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수많은 광고들은 어떤 이들의 작품일까. 한 편의 광고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여러 과정을 거친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힘을 모을 때, 좋은 광고가 만들어진다. 그 중 AE(광고기획담당자, Account Executive)는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간의 의사소통을 책임지는 중요한 존재다. 영화 같은 광고인 ‘애드 무비(AD Movie)’, 기아자동차 로체 CF를 담당했던 (주)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김현재 대리(31)를 만나 AE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광고계의 꽃, AE

▲ 김현재 대리
AE는 광고가 처음 기획되면서부터 매체에 집행될 때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 클라이언트(광고주)와 광고대행사 사이에서 발생하는 총체적인 작업을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존재다. 클라이언트로부터 의뢰가 들어오면 크리에이티브 팀과 함께 회의를 한 후 나온 기획안을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준다. 쉽게 말해 ‘팔아오는’ 작업이다. 기획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이 이 단계의 일이다. 기획안이 채택된 후 광고가 집행되기까지의 기간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보통 텔레비전 광고는 한 달, 인쇄광고는 2~3주 정도 소요된다. 커뮤니케이션의 예산, 비용을 관리하는 일 등도 AE의 주요 업무에 포함된다. 즉 기획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광고업무의 흐름을 원활하게 총괄하는 것이 바로 AE의 역할인 것이다.

김현재 대리는 “사람들은 흔히 기발하고 톡톡 튀는 것만이 광고라고 생각하지만, 광고주가 원하는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광고의 기본적인 목표”라고 말한다. AE에게 광고는 예술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에게 팔아야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와 원활하게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라이언트를 이해시키지 못할 때 AE는 가장 힘들다. 감성적, 시대적 코드가 녹아있는 기획안을 클라이언트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튀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클라이언트를 AE가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사회의 관습적인 잣대를 들이대,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은 정말 힘들어요.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죠.”

AE라는 직업

김현재 대리가 말하는 AE의 매력은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사회를 읽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클라이언트를 설득해야하기 때문에 세상을 대하는데 굉장히 개방적이다. “항상 새로운 것에 열려있어요. 작업하면서 살아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할까요.” 또한 작업마다 클라이언트가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를 계속 공부하게 된다고 한다. AE 자신 또한 끊임없이 앎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다. “새로운 일이 들어오면, 그 분야를 공부해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일반 사람들보다는 훨씬 많은 지식을 얻게 돼요. 낯선 분야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죠.” 여러 가지 힘들고 고된 작업이 광고라는 확실한 결과물로 나타난다는 것 역시 AE란 직업이 가지는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업무에 따라 다르지만, AE는 다른 직업에 비해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하다. “저희 회사는 출근 시간은 8시 반, 퇴근 시간은 5시 30분이에요. 그 시간에 퇴근한 적은 거의 없지만요.(웃음)” 보수는 직급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능력에 따라 보수가 다르기 때문에 대리가 차장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단다. “보통 제 직급 정도 되면 연봉 4000~5000만원 사이에요.” 현재 우리나라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지만, AE라는 직업은 ‘성’과 별로 상관이 없다.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별로 구애받지 않아요. 자기 성향 나름이죠.”

AE를 꿈꾸는 그대에게

김현재 대리는 AE는 순간순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그 자그마한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정말 힘든 직업으로 느끼게 된단다. “힘든 과정을 거친 그 광고가 텔레비전에서 방송될 때, 모든 사람들과 함께 마지막에 서로 수고했다고 한마디씩 했을 때, 거창한 것 보다 이러한 작은 순간순간에 보람을 느껴요.”

AE에게는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틀을 벗어나는 업무가 많은데다가 독특한 것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려면 AE 스스로가 생각의 한계를 짓지 않아야 한다. “어떤 것이든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해요. 창의력이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그 창의력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각은 필요하죠.” 또 AE는 인간관계를 원활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한다. “‘사회성지수’라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워하지 말아야하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것 뿐 아니라 낯선 것에 쉽게 접근하고 무엇이든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려움 없이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는 당신, 광고계의 꽃 AE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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