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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57> 평화연구소 콜로키움
김효숙 기자 | 승인 2019.04.28 22:01

 

주최=한양대 평화연구소 콜로키움
주제=남북한 접촉지대에 대한 관계적 비교
일시=2019년 4월 25일(목) 오후 4시
장소=한양대 사회과학관 415호
발표=이수정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질의=홍용표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최진우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남북한 주민이 함께 사는 곳에서는 어떤 모습이 나타날까. 하나의 사회로 통합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한양대 평화연구소가 4월 25일 주최한 제72차 콜로키움에서 이수정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남북한 접촉지대에 대한 관계적 비교’를 주제로 발표했다.

접촉지대는 북한주민의 이주로 남북한 주민이 만나는 공간이다. 메리 루이스 프렛이라는 학자가 처음 제시한 개념. 다른 역사와 배경을 가진 사람이 접촉하는 동시에 충돌과 소통, 갈등과 공존의 역동성이 교차하며 또 다른 정체성을 가지는 곳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산가족 상봉 같은 간헐적 접촉지대, 개성공단과 북한주민이 이주하면서 생긴 지속적 접촉지대가 있다. 영국 뉴몰든과 인천 남동구는 후자에 속한다. 이 교수는 2012년부터 두 곳을 오가며 연구했다.

발표에 앞서 이 교수는 지리, 위치, 역사 등 여러 측면에서 두 곳을 직접 비교하기가 어렵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상호배타적 맥락에서 비교하지 않고, 서로 연결됐다는 관점에서 살피는 관계적 비교접근 방식을 택했다고 했다.

▲ 평화연구소 콜로키움 모습(출처=한양대 평화연구소)

이 교수에 따르면 뉴몰든에 한인이 다양한 이유로 이주한 상태에서 2004년 이후 탈북민이 합류하면서 남북한 접촉지대가 생겼다. 2000년대 들어 북한 핵실험에 대응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북한인권법을 만들면서 영국이 탈북민에게 문을 열었다.

남한에서 살던 탈북민은 한국비자로 영국에 갔다가 이런 사실을 숨기고 북한에서 왔다고 주장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이들을 이 교수는 북한난민이라고 불렀다.
 
이 교수는 뉴몰든이 소수자의 생활공간 성격을 가진다고 했다. 한국보다 많은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주류가 이미 존재하는 영국에서 남북한 주민이 소수자로서 의존하는 환경이라는 뜻.

그러면서 뉴몰든의 특징으로 남북한 주민의 관계가 남한에서보다 상대적으로 덜 불평등하며, 북한주민이 북한 말투를 쓰고 소속을 밝히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이 교수는 “남한에서 살 때보다 북한난민의 자유로움이나 상대적 만족감이 더 크다”고 했다.

인천 남동구는 주인임을 주장하는 남한주민과 이주자인 탈북자가 상호작용하는 곳이다. 2006년 임대아파트가 생긴 이곳에 탈북민이 배정되면서 남북한 접촉지대가 생겼다. 여기서 탈북민은 지원의 대상이자 훈육의 대상이 됐다.

“남동구에서는 온갖 지원 활동가, 공무원, 연구원이 탈북민에게 계속 간섭한다. 탈북민에게 분절적, 간섭적, 불평등한 공간이다. 생활방식과 문화차이로 갈등이 생기는데, 남북 사이에 정치적, 군사적 갈등이 심해지면 주민갈등도 폭발한다.”

뉴몰든의 북한난민은 남한보다 사회안전망이 잘 돼있고 덜 경쟁적이어서 살기 좋다고 받아들인다. 자신의 행위를 자유로이 선택할 가능성이 해방감을 주는 셈이다. 이 교수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한국의 사회통합 방향을 비판했다.

“지원이란 이름 아래 탈북민을 훈육하고 집단을 특별하게 대하는 게 사회 만들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탈북민의 정착지가 한국이어야 된다는 생각이 냉전적이고 국가주의적 패러다임에 기반한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글로벌 시대에는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질의에 나선 홍용표 한양대 교수는 “뉴몰든의 탈북민은 난민으로 인정받았을지언정 남한이라는 안전지대에 살다가 갔으니 이주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최진우 한양대 교수도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남한에서 살았던 사실을 숨기고 난민임을 주장하는 탈북민이 많으면 영국이 난민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하지 않겠냐고 질문했다.

이 교수는 “북한 난민이 많아지면서 지금은 난민신청을 하면 한국에서 살라며 거절한다. 영국이 북한난민을 받은 이유는 북한인권법이 막 통과됐을 때라 가능했다”고 대답했다.
 
홍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와 달리 탈북민이 같은 언어를 쓰니 우리랑 비슷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은데, 이런 점 때문에 조금만 달라도 실망하고 차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라도 서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말에 이 교수도 동의했다.

“한국 사회가 탈북민을 특별하게 다뤘는데 막상 삶이 힘드니 탈북민의 실망감이 컸다. 탈북민을 대하는 특별한 정책, 담론, 지원책이 사회 만들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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