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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스쿨을 말한다
조수현 기자 | 승인 2019.03.31 20:05

 

드라마 ‘SKY 캐슬’은 기득권을 얻기 위해 남보다 높은 성적을 받으려는 대한민국 교육현실을 반영한다. 좋은 학벌을 가져야 성공의 길이 열린다는 내용을 보다가 미네르바스쿨이 떠올랐다.

4년제 혁신 글로벌대학. 창립자이자 경영자인 벤 넬슨(Ben Nelson)은 교육 자체에 대한 고민에서 미네르바스쿨을 구상했다. 스티븐 코슬린(Stephen M. Kosslyn) 전 하버드대 학장 등이 동참해서 설립했다.

대학미션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지혜 육성하기(Nurturing critical wisdom for the sake of the world)’이다.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복잡한 과제에 대한 해답을 학생이 주도적으로 발견하고 잠재력을 향상하도록 도우려 한다.

1학년 때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역량 4가지를 가르친다. 비판적 사고, 창의적인 생각, 효과적인 의사소통, 효과적인 상호작용에 해당하는 ‘사고의 습관과 기초개념’(HCs=Habits of mind and foundational concepts)이다.

수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세미나식이다. 학생 수는 20명 미만. 미리 학습한 주제를 수업시간에 토론하고, 공동으로 작업한다. 개개인의 학습 데이터를 온라인에 축적하므로 학생은 교수와 빠르고, 빈번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캠퍼스는 없다. 행정본부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세계 6개 도시(한국 서울, 인도 하이데바라드, 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영국 런던, 대만 타이베이)를 순회하며 기숙사에서 지낸다.

학생은 4가지 종류의 지역학습(Local specific learning)을 통해 도시별 파트너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도록 서로 교류하는 장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네르바스쿨은 2014년 가을, 학생 29명으로 시작했는데 1년 만에 100명 정도로 늘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018년 신입생 지원자가 70개국, 2만 3000명으로 합격률(2%)이 하버드대(4.6%)보다 낮다.

자세한 내용을 알려고 탄하 케이트(Tanha Kate)에게 연락했다. 2018년 10월 열린 ‘제3회 아시아 탐사저널리즘 총회’에서 처음 만났다.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20살. 총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같은 또래라서 친해졌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미네르바스쿨에 다니는 탄하 케이트

 

미네르바스쿨 2학년으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다. 그는 1월 11일 개강 전, 인도 하이데바라드의 기숙사로 갔다. “다양한 나라의 맥락에 대해 익숙해질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제가 꿈꾸던 학교였죠.”

인도로 가기 전에는 한국에서 석 달을 머물렀다. 가장 좋았던 점으로 현대화가 빨라서 실험적이고 흥미롭고 독특한 정체성을 만든 박물관과 미술프로젝트를 꼽았다.

▲미네르바스쿨의 전 세계 기숙사(출처=미네르바스쿨 홈페이지)

 

미네르바스쿨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위한 준비에 초점을 맞춘다. 케이트는 “복합 커뮤니케이션(Multimodal communications) 시간에는 효과적인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춰요. 커뮤니케이션에서 미술과 음악이 하는 역할도 배우죠”라고 말했다.

2학년 때는 전공 5개와 관련된 읽기 자료를 통해 광범위한 기술과 개념을 배운다. 3학년에서는 선택한 전공을 기반으로 실용지식을 배우고, 현실 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캡스톤(Capstone)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4학년 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1개월간 결과를 발표한다.

“미네르바에서의 학습경험은 수업을 뛰어넘어요. 도전적이고, 지역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수업내용을 실제상황에 적용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요.”

지난 학기, 케이트는 로봇에 알고리즘을 학습시켜 기숙사에서 서울명소 2곳으로 이동하는 실험을 했다.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알고리즘으로 로봇 내비게이션을 실행해서 경복궁에 갈 수 있었거든요.”

도전적이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공동교과과정(Co-curricular program)에서는 파트너를 만들어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미네르바스쿨에는 한국학생도 다닌다. 조예영 씨는 미국에서 자라 UCLA에 합격했다.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넣지만 살아있는 지식은 아니라고 생각해 미네르바스쿨로 편입했다.

송병철 씨와 송하림 씨는 형제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동생 하림 씨가 중2 과정을 빨리 마무리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네르바스쿨에 같이 입학했다. 두 사람은 미네르바스쿨이 계속 선택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송하림 조예영 송병철 씨

 

케이트의 꿈은 무엇일까. 전공이 컴퓨터과학인 만큼 AI 공학과 연구에 관심이 많다. 무엇이 되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는 없다. 다만 관심분야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비판적 사고, 수학, 프로그래밍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그룹에서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한다.
 
그는 한국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지난 5년간 자신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생각하고, 앞으로 5년 동안 어떻게 변화할지 생각하세요. 이 세상에는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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