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동병상련( 同病相憐) 캠패인!
(한겨레21/ 노근리, 뇨름, 그리고 이근안/ 11월 15일/ 방현석)
부끄러운 과거를 돌아보고 우리의 의무를 먼저 다하는 것만이 우리 권리를 주장할 바탕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사는 아니지만 한겨레에서 벌이고 있는 베트남 양민 학살 피해자 성금 모금 캠패인을 베스트로 뽑는다.
이 글은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회원이 쓴 것이다.  자신과 다른다는 이유로 상대를 철저히 무시한다는 면에서 미국의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과 한국 군인의 뇨름 양민 학살, 이근안 사건을 한가지로 보고 있다. 좋은 캠패인에 어울리는 깊이 있는 글이다.

 일목요연(一目瞭然), 머리에 쏙쏙
(월간 조선 /음악 압축 기술 MP3 신세계 /11월호 /정지영 기자)
모든 연령층을 커버할 수 있는 잡지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시사 월간지의 독자층이 다양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세대에 따라 특정 정보에의 접근도에 차이가 있음을 숙지하고 기사를 엮어야 함은 당연하다. MP3관련 정보는 10대와 20대에게는 친숙하지만 장년층 이상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월간 조선은 MP3의 개념이나 사용방법 같은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특징, 장단점, 휴대용 MP3 플레이어 기기 개발, 음악의 저작권과 관련된 분쟁, 법적 근거 등에 관하여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 아직까지 MP3에 생소한 사람들에게는 '피'같은 정보일 수 있다.
휴대용 CDP, 웨이브(WAV), 리얼오디오(RA)등과 비교하여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엿보인다. 디지탈 음향 기술과 MP3 플레이어의 관계까지 설명의 영역을 넓혀주어 MP3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열린 마음이 수적천석(水滴穿石) 하기를...
(월간 말/ 식량문제, 감자 혁명으로 풀고 전기는 중소형 발전소로 해결/
                                                                       11월호/ 신준영 기자)
월간 '말'의 2차 방북기다. 지금까지 우리 언론에서 접할 수 있는 북한 주민 관련 기사는 탈북자들의 불안한 생활상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도 결식 아동이 있는가하면 하룻밤 유흥비로 수백만원을 아까워 하지 않는 사람이 있듯, 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그 다양한 삶의 모습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이 기사는 의의가 있다. 북측이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다수확 감자를 시험 재배하고 있는 양강도 대홍단군 종합농장, 마을의 난방과 취사 전력을 공급하는 중소형 발전소, 조선 컴퓨터 연구소, 북한 청소년들이 전자 오락을 즐기는 모습등 어찌 보면 볼 것 없는 관광지의 패키지 프로그램을 보는 듯 하다. 그러나 이것이 북한의 '꾸며진'모습이라 할지라도 북한을 적대적 시선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은 기사다. '월간 말'은 이렇게 그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취재로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기화가거(奇貨可居)의 지혜 
(한겨레 신문 / '수능'밖에서 뛰는 아이들 /11월 18일 /김종태 기자)
11월 17일 온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2000년도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을 치룬 고3 학생들은 다음날인 18일 각 신문1면에서 한결같이 "언어 다소 어렵고, 쉬리 탐구 쉬워..."라는 제목을 접했다. 수능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언론은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아이디어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야단이다. 열아홉살의 청소년 모두가 수능 시험을 치르는 것이 결코 아님을 망각한 채 말이다. 18일 '한겨레2'에는 대문짝만하게 수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실렸다. 어떤 시점에 지면에 올랐느냐가 기사를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 법이다.

  꼼꼼히 살펴 은감불원(殷鑑不遠)
(주간조선 /알맹이 빠진 뉴라운드 정책 /11월 4일자 /이교관 기자)
11월 30일 열린 WTO 각료 회의에서 논의된 뉴라운드 협상에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이런 때 언론이 각료 회의에 상정된 의제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대부분의 언론이 정부 발표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개발 도상국에게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다자간 투자규범 분야를 소흘히 다루고 있다."(40쪽)고 지적하며, 차별화된 뉴라운드 기사를 보여준다. 우리나라가 서비스 관련 분야를 농산물 개방보다 더 소흘히 다루는 것을 정치적인 이유로 설명하는 것이나, 동,식물 등 생명체에 대해 특허권을 인정하게 되면 겪게될 원천적 시장 통제의 대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앞서가는 언론은 사회 각 분야의 한계를 지적하고 대중과 정책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100여년 전 황성신문 논설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양설고구(良說苦口)  
(월간중앙/ 한국인의 '신토불이'에 대한 단상/ 11월호/ 김영옥 옌볜일보 서울 특파원)
유독 한국인들만 뜻을 이해하는 사자성어 중에 '신토불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농산물 애호 운동의 일환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이 사자성어는 경제논리가 엄연히 지배하는 농산품 시장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국민의 애국심 뒤에 비겁하게 숨어버린 농업 정책의 반증이다. 우리 언론은 신토불이를 강조하며, 외국 농산물의 품질을 일방적으로 폄하하는 데 앞장서 수입 농산물에 대한 불신을 조장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기자는 이러한 현실에 자존심 상해하는 상대국민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제수음식에 수입 농산물 일색 운운하면서 죄없이 중국 농산물이 집중적으로 욕을 먹고 매도 당하는 것이다."(380쪽) "신토불이라는 깃발 아래 한치의 의식도 없이 뭉쳐진 한국인들의 집단 의식은 이방인들에게는 너무나 괴이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 놓았다. 신토불이라는 왜곡된 애국심에 대하여 한국인과 한국 언론이 가지기 힘든 새로운 시각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르뽀의 백미(白眉)
(한겨레21/ 아름다운 광산, 소리 없는 고통/ 11월 25일자/ 고경태 기자)
기사 작성법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르뽀 쓰기' 를 다루는 시간에 한번쯤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르뽀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눈에 보이듯이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실은 기자의 눈을 통해 재구성된 의미를 지녀야 한다." 한겨레21은 이러한 르뽀 작성법에 충실하다. 라오스 '숩싯 주석광산'에서 힘든 노동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의 생활을 어설픈 감상주의를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기사를 다 읽은 후 독자는 숩식 광산 어린이들의 인권에 대하여 한층 관심을 가지게 될 것임에 분명하다. 직접 화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신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는 이런 르뽀가 바로 "좋은 르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타산지석(他山之石) 보여주기 
(시사저널/ 동독 흡수 통일은 콜 총리 선거 전략 산물/ 11월 25일/허광 통신원)
10주년을 맞이하는 독일 통일에 즈음하여 통일을 이루어내기까지의 정치적 배경과 통일의 파장에 대하여 다룬 기사다. 서독이 흡수 통일이라는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었다는 점, 통일의 최대 걸림돌이 양자 간의 문제가 아닌 외국과의 이해 관계라는 점에서 우리의 현재 상황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독일 통일을 총선 선거 전략과 관련지어 설명함으로써 읽을 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음 세기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남북 통일에 관하여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이 탁월하다.

  시오설(視吾舌) 보다 강한 시오화(視吾畵)
(경향신문/ 만평 /11월 22일/ 시사 만화가 김용민)
천가지 말보다 더 실랄한 한 컷이다. 그림 속의 두 사람은 발이 너무 큰 나머지 DDR위에 올라서기만 하면 안걸리는 구석이 없다. 그대로 서 있기만 해도 만점을 막을 방법이 없다. 뛰어난 발상에 감탄하는 동시에 쓴 웃음이 지어지는 만평의 진수다. 

  정진(精進)을 바라며 
(문화일보/ 돌연사 이렇게 대처하라/ 11얼 10일/ 유병권 기자)
40대를 전후하여 발생률이 자꾸만 늘어가는 돌연사에 대한 응급처치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여 일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정확한 자세와 요령을 알려주는 그림도 응급처치 요령 이해에 도움이 된다. 고급지를 지향한다는 문화일보가 더 좋은 의학섹션을 개발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기사를 뽑았다.  붉은 계열로 종이 색을 바꾼 후 사진과 그림, 그래픽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지면개혁의 본래 취지를 살리려 노력하는 모습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WORST

  흥미로운 그림이지만...'소탐대실(小貪大失)'
(한겨레 신문/ '스타탄생' 기획의 승리/  3일/ 구본준 기자)  
인기인의 얼굴을 보기에도 민망한 화보로 만들어 내세우는 수법은 이제 스포츠 신문의 가십란으로 그 수용범위를 국한시키지 않는다. 시의성이 강한 뉴스보다는 사회에 이슈화 될만한 좋은 소재를 발굴하여 싣고 있다는 평을 들어오던 '한겨레2' 섹션의 맨 앞장을 장식한 화보가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하다.  조악한 그래픽의 컬러 화보는 그 동안 들어 왔던 한겨레2에 대한 호평을 무색케 하기 충분하다. 에이치오티(HOT), 핑클, 조성모 등이 기획사의 철저히 계산된 시나리오에 의해 스타가 된것이라는 상식을 소개하는 데 그치는 알맹이 없는 기사도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시도는 '동호지필'이었지만...
(말/ 탈세범 된 중앙 사장, 조선, 동아, 한국 사주들은 깨끗한가?/ 11월호/ 정지환 기자)
'집중 기획'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이 기사는 크게 두 개의 섹션으로 구분해 볼 수 있겠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중앙일보 사주의 구속 경위 추적과 대표적 신문사들을 저울 위에 올려보자는 것이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홍석현 사장 구속과 관련한 탈세 수사의 뒷 이야기를 참고 읽던 독자는 '사례연구'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조선일보만 집중 추궁하고 있을 뿐 앞에서 여러차례 강조했던 한국일보나 동아일보의 사례 연구는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사례 연구의 성격 또한 모호하다. 내용은 방씨 일가가 조선일보의 주식을 찢어 갖기 식으로 독점하고 있다는 것과(사례연구 1) 노른자위 땅에 각종 건물과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사례연구 2)이다. 수박 겉핧기 식으로 소유 구조 설명에 급급한 나머지 그러한 구조가 언론사에 어떠한 해를 주고 있는지 언급조차 없다.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서 끝나는 추적은 책임감 없는 '조사'에 불과하다.

  신 곡학아세(新 曲學阿世)
(한국일보/ 소식 생식으로 난치병 극복/  12일 / 고재학 기자)
정보가 증가할수록 정보의 불확실성도 높아진다는 정보화에 대한 고전적 걱정은 바로 이런 작은 기사에서부터 출발한다. 물론 신문에 나오는 기사가 항상 사실이며 객관적일 수는 없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생식 요법이 암 치료의 특효가 있다고 잘라 말하는 것은 독자를 현혹시킬 뿐이다. 기사는 일본에서 소식, 생식 요법으로 유명한 의사 고다 미쓰오의 책을 토대로 소식, 생식의 효과와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아직 그 안전성과 효과면에서 학계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린 바 없고, 일부 효과가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모든 병에 적용될 수 없는 자연 요법을 확실한 치료법인 양 소개하는 편협한 정보는'독(毒)'과 같다. 30여년전 엉터리 만병통치약을 선전하던 약장수처럼 말이다.

  치인설몽(痴人說夢)이 이보단 낫죠
(월간 중앙/ 어른들은 모르는 10대들의 세계-은어/ 11월호/ 문영숙 자유기고가)  
월간 중앙이 11월과 12월 두달에 걸쳐 연재 하는 기획기사 중 첫번째에는 온갖 비속어가 난무한다. 필자가 지적한대로 웬만한 사람은 들어보지도 못한 십대들만의 은어를 어원까지 찾아가며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는 필자가 지적한만큼 의사 소통 자체가 어려운 비속어는 십대들 사이에서 상용되고 있지 않은 실정인데도  필자는 현실을 다소 과장하여 십대들 사이에서 비속어를 쓰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한다고 밝혀 적고 있다. 비속어에 대한 십대들의 생각을 살펴보는 일을 PC통신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기사의 도입과 중반부에서 '어른들이 모르는 십대드의 은어'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그 전파 과정을 소개하며, 기성 세대와의 의사 단절을 10대들만의 세계 형성의 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다가 후반부의 청소년 웹진 전편집장 인터뷰는 지금까지의 글의 방향을 뒤집는다. "아주 심한 은어는 일부 아이들 빼고는 쓰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 아이들이 쓰는 것은 곧 어른들도 알게 된다... 어른들이 우리를 이해 못해서 단절이 생기는 것이지 언어가 달라서 단절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202쪽) 이 한마디로 앞장에서 필자가 장황하게 설명한 모든 것이 논리적 근거를 상실하고 있다. 이 글의 결론은 독자를 더욱 당황하게 만든다. "뜻도 모르는 은어 대신 창의력이 번뜩이는 은어들이 유통되도록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203쪽) 창의적인 은어는 적극 권장하라는 논리인가?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거 아시죠
(대한매일/ 지구촌 밀레니엄 준비 공관장 리포트 시리즈 국내외서 큰 반향/
                                                                11월 11일/ 오일만 기자)
"대한 매일이 세계의 밀레니엄 준비 상황을 소개하는 기획 연재물 '재외 공관장 리포트'가 날이 갈수록 국내는 물론 해당 국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라고 리드에서 당당히 밝히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자기 멋대로 해석해 뽑내는 것에 불과하다. 정부 주관으로 발행되는 대한매일은 다른 어떤 신문보다 재외 공관장을 섭외하기 쉬울 수 밖에 없으며, 공관장들은 외교적 차원에서라도 소재국을 칭찬하는 우호적 글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외국의 공관장이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자국을 칭찬했다면 대단한 정치적 선전이 될 것이 분명하니  자국어로 번역하여 널리 알리려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런데도 <국내외서 큰 반향>이라니...


  이젠 반식재상(伴食宰相)이 된 연재
(문화일보/ 금강산 보기전 흥부터 돋우세요/ 13일/ 이시영 기자)
기획 의도만 좋다고 좋은 기사가 나오는 법은 아니다. 약간은 그 관심도가 떨어져버린 금강산 관광과 민간 기업의 북한 경제 교류를 다룬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기사는 방향을 잃어버린 채 흔들리고 있다. 금강산 시리즈가 애당초 통일에 대한 염원과 그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부분은 한 군데도 찾아볼 수 없다.
"반짝 공연의 레파토리는 춤과 음악 ... 늘씬한 러시아의 무용수들과 필리핀 무용수들이 요즘 유행하는 테크노 댄스를 출 때면 주위를 둘러싼 노인들도 흥에 겨워 어깨춤을 들썩인다" 는 식의 내용은 통일과 어떠한 연관성도 없어 보인다.

  아무리 꾸며도 조삼모사(朝三暮四)
(한겨레21/ "당신은 속았다, 우하하하!"/ 11월 11일자/ 박용현 황상철 기자)
"거짓말로 시청자 울렸다 웃겼다 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속사정"이라는 부제를 당당하게 내보인 이 기사에서 우리가 모르는 방송국의 속사정은 단 한가지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KBS의 교양 프로그램<우리 용서합시다>는 시청률이 낮은 문제 뿐 아니라 제작 자체의 어려움을 이유로 조기 폐지되었다는 것. 각 방송사들이 거짓말과 편법으로 쇼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사례와 일본의 인기 프로그램을 표절하고 있는 사례는 이미 각 스포츠 신문과 일간신문 연예면을 뜨겁게 달구었던 것들이다. 지금까지의 기사를 짜집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생길 정도로 부실하기 짝이 없다.

  천박한 묵적지수(墨翟之守)
(주간조선/ '넘버 3'이지만 열정으로 벗는다/ 11월 4일자/ 김태훈 기자)
주간지에 등장하는 섹스 산업 관련 내용은 흥미 끌기 위주의 저급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매춘이나 섹스비디오는 우리 사회의 문화의 한 단면임에 분명하고, 무시할 수 없는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는데도 우리 사회와 언론의 보수성은 그것을 양지에 내놓는 것을 금기시 하고 있다. 언론에 등장하는 섹스비디오 관련 내용은 항상 편파적 시각과 쓸 데 없는 경험담이 주를 이룬다. 11월 4일자 주간 조선은 어설프게 섹스 비디오에 경제 논리를 적용하고 있으나, 실상은 고상한 형식으로 덮어쓴 것에 불과하다. 기사의 진짜 제목은 '판매부수 올리기 대작전'이고 부제는 '섹스 비디오 뒷 얘기'다. 다양한 문화 현상에 대하여 다양한 시각이 허용되는 우리 언론에서 섹스 산업에 대한 시각은 어째서 한가지로만 집약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농단(壟斷)을 위한 변명
(TIME /Pokemon, Can such cute critters be bad influence?  포켓몬, 이렇게 귀여운     녀 석 이 해를 끼칠까? /11월 22일자 /Howard Chua-Euan, Tim Larimer 기자)
일본에서 불기 시작한 '포켓몬' 열풍은  아시아를 거쳐 미국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타임은 지금의 이 열풍이 '태풍'으로 성장할까봐 조바심치는 미국인들의 심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TV를 통해 포켓몬을 보던 아이들이 집단발작 증세를 일으킨 사건이 일본에서 일어난 직후 미국에 수입된 탓으로 모켓몬은 처음부터 어른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였다. 그리고 미국의 아이들이 그것에 완전히 빠져버리자 미국 어른들의 발작이 시작됐다. <After being mesmerized by Pokemon battle after Pokemon battle at a screenig, an excited little boy told his father, "That movie makes me want to fight">  이런 아이들의 사례는 기사를 위해 꾸며진 이야기이거나 억측에 불과하다. <Last week a nine-year-old boy on NewYork's Long Island stabbed an older schoolmate in a dispute over cards.> 등의 편협하고 극단적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는 것은 편견으로 진실을 가릴 우리고 여론을 몰아가는 옐로우 저널리즘과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닐런지... 일본의 캐릭터 상품이 미국 시장에서 판치는 것쯤에 전통 있는 언론이 나서서 지나치게 흥분하는 것은 미국적 자만심을 또다른 표현이다.

김상미 기자 <dewedi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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