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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뉴스 분석 ① 콘텐츠 실험, 성패는 엣지에 있다
권오은‧양한주 기자 | 승인 2018.08.03 21:02

 

미북 정상회담, 월드컵, 디지털 성폭력, 소설가 귀여니, 고양이…. 공통점을 찾기 힘든 이 주제들은 SBS의 버티컬 브랜드 ‘스브스뉴스’가 다룬 콘텐츠다. 주제의 무게도, 다루는 방식도 천양지차다. 그러나 확실한 건 스브스뉴스의 콘텐츠가 진화한다는 점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19층의 스브스뉴스 사무실에서 스브스뉴스 하현종 팀장과 ‘재재’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이은재 에디터를 만났다. 6월 8일 오후 2시였다.

2015년 2월 ‘SBS가 자신있게 내놓은 자식들’이라는 타이틀로 처음 시작한 스브스뉴스는 흥미 위주의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이른바 B급 콘텐츠다. 버티컬 브랜드로 독보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였다.

그러나 스브스뉴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하 팀장은 “시사, 정치, 젠더, 청년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최근에는 신문, TV 등 레거시 미디어가 포착하지 못하는 시사적 이슈를 의제화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버 양예원의 비공개 촬영회 사건은 하 팀장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 내용은 2030세대에게 큰 관심을 끌었지만 언론이 주요하게 다루지 않은 이슈다. 이들은 양 씨와 그를 촬영한 스튜디오 실장을 만나 직접 인터뷰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최초 영상이 유튜브에서 211만 회(6월30일 기준)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올해 스브스뉴스가 올린 콘텐츠 중에서도 가장 높다. 하 팀장은 “레거시 미디어가 기계적 균형으로만 다뤘거나 거의 다루지 않은 소재를 스브스뉴스만의 방식으로 다뤄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이은재 에디터가 비공개 촬영회 스튜디오 실장과 인터뷰하는 모습(출처=스브스뉴스 유튜브 채널)

예능 포맷으로 구독자에게 익숙한 에디터가 기자처럼 취재에 나선 모습도 새로운 시도다. ‘다시 만난 세대’, ‘문명특급’ 등 예능 콘텐츠로 알려진 이은재 에디터는 스튜디오 실장을 직접 만났다. 사건‧사고 취재의 경험이 많지 않아서 전통적인 취재 트레이닝을 받은 기자가 현장에 동행했다. 하 팀장은 “에디터가 주도적으로 취재했다고 보기보다는 하드한 이슈에도 에디터가 취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 촬영회 보도 전까지 스브스뉴스의 대표 콘텐츠는 단연 ‘다시 만난 세대’였다. 세대 간의 문화차이를 다룬 예능포맷의 20회 시리즈물이다. X세대인 보도국 기자와 20대 에디터, 혹은 에디터와 초등학생이 마주 앉아 문화와 인식의 차이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이 중에서 3회의 영상이 유튜브 조회수 100만을 넘었고 50만을 넘은 영상도 다수일 정도로 인기를 끌며 세대 간 간극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디 ‘Amy’는 1화 ‘세대별 연애 방식은?’ 영상에 댓글로 “격없이 편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재밌네요. 이런 식의 대화가 많아져야 세대간 격차가 줄어들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마지막회 영상에는 ‘시즌2’를 해달라는 댓글이 수도 없이 달렸다.

비공개 촬영회 보도와 다시 만난 세대, 뉴스와 예능. 스브스뉴스의 콘텐츠는 ‘뉴스’일까. 이에 대해 두 콘텐츠를 모두 주도한 하 팀장은 오히려 “뉴스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되물었다. 그가 생각하는 뉴스는 포맷의 문제가 아니라내용의 문제다. 일상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소재에 대한 모든 내용이 뉴스거리가 될 수 있다는 말.

하 팀장은 “어떤 소재가 ‘뉴스적’인지 따지는 건 의미 없는 시대가 됐다. 스브스뉴스는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통해 이걸 어떤 형태로 다룰 것인지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재 에디터는 “기존 방식이었다면 방송이 안 될 수 있는 콘텐츠, B급 소재를 A급처럼 풀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브스뉴스는 같은 SBS의 버티컬 미디어인 ‘비디오머그’보다도 보도국과의 거리가 멀다고 자평한다. 이는 자회사인 ‘SBS 디지털뉴스랩’과도 연관된다. 하 팀장은 “방송을 잘 만들도록 최적화된 조직과 뉴미디어를 잘 만들도록 최적화된 조직은 이질적”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퀄리티를 높이고 정밀하고 안전한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 이를 위해 여러 단계의 검수 절차를 거치는 조직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반면 뉴미디어 조직은 속도감 있고 가벼운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유연해야 한다. 두 조직을 한꺼번에 가질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스브스뉴스의 하현종 팀장

SBS 본사 기자들이 총괄하는 구조 탓에 콘텐츠 제작의 자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이주상 SBS 디지털뉴스랩 대표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독립법인이 되면 자율성이 커지면 커졌지, 기존에 보장된 자율성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스브스뉴스와 비디오머그는 자율적인 콘텐츠 제작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하 팀장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유튜브 통계를 볼 때 스브스뉴스의 주된 소비층은 18~23 여성, 24~30 여성, 그리고 18~23 남성 순이다. 청년 세대에 맞는 콘텐츠를 다루는 건 당연하다. 스브스뉴스의 콘텐츠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턴들 반응이다. 이 에디터는 “회의에서 투표를 해서 콘텐츠를 정하기도 하는데, 인턴의 반응이 좋으면 성공했다고 본다”며 “단순히 재밌기만 한 콘텐츠가 아닌 메시지가 명확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스브스뉴스는 구독자와의 소통을 강화했다. 스브스뉴스는 두달 전부터 ‘왜 이런 거 뉴스에서 안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구독자 제보를 받는다. ‘유행어 에바참치의 기원’ 등 실제로 영상으로 제작한 사례도 있다. 앞으로도 이를 통해 수용자와의 피드백을 활성화해나갈 예정이다. 그룹 회원이 250명 수준에 그쳐 활성화 방안은 숙제로 남아있다.

스브스뉴스의 목표는 명확하다. 내용면에서 레거시 미디어와 다른 시각을 가진, 그리고 포맷면에서 다른 제작 방식을 가진 콘텐츠 집단이 되는 것이다. 하 팀장의 말을 빌자면 ‘한 끝의 엣지’를 가진 영상을 만드는 것이다. 스브스뉴스는 지금의 뉴미디어 정체기를 극복하고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문법으로 자리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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