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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학생 칼럼 ① 군기 문화, 화장 문화
필명리 기자 | 승인 2018.04.01 21:15

한국에는 한국만의 대학문화가 있다. 나 같은 외국학생이 보기에 말이다. 한국학생에겐 지극히 일상적인, 그래서 그들이 잘 알지 못하는 대학문화에는 무엇이 있을까.

존댓말은 한국어가 가진 고유의 특성이다. 한 달 차이라도 호칭이나 어투가 바뀐다. 여기서 생기는 심리적 거리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나이가 관계형성에 큰 영향을 주고 친구개념을 좁게 만든다.

한국에서 유학 중인 외국학생은 한국대학의 수직적 선후배 문화를 어려워한다. 대만에서는 선후배간에 거리낌이 없다. OO 선배, OO 언니가 아니라 이름을 그대로 부른다. 마음이 맞으면 나이나 학번과 상관없이 속마음을 털어놓는 친구가 된다.

한국은 아니다. 나이와 학번이 선후배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된다. 나이가 같아야만 친구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 있어서다. 아무리 잘 맞고 친하다고 해도 나이가 다르면 친구가 될 수 없다. 존댓말이 여기에 영향을 미친다.

나에게는 대학동아리에서 같은 기수로 활동한 언니 둘이 있다. 우리 기수에서 나를 포함해 여학생이 3명이었는데 성격이 잘 맞아서 친해졌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로 가깝지만 나와 언니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은 선이 존재했다.

예를 들어 수다를 떨다가 나도 모르게 너라고 부르면 언니들은 장난으로 “명리, 군기 좀 잡아야 하겠는 걸”이라고 말했다. 이런 데서 나는 심리적 거리감을 느꼈다. 한국생활에서 아쉬운 점이다.

어느 날은 선배가 이렇게 외쳤다. “14학번 다 여기로 모여.” 공연을 마치자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선배들은 준비과정에서 동아리 활동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화를 냈다. “동아리 활동이 먼저가 아니면 나가”라는 말을 들었다.

시간에 쫓기며 밥을 먹는데 일면식이 없는 고 학번 선배에게 인사하고 오라는 일도 있었다. 한국 선후배의 군기문화는 이렇게 상하 수직관계를 형성하며 서로를 밀어낸다.

외모지상주의 역시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대만친구들이 한국에 놀러올 때면 거의 모든 한국 여학생이 화장을 하고 다니는 모습에 놀란다.

나 또한 한국대학을 다니기에 화장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만나는 친구마다 이상하게 여기며 묻는다. “오늘 무슨 일 있어?” 눈이 아파서 렌즈 대신 안경을 쓰고 갔더니 친구가 ‘안경 쓴 명리’라는 말을 줄여서 ‘안리’라는 별명을 붙였다.
 
개강 시즌이면 ‘새내기 메이크업’ 이라는 게시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많이 올라온다. 화장이 입학 전의 통과의례인 셈이다. 이런 문화가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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