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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의 여행을 돕는 착한 여행, 어뮤즈트래블“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나이랑ㆍ이동민 기자 | 승인 2017.11.30 13:57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6년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89.5%가 휴가기간에 여행을 경험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관광통계에서 올해 7월 출국한 내국인이 전년 같은 달 대비 14.5%, 1~7월 누계는 전년 같은 시기 대비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사람들은 시간이 나면 여행을 계획한다. 관광객이 늘면서 선호되는 여행의 개념 또한 변화했다. 최근에는 단순 유흥이 아닌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이 인기다. 공정 여행은 그중 하나다. 임영신, 이혜영의 <희망을 여행하라>는 “여행하는 이와 여행자를 맞이하는 이가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여행, 쓰고 버리는 소비가 아닌 관계의 여행”을 공정여행의 한 부류로 정의한다. 밖을 돌아다니기도 힘든 누군가에게 여행은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들의 성장을 위해 차근차근 그들의 도전의지를 높이고 ‘함께’라는 가치를 통해 공정여행을 실현하는 이들은 ‘어뮤즈트래블’이다.

▲ 장애인들이 보다 편한 여행을 할 수 있게끔 여행코스를 만드는 플랫폼업체인 어뮤즈트래블 직원들의 모습. 가장 왼쪽에 있는 사람이 오서연 대표. (출처: 어뮤즈트래블)

장애인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사업
작년 10월 시작한 ‘어뮤즈트래블’은 장애인과 노인 등 여행 약자에게 맞는 편리한 여행 상품과 여행 콘텐츠를 제공한다. 사회적 약자의 교류와 복지 향상을 목표로 하는 그들은 장애인의 존재에 대한 인지를 계기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어뮤즈트래블의 오서연 대표(38)는 원래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 태풍 피해가 있던 해외로 봉사활동을 가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처음 제대로 보게 됐고 매해 그 지역의 장애인, 기형아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오 대표는 일상에서 많은 차별을 받는 장애인들을 보고 그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여행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 사업보다 여가 생활을 즐기지 못한다는 문제로 보고 접근했어요. 여행지에 보내줄 수 있다면 그들의 주변 환경이 바뀌는 거니까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힘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장애인 여행의 근본적 문제는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여행상품이 부족하고 이동수단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장애인에게 관심이 있는 현지인들을 호스트로 채용해 비용을 낮추는 방법을 생각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 오 대표의 주변 사람들은 사업성이 없다며 반대했지만 그는 확신이 있었다. “장애인 여행 사업은 블루오션이기 때문에 가능성을 봤어요. 고객의 니즈가 충분하기 때문에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어뮤즈트래블은 다른 여행사와 달리 장애의 종류에 따라 다른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은 다른 곳을 가는 게 아니에요. 비장애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을 그들도 가고 싶어 해요.”

▲ 어뮤즈트래블의 슬로건과 함께 비장애인과 장애인들을 위해 마련된 여행코스를 볼 수 있게끔 국내여행, 해외여행, 장애인여행으로 분류해둔 홈페이지. (출처: 어뮤즈트래블 홈페이지)

“알기 시작하는 것”
오 대표는 사람들이 장애인의 존재부터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큰 충격이었다. 비장애인을 대상으로도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그 이유에서다. 어뮤즈트래블은 비장애인들이 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 수익의 일부가 장애인을 위해 쓰인다는 내용을 알려준다. 어뮤즈트래블의 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장애인에게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자연스레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철강회사에 다니는 한 여행객 분께서 여행 이후 버스에 장애인이 타는 것을 봤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순간부터 일상에서도 장애인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알기 시작하는 것은 긍정적이에요.”

해외는 우리 생각만큼 장애인들이 여행하기 쉬운 환경은 아니다. 유럽은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가 많기 때문에 도로가 휠체어로 이동하기 불편하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장애인들을 여행하기 쉽게 만든다. 그들은 장애인을 비롯한 약자들을 인식하고 ‘도와드려도 될까요?’라며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에 익숙하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다르다. 서울은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을 개발하고 도로나 건물을 개선하고 있다. 하지만 비장애인들의 관심과 배려의 유무가 큰 차이를 만든다. 오 대표는 한국의 지하철은 장애인들이 다니기 편리하지만 지하철 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는 비장애인들 때문에 불편하다고 했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에게 먼저 양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유명 관광명소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보하지 않는다. “장애인들이 (여행을) 할 수 있는데 할 수 없는 거죠.” 해외와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는 인식이다. 어뮤즈트래블은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여러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오 대표는 장애인을 생활 속에서 발견하기 시작하는 게 바탕이 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세상이 자연스레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여행이 장애인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이 쉽게 여행하는 곳을 여행하고 비장애인들은 그들을 일상 속에서 바라보기 시작하며 함께할 수 있다.

꿈이라고 생각했던 여행, 그리고 2018 평창 패럴림픽까지
어뮤즈트래블의 여행객들은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은 여행을 그저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가장 뿌듯했던 여행기로 지체장애인 아버지를 둔 딸과 함께 했던 여행을 꼽았다. 그는 첫 월급으로 동생과 함께 아버지를 모시고 국내여행을 했다. 물론 불편함도 있었지만,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해했고 아버지 또한 감동했다. 몸이 불편한 노모와 함께 하와이로 여행을 떠났던 한 고객은 그 경험을 토대로 다시 한 번 해외여행에 도전할 것이라는 소식을 어뮤즈트래블에 전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가족 구성원 모두가 겪었을 아픔을 여행을 통해 승화시키고 그들은 성장할 수 있었다. 오 대표는 고객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만으로도 뿌듯해 했다. “지금까지의 여행 코스는 국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아시아 그리고 더 나아가 북유럽으로의 여행 코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 어뮤즈트래블을 통해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함께 하와이 여행을 다녀온 고객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 (출처: 어뮤즈트래블 블로그)

장애인 관광객들이 여행 범위를 넓히는 것은 그들의 자신감이 그만큼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몸이 불편하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현지 호스트들과 교류를 함으로써 착한 여행, 즉 공정 여행을 실천할 수 있게 된다. 어뮤즈트래블은 트래킹 여행이나 북유럽 여행 상품도 준비 중이다. 이동이 주가 되는 트래킹과 비행기로 10시간 이상 가야 하는 먼 여행지인 북유럽이 몸이 불편한 여행객에게는 자칫 위험한 도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상상 속 여행의 실현을 통해 인생의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어뮤즈트래블은 내년에 열릴 2018 평창 패럴림픽을 위해 서울, 강원도 중심의 여행상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림픽이라는 세계 축제가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국가별로 고위 관직에 있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그 기회를 통해 외국 장애인 고객들의 유치도 기대하고 있다. 장애인도 관광객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인식을 사회에 심어주기 위해서다. 오 대표는 해외 장애인들은 우리나라 장애인들에 비해 여행 경험이 많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방문해 그 나라가 장애인이 여행을 하기 편한지 불편한지 바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그들의 방문이 우리나라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리의 역할은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몸이 불편해도 한국이 여행하기 편했고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게끔 하는 거예요. 여행이 된다는 것을 알리기 시작하면 많은 장애인 여행객들이 찾아올 수 있겠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장애인이라고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다. 그들도 남들처럼 여행하고 싶어 한다. 단지 어떻게 경험하느냐만 다를 뿐이다. “비장애인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뿐이에요. 여행지로 가는 과정, 그리고 도착해서 여행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제일 관건이죠.”

어뮤즈트래블은 여행이라는 하나의 경험을 통해 여행자들의 내적 성장을 이루고 인식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식이 성장한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어뮤즈트래블은 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교류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일방적인 감상을 강요하지 않고, 고객이 느끼고자 하는 감각에 맞춘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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