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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14> 화정평화재단 월례강좌
이수빈 기자 | 승인 2018.04.22 20:10

 

주관=화정평화재단·21세기 평화연구소
주제=핵과 한반도, 그리고 동북아
일시=2018년 4월 18일(수) 오후 2시
장소=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사회=변영욱 화정평화재단•21세기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강연=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출처=화정평화재단)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비밀리에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이 종전문제를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역시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과 21세기 평화연구소가 ‘핵과 한반도, 그리고 동북아’를 주제로 제 10회 화정 국가대전략 월례강좌를 4월 18일 개최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강연을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내며 2005년 북핵 6자회담의 한국 수석대표로 참가해 ‘9.19 공동성명’을 이끌었다.

송 전 장관은 과거 북핵 협상의 실패원인 및 협상 종류, 한반도 비핵화-북미 수교-평화체제 수립 가능성, 한반도 비핵화가 동북아 안보 구도에 미치는 영향, 현재 위치 및 발전방향 순으로 얘기했다.

수차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가 실패한 원인은 세 가지로 정리했다. 북한의 지정학적 특징, 북한과 한미의 협상 카드 비대칭으로 인한 상호불신,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의 국내정치 변화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힘이 미치는 진공상태 같은 곳에 북한이 있다며, 비핵화가 실현된다면 한반도와 더불어 동북아 전체구조가 바뀌는데 이에 대한 미중의 의견이 달라 결정적 행동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상호불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협상은 서로 같은 성격의 내용을 포기하거나, 주고받는 것이다. 하지만 핵 협상에서 미국과 북한이 요구하는 카드는 굉장히 다르다. 북한은 제재해제 및 체제 보장, 수교와 같은 제도적인 내용을 원하지만 미국은 핵 포기와 같은 물리적으로 분명한 행동을 원한다.”

불신이 반복되며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했는데, 각국의 국내정치가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송 전 장관은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대통령이 바뀌면 정책방향이 급변하므로 일관된 주장을 하기 힘들고, 결과적으로 협상의 지속성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 화정평화재단의 월례강좌를 청중들이 경청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1991년) 제네바 합의(1994년) 9.19 공동선언(2005년)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영변 핵시설 사찰을 요구하자 북한이 남한의 주한 미군기지를 사찰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네바 합의와 9.19 공동선언의 실패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제네바 협약으로 미국은 북한에 경수로 건설을 약속했다. 미국의 부품과 기술이 북한으로 가기 위해서는 원자력 협력협정을 맺어야 하고, 미국의회가 승인해야 한다. 이게 어려워서 실패했다. 9.19 선언의 파기원인은 테러와 관련한 북한의 돈세탁 의혹과 미국의 제재다.”

특히 송 전 장관은 제네바 협약을 다시 언급하며 “북한의 심각한 전력부족으로 앞으로 진행될 협상에서 경수로 건설을 재요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거의 협상실패 과정을 배우며 앞으로 부딪힐 문제점의 해결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반도 비핵화, 북미 수교, 평화체제 수립 가능성에 대해 송 전 장관은 “한국과 미국, 북한이 상대방의 요구를 듣고 양보하며 과거의 실패를 극복해야 한다. 세 가지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화협정의 주체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미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은 관계 정상화뿐이라고 했다.

“6·25전쟁은 법적, 군사적, 정치적 측면을 모두 고려했을 때 국군과 북한군, 유엔군과 중국 인민군 사이의 전쟁이다. 또한 앞으로 한반도에서 주도적으로 평화를 이끌어 나갈 당사자는 한국과 북한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은 평화협정이 아닌 관계 정상화를 하고, 남과 북은 기본 합의서를 이행하며 한반도 실체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휴전의 실질적 당사자인 한국, 미국, 북한, 중국 네 국가가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지지하는 모양새로 나가야 한다.”

송 전 장관은 2년 내 문제 해결, ‘컷 다운 방식의 일괄 타결이라는 정부방침을 과욕이라고 비판했다. 지금까지의 입장과 역사를 비춰볼 때 우리가 걱정할 일은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핵과 같이 살아가야 하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핵을 가진 북한을 놔두는 것은 우리의 안전을 북한의 자비에 맡기는 것이다. 북한의 자비에 의해 안보를 맡길 수 없으며, 이런 상태가 된다면 대외적으로 미국에 우리의 주장을 펼칠 수 없다. 우리는 한반도 핵 동결에 대해 중재자가 아닌 주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국론이 분열되면 외교적 입지가 약화된다며 국내 여론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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