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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4> 한국언론학회 세미나 ② 발제‧토론
강민수·박경은 기자 | 승인 2018.03.04 16:30

 

주관=한국언론학회‧한국헌법학회‧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주제=개헌과 국민소통
일시=2018년 2월 8일(목) 오후 2시
장소=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사회=1부 조흥석(경북대 교수·법학) 2부 양승목(서울대 교수‧언론학) 3부 전희락(동아방송대 교수‧정치학)
기조발제=김형성(성균관대 교수·법학) 김형준(명지대 교수·인문교양학) 권혁남(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
발제=최영재(한림대 교수·언론학) 이재묵(한국외대 교수·정치학) 조규범(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헌법학)
토론=김춘식(한국외대 교수·언론학) 차진아(고려대 교수·법학) 유홍식(중앙대 교수·언론학) 이택수(리얼미터 대표) 최진봉(성공회대 교수·언론학) 양은경(조선일보 기자) 조순열 (법무법인 문무 변호사) 정성호(동명대 교수·언론학) 이현출(건국대 교수·정치학) 박인수(영남대 교수·법학)


1부의 기조발제가 끝나자 2부에서 최영재 이재묵 교수와 조규범 입법조사관이 발제를 이어갔다.
 
최영재 교수는 9차 개헌이었던 1987년과 현재를 비교했다. 1987년에 정치권력은 권위주의적 독재, 언론은 권언유착, 시민은 침묵하는 다수라는 문제가 있었지만 6월 항쟁 이후 독재와 반독재의 구도에서 국민의 관심이 쏠리면서 개헌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민주화 이후 한국 언론의 권력화에도 주목했다. 언론이 정치공백의 틈을 타고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권력화 되었는데 이를 민주화의 역설이라고 한다. 최 교수는 “보수정당, 보수언론, 보수로 편향된 공중이 뭉치고 진보정당, 진보언론, 진보로 편향된 공중이 뭉치면서 혐오가 가속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분열구도와 언론의 프레임 전쟁 외에도 포털 뉴스와 소셜 미디어를 10차 개헌이 어려운 이유로 꼽았다. 포털에서 다루는 뉴스는 대부분 선정적인 내용이 많아 개헌 이슈를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소셜 미디어는 민주적인 네트워크 형성이라는 특성을 갖지만 정파적, 이념적으로 분열된 집단이 끼리끼리 이야기하는 현상을 야기한다. 이로 인해 국민은 개헌에 무관심하거나 분열된 형태가 된다.

▲ 왼쪽부터 최영재 교수, 이재묵 교수, 조규범 입법조사관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헌법이 최상위법이므로 헌법을 바꾼다는 것은 근본적인 변화라는 전제를 깔았다. 이주민과 다문화 문제, 저출산, 고령화, LGBT와 성평등 등 새로운 사회적 의제가 나오는 만큼 정치 사회적 변화를 헌법이 담아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87년의 개헌이 시민에게 배타적이었다고 했다. 엘리트 중심, 당리당략과 정략적 이해관계 속에서 4개월 동안의 개헌작업이 직선제 개헌이라는 목표에만 매몰되어 기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사소하게 다뤘다는 말이다.

정치의 사법화 역시 중요한 문제로 다뤘다. 이 교수는 “선출되지 않은 헌법재판소가 국민들의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규범 입법조사관은 개헌의 기원을 촛불에서 찾아야 한다고 봤다. 촛불혁명은 과도한 중앙집권체제에 대한 저항이므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촛불의 원인인 사안을 헌법 개정으로 녹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대통령에서도 의회권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 감사원을 입법부나 사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기관으로 만들거나 의회로 이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조 조사관은 “개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라고 강조했다. 제도적으로만 지방자치를 하라고 할 게 아니라 헌법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위와 종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자주재정권을 헌법에서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세 명의 발제가 끝나자 전희락 동아방송대 교수의 사회로 3부에서 토론이 계속됐다.

▲ 왼쪽부터 김춘식 교수, 차진아 교수, 유흥식 교수, 이택수 대표, 정성호 교수

◇김춘식 교수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2018년 1~2월의 일간지 개헌기사를 검색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과 몇몇 정치인의 등장빈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언론은 특정 정당이 대변인의 입을 빌어 상대를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기자회견 내용을 주요 뉴스로 처리하는 관행이 있다. 언론이 정치를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관찰자가 아니라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정치 행위자인 셈이다.

1987년만 해도 종이신문의 영향력이 컸지만, 지금 종이신문 구독률은 10%도 안 된다. 주류 미디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반 시민이 개헌논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금이라도 개헌에 관한 정치커뮤니케이션 논의를 끌어낼 방안이 필요하다.

◇차진아 교수

현재 권력구조에서 대통령이 입법부나 사법부보다 우위에 있다.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 권력에 대한 통제 상태를 유지하는 권력구조가 필요하다. 권력구조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지금은 야당이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다. 타협을 할 수 없는 구조라 거리에 나선다. 타협 가능성을 두고 이야기해야 한다. 총리가 대통령에 의해 종속되는 걸 막기 위해 국회로부터 총리를 선출해야 한다.

◇유흥식 교수

개헌을 해야 한다면 4년 대통령 중임제, 표현의 자유 신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지방분권,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려면 선거제도를 먼저 바꿔야 한다. 또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가능하려면 지방재정권이 필요하다.

세계일보의 창사기념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시민토론 및 공론조사에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같은 토론, 참여, 소통이 필요하다. 시민이 중심이 되어야 변화가 일어난다.

◇이택수 대표

여론조사마다 문항이 다르거나 설명이 충분치 않은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1월 초 실시한 KBS 여론조사에서는 4년 중임제라는 보기가 빠져있다. MBC 여론조사는 4년 중임제가 보기에 있지만, 이원집정부제에 대한 설명에서 임기나 중임여부는 빠져있다.

개헌 여론조사가 맛보기식으로 진행되고, 심층조사나 공론조사 형태로 갈 수 없어서 아쉽다. 선거에 임박해서 다른 사안이 있는 경우, 여러 자문을 받지 않고 대충 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는 충분한 검토 하에 설문문항을 구성해야 한다.

◇정성호 교수

대통령 5년 단임제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책임성 결여, 정치적 소수파의 대통령, 내각제 요소에 따른 비효율성, 권한대행자인 국무총리에 대한 정당성으로 정리된다.

이런 문제를 논의하고 새로운 권력구조에 대해 말하기 전에 국민 참여에 의해 이뤄지는 논의구조가 필요하다.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고자 서두르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참여인단을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통해 개헌해야 한다.

▲ 왼쪽부터 최진봉 교수, 양은경 기자, 조순열 변호사, 이현출 교수, 박인수 교수


◇최진봉 교수

개헌에 대해 언론이 정쟁을 부각시키고 권력구조 위주로만 보도한다. 언론이 크게 반성해야 한다. 개헌의 본류가 뭐고,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언론학자로서 헌법 21조가 가장 중요하다. ‘언론‧출판의 자유는 공중도덕, 타인의 명예나 사회 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4항이 개정해야 할 부분이다. 위반사항은 형법으로 충분히 처벌가능하다. 이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양은경 기자

개헌과정이 너무 깜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자유’를 삭제하는 부분, 사회적 경제 명시, 파견근로 금지 명시 등 밤새 토론할만한 사안을 헌법에 명시하는 게 충격적이었다.

대표적으로 사법평의회가 있다. 국회에서 선출하는 위원이 절반을 차지하는데 법관의 인사와 사법정책, 사법행정 전반을 결정하겠다는 내용이다. 사법평의회가 법원인사를 관할하면 판사들이 국회의원에 대한 재판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조순열 변호사

시민 사회에서 바라보는 개헌의 필요성과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필요성이 다르다. 시민사회는 권력구조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기본권 부분이나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헌법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

기본권 관련해서는 소극적 자유뿐만 아니라 적극적 자유를 인정하는 권리가 들어와야 한다. 헌법 개정 발안권 확대, 근로의 권리에 국가의 책임 명시, 예산법률주의, 국민소송제도가 대표적이다. 예산법률주의란 행정부가 예산안을 짜고 국회가 심의하는 수준을 넘어, 국회에서 예산안까지 짜는 방식을 말한다. 국민소송제도란 예산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국민이 감시하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이현출 교수

우리는 단순다수제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 대해 너무 낙천적으로 생각한다. 37~41퍼센트로 당선된 사람이 정권을 다 가져가는 상황에서는 대통령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대통령과 의회에서 선출한 총리, 의회 다수, 지방이 공동책임을 지는 제도가 필요하다.

개헌이 실현되려면 미니멀리즘에 머무르는 자세가 요구된다. 공감대가 높고 합의 가능한 대안에 집중해야 한다. 개헌의 시기가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지금 어느 정당 혼자서 개헌을 할 수 없다. 대타협이 필요하다.

◇박인수 교수

개헌과 관련된 쟁점을 줄여야 하는데 더 확대되고 있다. 권력구조나 지방분권 문제에서는 여야합의가 어렵다. 전체적인 문제에 목매다 보면 아무 것도 못한다. 최소한의 쟁점이라도 꺼내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문제는 여야가 합의하면 할 수도 있다.

우리 헌법은 경성헌법 중에서도 초경성헌법이다. 헌법 개정절차의 연성화가 필요하다. 국회개언발안 정족수를 국회재적의원 3분의 1이나 4분의 1 정도로 조정하거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할 수 있다. 국회재석자만 가능한 발언권자의 엄격한 제한도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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