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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한류명소는 지금… ①SM타운
남정민 기자 | 승인 2017.07.17 09:00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작년 9월 1일부터 20일간 서울시 관광웹사이트(www.visitseoul.net)에서의 온라인투표를 통해 한류명소 10곳을 골랐다. 서울시는 이곳을 한류관광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집중홍보에 나서겠다고 했다.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은 한류명소가 말 그대로 ‘명소’의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취재에 나섰다.

기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의 SM타운(SM Town)을 찾았다. 6월 23일 오후 6시였다. 이곳은 SM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K팝 아이돌 테마파크. 한류 팬 사이에서는 필수 방문코스로 꼽힌다.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내리자 퇴근하거나 쇼핑하려는 시민들로 양 방향이 혼잡했다. 외국인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SM타운 입구의 미디어월은 화려했다. 현란한 무늬가 시시각각 바뀌어서 빛이 벽에서 쏟아지는 듯 했다. 안에 들어가려고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더니 기자가 모르는 언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 SM타운의 미디어월

1층은 ‘웰컴존(Welcome Zone)’이었다. K팝 스타의 영상을 계속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이 있었다. 관광객을 맞이하는 부스나 안내원은 없었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웰컴존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2층으로 바로 올라갔다. 기자도 그들을 따라갔다.

2층 에스컬레이터 바닥에는 ‘2F SUM’ 이라는 글씨가 보였다.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조금 앞으로 가니 층별 안내도가 눈에 들어왔다. 2층은 ‘SUM(Celebrity Shop)’ 이라고 나왔다. SM엔터테인먼트 가수들과 관련된 아이템을 파는 곳이다. 안내도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작성돼있었다.

▲ 층별 안내도는 3개 외국어로 표기했다.

매장에서는 K팝이 계속 흘러나왔다. 카페나 길거리에서 자주 들었던 곡이다. 상품 종류는 모자, 스피커, 거울, 부채 등 다양했다. 모든 상품에 가수의 전신 또는 얼굴사진을 붙였고, 사진이 없으면 이름을 작은 글자로 새겨 놓았다.

대부분은 한국어와 영어로 표기했지만, 몇몇 상품에는 한국어만 보였다. 예를 들어 ‘DN_EXO_블루투스 스피커’는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이 이해하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값은 비싼 편이었다. 모자는 12만 9000원, 쿠션 커버는 3만 9000원이었다. 블루투스 스피커는 원래 7만 8000원인데 세일가로 5만 4600원이었다.

방문객들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상품을 골랐다. 자세히 보니 실제로 사는 사람은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기자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렸다. 외국인 관광객의 상당수는 조금 둘러보다가 3층으로 올라갔다. 직원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회사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거절했다.

마침 외국인 2명이 숍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상품 한두 개를 집어 들더니 제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서로 얘기를 나누며 매장을 둘러봤다. 미국 뉴욕에서 왔다는 대학생 올리비아(Olivia)와 애브릴(Avril)이었다. SM타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들은 “번쩍이고 호화스럽다” “화려한 박물관 같다”고 했다.

올리비아는 2년 전부터 샤이니와 EXO의 팬이라고 했다. K팝 스타에 관심이 많은데 2층 숍에서 쇼핑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가격이 너무 비싸요(insane). 그리고 EXO 이름을 그냥 아무데나 붙여놓고 파는 것 같아요. 쓸데없는(unnecessary) 물건도 많더라고요.”

올리비아는 매장상품이 실용성보다는 외관 디자인을 중요시하고 K팝 스타의 이미지를 담았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애브릴 역시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고 했다. “4층에 카페가 있던데 거기도 너무 비싸요. 그냥 아이쇼핑하는 걸로 만족해요.” 기자가 1시간 정도 봤더니 한국인 관광객도 1만 원 이하의 마스크 팩이나 작은 부채를 사는 정도였다.

3층에는 K팝 스타의 무대의상을 전시했다. 다른 공간이 없이 바로 4층으로 올라가는 구조였다. 원래는 ‘SM TOWN STUDIO’로 관광객이 뮤직 비디오의 촬영공간이나 무대 뒤편을 체험하는 곳이다. 기자가 갔던 날은 공사 중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이런 스튜디오야 말로 관광객이 흥미로워할만한 곳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었다.

4층은 ‘SUM CAFE’와 ‘SUM MARKET’으로 방문객이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며 쉬는 공간이었다. 메뉴판은 한글과 영어로 표기돼 있었다. 음료에 K팝 스타의 이름을 붙인 점이 눈길을 끌었다. BoA Tea, EXO Tea…. 가격은 5000~6000원으로 일반 카페와 비슷했다.

디저트는 비싼 편이었다. 주먹 반 정도 크기의 컵케이크가 9000원이었다. 시중에서는 2000~3000원이다. 다른 점은 K팝 가수의 이름을 넣은 모자장식이 케이크 위에 있는 정도였다. 음료를 사서 의자에 앉자 테이블 위에 가수들의 사인이 눈에 들어왔다.

▲ 9000원짜리 컵케이크
▲ 테이블 위의 K팝 스타 사인

여기서 일본인 관광객 미오와 아키코를 만났다. 기자가 중학교 때 잠깐 배운 일본어를 떠올려 이름을 히라가나로 썼더니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둘은 올케와 시누이 사이였다. 가깝고 비용이 저렴해 한국에 왔다고 했다.

“어제 한국에 들어왔어요. SM타운이 우리가 방문한 첫 관광지에요.” 아키코는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의 오랜 팬이라고 했다. 소감을 묻자 미오는 아키코와 함께 먹던 컵케이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얼만 줄 알아요? 이거 하나가 9000원이에요. 물론 맛있긴 한데 그래도 9000원은 너무 비싼 거 같아요.” 또 다른 불편한 점은 없냐는 질문에 아키코는 3층 스튜디오에 대해 언급했다. “홈페이지에서 홍보영상을 봤는데 3층에 가면 가수 녹음실이랑 춤 연습실도 다 둘러볼 수 있다고 해놨더라고요. 근데 막상 와보니까 다 닫혀있어서 좀 아쉬웠어요.”

5층은 ‘SM TOWN THEATRE’로 K팝 스타의 콘서트 영상이나 홀로그램 뮤지컬을 보여주는 극장이다. 벽면에는 상영프로그램의 시간표가 있었고, 영화관처럼 티켓을 파는 부스가 있었다. 관람료는 프로그램 하나에 1만 9000원이다. 일반영화의 두 배에 가까웠다. 기자가 머무는 동안 10여 명의 방문객 대부분이 의자에 걸터앉아 쉬기만 할 뿐 극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 프로그램 시간표

기자는 7월 2일 오후 2시에 SM타운을 다시 찾았다. 주말이어서인지 지난번보다 훨씬 북적였다. 2층 숍으로 올라가자 관광객 80여 명이 쇼핑을 하고 있었다. 유심히 봤더니 서양인은 7명이었다. 나머지는 동양인이었는데 30명 정도가 아시아 국가의 관광객, 나머지가 한국인으로 보였다.

서양인 관광객에 주목했다. 3명이 티셔츠를 하나 집어 들자마자 “너무 비싸(so expensive)”라고 했다. 티셔츠 가격은 6만 9900원~11만 9000원이었다. 이들은 다른 진열대의 모자를 서로 씌어주며 K팝 가수의 춤을 따라 했다. 하지만 가격표를 확인하더니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모자는 5만 4000원이었다.

상품을 실제로 사는 방문객 중에서는 한국인이 더 많았다. 외국인도 한 두 개씩 골라 계산대로 향하긴 했지만 대부분 1만 원대 이하의 저렴한 상품이었다. 3층으로 올라가려는 기자 옆에서 “야, 양말이 만 이천 원이야”하는 한국말이 들렸다. 

3층 스튜디오의 유리문에는 여전히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공사기간은 5월 16일~6월 17일이라는 내용. 예정보다 2주가 지났지만 다른 설명은 보이지 않았다. 블라인드 사이로 봤더니 이사 오기 전의 집처럼 텅 빈 상태였다.

▲ 스튜디오 공사 안내서

4층 카페의 분위기는 지난번과 비슷했다. 5층 극장은 활기찬 분위기였다. 50여 명이 오가는 모습이었다. 이들 중 일부는 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누다가 표를 내고 극장에 들어갔다. 좌석번호는 1~30번까지였다. 밖에서 봤더니 절반가량이 채워진 듯 했다.

한류명소답게 SM타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쇼핑을 즐기지 않고, 둘러보다가 가는 듯 했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SM타운은 ‘체험’을 위한 공간이지만 올리비아는 “박물관(museum)”이라고 했다. 상품가격을 조금 낮추거나 3층 스튜디오를 개방하지 않는 날을 미리 공지하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더 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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