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지락 네트워크 대표 박석준씨 인터뷰

 

▲ 꿈지락 네트워크 홈페이지(www.ggumjirak.org)의 메인화면

청소년이 마음껏 꿈꿀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이십대 청년들이 모여 만든 단체가 있다. 꿈을 알아가는 즐거움이라는 뜻의 ‘꿈지락 네트워크’다. 그 대표 박석준(27)씨를 만났다.

 

꿈지락 - 꿈을 알아가는(知) 즐거움(樂)

꿈지락 네트워크(이하 꿈지락)가 만들어진 건 2012년이다. 박씨와 뜻을 같이 하던 동기, 후배들 5명과 함께 비영리법인을 설립하며 시작했다. 당시엔 모두 이십 대 초·중반의 학생들이었다. 단체를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묻자 그가 답했다. 


“80년대식 사회운동에서 벗어나, 아주 작을지라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운동을 시작하자는 게 핵심이었어요. 어떤 문제를 어떻게 건드려야 하나 생각해보니 각자 갖고 있던 관심사들 중 교육이 공통되는 부분이더라고요. 아이들은 경험한 만큼 꿈꾸게 돼있고, 더 넓은 세상을 본 만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그런데 교육 복지 대상의 아이들은 우리사회의 하부구조를 보며 살죠.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게 됐습니다.”


꿈지락 네트워크의 설립의도는 다음과 같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혜택과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 이를 통해 고착화된 사회구조를 뛰어넘어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꿈지락 상상캠프와 멘토스쿨

꿈지락에서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상상캠프와 멘토스쿨이다. 상상캠프는 방학을 이용해 2박 3 일간 진행되는 꿈 탐색 캠프다. 아이들은 잘 하는 일, 행복한 일 등을 생각해 보고 미래를 더 아 름답게 해 줄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보는 등의 활동을 한다.

멘토스쿨은 금천지역에서 진행되는 정서·진로·문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하필 금천을 택한 이유는 서울에서 교육 복지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기 때문이다. 멘토링을 위한 기본적인 커리큘럼은 운영진이 구성한다.

대학생 멘토 한 명당 멘티 학생 2명을 담당한다. 개별 멘토링 프로그램들은 멘토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첫 해 반년 단위로 진행되던 멘토스쿨은 2013년부터 일년 단위로 바뀌었다. 현재는 운영진 17명, 멘토 29명이 멘토스쿨 4기로 활동 중이다.

운영상의 문제들

꿈지락 네트워크가 비영리단체인 만큼 박 대표는 비용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작년까지는 멘토스쿨의 이름이 토요학교 였는데, 저희가 백 프로 사비를 내서 진행했어요. 2기 부터는 남부교육지원청에서 지원을 받고 있고요. 순수하게 프로그램 운영비만 나와요. 상상캠프는 저희가 별도로 운영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활동비가 아닌 전반적인 지출들은 모두 저와 운영진들의 사비로 충당이 되고 있죠.”

단체 운영을 위해 구상해 놓은 수익모델은 없는지 묻자 박 대표는 말했다. “3년까지는 수익구조 모델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게 저희 생각이었어요. 일단 무너지지 않는 어떤 토대를 갖추는 데에만 집중하고 싶었죠. 올해 3년차에 접어들면서 수익모델에 대한 공론화가 진행중입니다. 교육이 사업화되면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어요. 꿈지락이라는 이름, 소위 말하는 브랜드는 건드리지 않는 방향으로 고민 중이에요.”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사회를 위해

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선장의 꿈을 키웠던 소년이었다면 육십이 돼서도 배를 지키고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것에 목숨을 다했겠죠. 철밥통 때문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내 능력을 펼치고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공무원이 된 사람이라면 달랐을 거에요. 위의 눈치만 볼 게 아니라 먼저 발벗고 나섰겠죠.”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꿈이 없는 사회는 분명 어른들이 잘못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살아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여러 가치들이 있어요. 그것들을 돈으로 바꿔서 꿈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꿔야 이 사회도 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게 꿈지락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꿈지락 네트워크는 기성 사회의 본질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잘못 나아가고 있는 사회와 그 안에서 어떠한 문제의식도 없이 안주하고만 있는 어른들을 질책한다. 우리 아이들만은 돈이나 명예, 이기심이 아니라 더불어서 꿈꾸게 하자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하루아침에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을 거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박씨와 운영진들의 사비로 거의 모든 운영을 감당하고 있을 만큼 그들의 뜻은 굳다.

더불어 꿈꾸는 사회를 위해 그가 뿌리고 있는 작은 씨앗들이 봄날의 꽃처럼 흐드러지게 피어 나기를 기대해 본다. 이십 년이 걸리든 삼십 년이 걸리든, 결국에는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나 아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