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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48>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컨퍼런스
이주미 기자 | 승인 2019.02.17 22:00

 

주최=국가평생교육진흥원
주제=성숙사회의 길, 전환기 한국의 혁신과 포용
일시=2019년 2월 14일(목) 오후 2시
장소=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발표=이정동(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한준(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좌담=김인선(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반상진(한국교육개발원장) 양향자(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윤여각(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 윤태범(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2위다. 압축 성장으로 경제적 불평등 또는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혁신과 포용을 위한 방향, 그리고 평생교육의 미래와 학습강국의 계획을 논의하는 컨퍼런스가 2월 14일 국가평생교육진흥원(NILE) 주최로 열렸다.

▲ 이정동 교수가 발표를 하는 모습

서울대 이정동 교수(산업공학과)가 첫 발표를 했다. 주제는 혁신을 낳는 시행착오의 축적. 그는 ‘축적의 시간’의 저자 중 한 명. 한국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시행착오의 축적을 통한 고도의 경험지식 확보를 강조한 책이다.

그는 능력자 또는 덕후를 ‘고수’라고 표현하며 곳곳에 고수가 많은 사회, 이를 위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기여를 하는 날을 꿈꾼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와 날개 없는 선풍기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의 사례를 소개했다. 다이슨은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성공시키기 위해 15년 동안 시제품 5127개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교수는 다이슨을 고수라고 부르면서 세상을 놀라게 하는 혁신적 제품을 만드는 비결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15년 동안 5127번 만들었던, 그런 과정을 버티는 힘이라고 말했다.
 
“5127번의 시행착오를 쌓아 하나의 훌륭한 제품에 이르러 보면, 다음번에도 희미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 사람은 또 15년 동안 5000번을 버티면서 만들어내려고 하겠죠.”

어떻게 해야 고수가 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차별적 목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것이 아주 혁신적인(creative) 것만이 아니라 지금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는 것과 조금만 다르면 됩니다.”
 
이 교수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네트워킹(networking). 처음부터 5000번을 혼자 다 하지 말고 옆 사람이 1000번 했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능동적 학습.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기록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스몰베팅(small betting)이다. 한 번에 점프하지 말고 잔발 걸음으로 가야 한다는 조언.

“5000번을 경험할 때, 그 경험 한 번 한 번은 사이즈가 작아야 합니다. 작은 도전을 짧게, 계속해야 해요.”
 
이 교수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리더십을 강조했다. 위험하고,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고, 심지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상황에서 옆에서 누가 발걸음을 같이 맞춰주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조직에 계신 분들, ‘자 우리가 5000번 시행착오 해야 돼. 가라. 난 네 한 걸음 뒤에 있을 테니까 가라’ 하면 못갑니다. 어떻게 가겠습니까. 조직구성원을 위해 할 일은 ‘가라’가 아니라 최소한 발걸음을 맞춰주는 겁니다. 시행착오를 같이 지겠다는 정도는 맞춰줘야 합니다.”
 
다음에는 연세대 한준 교수(사회학과)가 발표했다. 주제는 ‘GDP를 넘어서 삶의 질로’였다. 그는 대통령을 위한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경제정책 수립에 참여하고 있다.
 
한 교수는 GDP가 거시경제 운영의 신호, 발전계획의 기초자료, 국력비교와 평가기준, 국민 생활수준 향상의 상징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도전을 받는 중인데, 시장에서 벗어나는 경제가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공유경제나 디지털 경제.
 
“생산자와 소비자만으로 압축시켜 우리 삶을 바라보면 포괄은 가능해요. 하지만 우리가 사회적 관계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이웃 싸움, 정치적 갈등, 미세먼지 등 모든 것이 중요한 문제라 하면 GDP만으로는 삶을 측정할 수 없다는 고민이 있죠.”
 
GDP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한 교수는 가장 소극적인 노력인 ‘조정’, 경제발전이 환경을 얼마나 희생시키고 이뤄졌는지에 대해 작업하는 ‘추가’, 웰빙과 행복 같이 근본적으로 더 다른 요소를 추가해보자는 ‘대체’를 말했다.
 
한 교수는 주관적 행복의 구성요소로 3가지를 설명했다. 첫 번째는 삶의 만족(life satisfaction)이고 두 번째는 긍정적 감정(positive affect)이다. 마지막은 행복(eudaimonia)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사는지 아니면 추구하는 가치를 잘 지키며 사는지의 문제라고 했다.

한국인의 행복과 삶의 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작년에 나온 세계행복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57위로 꼴찌는 아니지만 서구에 비해서는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에서 사회적 지지, 삶의 만족도, 일과 삶의 균형이 특히 취약하다고 했다.
 
한 교수는 한국인의 삶의 질을 위해 평생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일의 세계에서 평생교육을 통해 기술을 따라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또 비교와 경쟁에서 벗어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고령화에 따른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가족 뿐 아니라 친구를 만나기 쉽지 않은 노인에게 교육이 즐거움을 느끼는 장이 된다고 했다.
 
“우리 교육이 비교와 경쟁, 승자만이 살아남는 교육이 아니었다면 아주 훌륭한 교육이 되지 않았을까요?”

발표에 이은 전문가 좌담회는 한국사회의 다양한 신조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예를 들어 무민세대는 극심한 취업난과 치열한 직장생활에 지쳐 결혼, 승진, 집 구매에 의미 찾기를 거부하고 사소한 점에 관심을 기울이는 세대를 말한다.

또 호모인턴스는 취업을 하지 못하고 인턴경력만 쌓은 경우, 부장인턴은 정규직 채용에 실패한 취업준비생이 인턴을 전전하며 회사 부장만큼 경험이 풍부한 경우를 말한다. 반퇴세대는 조기퇴직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40~50대.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은 신조어가 사회현상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문화현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사회의) 취업난, 일자리의 불안정성, 미래의 불확실성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단어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도 신조어가 시대언어라며 지금까지 88만원 세대, 엔포세대, 헬조선 등 여러 가지가 나왔다고 말했다. 배제와 경쟁 같은 가치가 확산되면서 패배자가 갖는 자괴감, 패배감이 팽배한 시대언어가 생겨났다는 뜻이다.

윤태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혁신의 분위기, 혁신을 허용하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혁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며 안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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