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WC, The Sting. Hey, What’s up? ”

새벽 5시만 되면 어김없이 나오는 Baldwin Wallace College 의 라디오 방송국 “WBWC”의 방송이다.  DJ의 활기찬 목소리에 이어 음악이 흘러 나오고 AP 뉴스, 날씨, 지역 뉴스 등 다른 방송국과 다름 없는 방송이 이어진다. 

이 곳에서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동아리 활동중의 하나인 라디오 방송국 WBWC 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나라 대학 내에 위치한 라디오 방송국과는 많이 다르다. 

교내방송에 머무르면 안되죠

우선 WBWC 는 학교 내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교내 방송을 하는 곳이 아니다.  오하이오주 내에 있는 7개의 county를 방송범위로 미국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 미국 연방 통신 위원회)로부터 허가 받은 주파수 88.3을 통해 방송을 한다. 즉, 라디오를 틀고 88.3을 맞추면 오하이오주 내의 대부분 지역에서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운영은 학생들의 힘으로

또한 이 곳 WBWC 는 순수하게 학생들에 의해 운영된다.  DJ 교육에서부터 프로그램 구성,기금 지원, 등등 모두 학생들이 각자의 분야를 나누어서 담당하고 있다. 방송국 내에는 50여명 정도의 DJ 들이 있는데 모두들 FCC가 인정하는 DJ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 DJ 면허증을 따기 위해서는 FCC가 주관하는 시험에 통과해야 하는데 DJ 가 되고 싶은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학기 초부터 시작하는 DJ training 과정을 들으면 된다. 이 과정 역시 학생들이 스스로 커리큘럼을 짜서 만든 것으로 DJ 지망생들이 학생들이 시험에 통과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중간중간 실제로 DJ 연습을 해 보는 경험을 해 보기도 한다. 이런 활동들은 시험에 통과하는데 무척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동아리 활동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지원을 받지만 학교지원금만 의존하는 건 아니다. 홍보부가 따로 있어서 기업들 광고도 받아오면서 후원도 받아온다. 또한 11명의 임원단이 있어서 이들이 각자 뉴스, 음악편성, DJ, 프로듀싱, 스포츠 등등을 맡아서 프로그램을 만든다.  WBWC 는 Modern Rock Music 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음악방송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중간중간 뉴스쇼나 스포츠쇼 등등을 넣어서 다양성을 추구한다.

현장취재는 기본

이들이 하는 뉴스나 스포츠 방송 또한 현장 취재를 기본으로 한다.  스포츠 게임의 경우는 경기장에 찾아가서 그 곳에서 직접 생중계를 하고 뉴스의 경우도 현장을 직접 찾아간다.

얼마 전 11월 6일에 있었던 선거일에는 개표과정을 하는 곳에 직접 찾아가서 개표 과정을 현장에서 방송하기도 했다.  뉴스팀에 속해 있는 나도 같이 갔는데 학생들이 하는 방송이라고 허술하게 하는 일이 없었다.  사전에 미리 연락해서 방송할 수 있는 포트도 확보해 놓은 상태였고 몇 명이 가는지 등등도 자세히 말해서 각자의 방송국용 출입증도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다른 방송국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준비하고 바쁘게 자료분석하고 방송하는데 전혀 학교 방송국 같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학교 방송국들이 교내방송에 그치고 학교의 알림방송 역할만 하고 있는 걸 볼 때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습위주의 교육이 되기를

내가 라디오 방송국에 참여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한 학생이 나에게 한국 대학교의 방송국에 대해 물어 보았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대학교 내에 있는 방송국에서 어떤 식으로 실습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론위주로 배우고 있다는 대답밖에 할 수가 없었다. 실습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당연시하는 이들의 교육방식이 새삼 부럽게 다가왔다.

요즘은 각 학교마다 인터넷 방송국, 인터넷 웹진 등등 좀 더 쉽게 운영할 수 있는 방식들로 학생들 실습을 많이 권장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 우리 나라 대학교에도 WBWC 처럼 거창하지는 않아도 스스로 학생들이 실습해 볼 수 있는 작은 방송국들이 학교 안에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우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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