한다. 모든 순찰차가 다른 사건을 맡은 상태라면 인접한 지구대나 파출소에 지원을 요청한다. 도착하자마자 사진을 찍고 현장을 보존한다. 목격자의 진술을 듣고 기록하는 일도 한다.

협력은 효율적 수사에 꼭 필요하지만 가끔은 손발이 맞지 않거나 갈등을 빚는다. 특히 긴박한 현장에서 누군가가 사진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무도 찍지 않는 일도 생긴다. 윤 순경은 “하지만 다 같이 힘든 일을 한다고 아니까 결국은 잘 풀린다”고 말했다. 

최은영 경위는 전북 고창경찰서의 강력범죄수사팀장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관을 배당하고 지휘한다. 팀원 사이에 의견이 맞지 않으면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향을 모색하도록 이끈다.

영화에는 광역수사대와 경찰서가 실적경쟁을 하다가 욕설과 몸싸움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실제로는 벌어지지 않는 일이다. 서로 존중하면서 긴밀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강남경찰서 형사과는 6개 팀으로 구성된다. 매일 돌아가면서 당직을 선다. 어떤 날은 10건이 넘게 사건이 발생하지만 어떤 날은 조용하게 넘어간다. 접수되는 사건은 당직일의 팀이 해결하므로 실적을 두고 다툴 일이 없다.
 
고충은 현장에 있다. 상대가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최소한의 진압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범죄조직과의 격렬한 몸싸움은 실제로 가능하지 않다. 폭력을 쓰면 고소를 당하거나 감봉, 정직 같은 징계를 받는다.

위험에 항상 노출되니 근무 중 다치는 일이 많다. 범인을 쫓다가 흉기에 옆구리를 찔리거나 다리가 부러진다. 체포를 한 후에는 협박이나 살인예고 등 신변 위협에 시달린다.
 
정신적 충격도 크다. 강력반은 살인 및 강도사건을 주로 다루니까 특히 그렇다. 경력 10년 넘는 베테랑 형사도 잔인한 수법이 드러난 현장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김 경위는 “피해자 시신을 안고 서럽게 우는 가족의 모습은 몇 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3년 경찰 건강질병 연구> 최종 보고서를 보면 1만여 명이 질병 또는 상해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또 40% 정도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에 속했는데 현장근무가 많은 곳에서 발병위험이 2배 정도 높았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에서는 늘 걱정한다. 김 경위의 조부는 경찰출신이다. 형사가 되겠다는 손주가 자랑스러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이제는 걱정이 앞선다. 며칠을 밖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한다. 윤 경위의 모친도 일이 너무 위험하다며 반대했다.

▲ 윤준노 경위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직업 만족도는 높다. 김 경위는 추운 겨울, 범인을 잡기 위해 2주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속옷은 편의점에서 사서 해결했다. 힘들지만 사건을 해결했을 때의 뿌듯함이 일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윤 경위는 범인이 잡히고 나서 피해자들이 감사인사를 할 때 보람을 느낀다. 피해자가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다고 한다. 그는 “부모를 따라 경찰이 되는 경우가 꽤 있다. 자식이 경찰을 하고 싶다고 하면 허락하겠다”고 말했다.

일을 제대로 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다. 윤 순경은 경찰시험을 준비하면서 하루에 10Km씩 달리며 체력을 키우고 태권도와 합기도를 익혔다. 경찰이 되고는 체포술, 호신술, 테이저건 훈련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전문성을 키우려는 공부 역시 필수. 김 경위는 수사면담 전문화과정을 수료하고 전문수사관 자격증을 땄다. 또 최면을 활용하는 범죄수사 방법을 경찰청의 교육프로그램에서 배우는 중이다.

개인의 노력 외에 인력확충, 제도정비, 설비보완, 교육확대가 필요하다. 경찰대학 김지온 교수는 “조현병 환자의 살인사건, 학교폭력 등 본질적으로 경찰 개인만의 책임이 아닌 사안이 많다. 경찰의 임무와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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