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학생들이 교사를 경찰에 고소했다는 뉴스를 미디어를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올해 스승의 날에는 촌지가 오고가는 것을 막기 위해 70% 이상의 중?고등학교가 무더기로 휴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5월에는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무릎 꿇은 교사’ 파문이 일어났다. 자식 사랑이 지나친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생긴 모든 일에 교사의 책임을 물어 처벌하려고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두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교권의 추락과 공교육의 미래를 걱정한다.

우리는 선생님이 좋은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사를 좋아하고 따른다. 언론에 나오는 사건들은 예전부터도 소수의 문제 학생들이 일으켰던 문제다. 이것이 미디어에 자주 보도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학생들이 그러한 것처럼 비춰지니 문제다. “과장이에요. 하긴, 이상한 일이니까 뉴스에 났겠지요.” 서울 단대부고에 재학 중인 이정한(17)군의 말이다. 지난 4월 교생실습을 다녀온 신재은(23.이화여대)씨는 “‘요즘 애들 선생님 우습게 안다’는 종류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 잔뜩 하고 갔었는데 웬걸요, 저희 때랑 달라진 것도 없던데요.”라며 웃는다.

거의 매일 학생과 교사, 학부모, 그리고 교육부까지 얽힌 4파전을 매체에서 보던 사람들은 그 모습이 현실이 아니란 사실에 매우 놀라워한다. 요즘 학생들은 무조건 반항하고 버릇없이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수업에 잘 들어오지 않고 자율학습만 시키는 한 명의 교사가 이 싫다고 당당히 밝히는 김규진(15. 경기 미금중)양과 그의 친구들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음을 알게 된다. “선생님이 열심히 하는지 안 하는지, 애들은 다 알아요. 열심히 가르치면 100대를 때려 봐요, 군소리 없이 다 맞습니다.” 경기도 교육청에 근무하는 한 장학사의 말이다. 결국 교권의 위상은 교사의 교육 방식과 태도에 따라 세워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노력도 계속됩니다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은 근본적인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해나가고 있다. 정원여자중학교, 강남초등학교 등에서는 학기 초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동의를 얻은 후 철저한 인성교육을 한다. 컴퓨터, 교육자료 등의 기본적인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어 교사는 양질의 수업을 할 수 있다. 대구 달성군 서재중학교에서는 학모교육대학을 열어 학부모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이러한 학교들은 ‘교권’과 ‘학권’ 중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에 경기도 고양 교육청 윤영벌(48.장학사)씨는 “여러 교육주체가 인간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 충북도교육청 산하 교육연수 기관인 단재교육연수원에서는 다가오는 7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교육 CEO(최고 경영자)를 대상으로 연수과정을 개설한다. 이들은 이곳에서 갈등을 균형적인 시각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배우게 된다. 반응이 좋을 경우 전국으로 확대되어 실시된단다. 이러한 연수를 통해 교육계가 교사에게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응원이 필요합니다

민주의식이 성장하면서 사람은 나이, 지위에 관계없이 평등하다는 생각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하던 때’는 지났다. 교사와 학생은 더 이상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다. 바깥세상에서 거리낌 없이 의견을 개진하는 학생들에게 ‘학교 안에서는 무조건 선생님 말씀을 따르라’며 교사의 권위를 강요하던 교육체제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 이럴 때일수록 교사와 학생 서로간의 사랑과 존경, 바로 교육 본연의 정신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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