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감독 : 구스 반 산트
출연 : 로빈 윌리암스, 맷 데이먼, 벤 애플랙

배우 맷 데이먼에게 본격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 <굿 윌 헌팅>. 그는 이 영화에서 각본과 주연을 맡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또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 시카코 비평가협회에서 유망남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된 <굿 윌 헌팅>은 천재지만 세상에 흡수되지 못하는 윌 헌팅과 그를 세상 속으로 이끌어준 숀 교수의 이야기다.

윌 헌팅은 뛰어난 두뇌를 가졌으나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지 못한다. MIT 공대의 청소부였던 그는 수학과 교수인 램보의 학생들도 풀지 못한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낸다. 램보 교수는 윌의 비범한 능력을 깨닫고 그를 변화시키기 위해 정신과 상담도 받게 하고, 연봉이 높은 직장에 소개해주기도 하지만 윌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결국 그는 친구인 정신과 교수 숀 맥과이어에게 윌을 설득해 줄 것을 부탁한다. 처음에는 숀 교수와의 상담도 별 성과가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숀의 진심어린 충고와 사랑을 통해 윌은 점차 닫힌 마음을 열게 된다. 숀은 윌이 세상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도와준 등대역할을 했던 것이다.
 
영화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등대 같은 존재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세상에 폐쇄적이었듯 우리도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해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할 기회를 갖게 한다.

세상에 나서길 두려워했던 윌에게 친구 쳐키는 "You're sitting on a winnin' lottery ticket. And you're too much of a pussy to cash it in"(넌 당첨된 복권을 깔고 앉고선 돈으로 바꾸기 두려워하고 있는 놈이야.) 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당첨된 복권을 의심하고 있지는 않은가.

김은혜 수습기자 <b_e_a_utiful__@hotmail.com>

 

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

비행기 연착으로 공항에서 책을 읽으려는 평범한 비즈니스맨, 제롬 앙귀스트. 그에게 텍스토르 텍셀이란 남자가 찾아온다. 이렇게 시작된 둘의 대화는 책의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텍스토르 텍셀은 말한다. “강간을 한다는 것은 상대를 그만큼 높게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기꺼이 법의 테두리 밖으로 뛰쳐나갈 수 있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오.” 제롬 앙귀스트는 이토록 불쾌하고 역겨운 남자를 밀어내지 못한다. 텍스토르 텍셀의 공격적인 어투와 반박하기 어려운 논리 때문이다. 강간과 살인에 대한 그들의 대화는 불쾌하지만 긴박하고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어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도발적인 문체와 여러 번의 반전이 끝난 후 책장을 덮어도 긴장과 고민은 지속된다.

이 책은 벨기에 출신의 프랑스 여류작가 아멜리 노통이 왜 그토록 찬사를 받는지 알게 해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쉴 새 없이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며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그녀의 능력도 놀랍지만 철학적인 면에서 그녀의 해박함은 가히 천재적이다.  ‘적의 화장법’ 한권이면 이번 여름, 더위를 한 번에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정재현 수습기자 <quehoohoo@naver.com>

 

아멜리에

감독: 장-피에르 주네
배우: 오드리 토투, 마티유 카소비츠

‘쉿, 내가 평범해 보이나요?’ 포스터 속 소녀는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며 묻는다. 귀여운 소녀라고만 하기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멜리에. 톡톡 튀는 기발한 방법으로 불행한 사람들의 웃음을 찾아주는 그녀. 영화 <아멜리에>다.

아멜리에(오드리 토투 역)의 아버지는 너무 바빠 얼굴조차 보기 어렵고 어머니는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 유일한 친구였던 금붕어마저 자살 기도를 하자, 미련 없이 강에 놓아주고 아멜리에는 혼자가 된다. 아무도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아멜리에 역시 세상에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살아간다. 일상은 지루하기만 하다.

어느 날, 그녀는 치약 뚜껑을 찾기 위해 집을 뒤지다 낡은 장난감이 들어있는 상자를 발견한다. 아멜리에는 이미 어른이 된 장난감 상자의 주인을 찾아 상자를 돌려준다. 주인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한다. 지켜보는 그녀도 웃음이 난다. 아멜리에는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법을 알게 되고 그녀의 따뜻한 마음은 결국 자신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준다. 니노(마티유 카소비츠 역)를 만나 진실한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굳어 있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한다.

우리는 주위사람들의 사소하지만 진실한 이야기들을 지겹다며 넘길 때가 많다. 아멜리에는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상처를 치유시킬 방법을 찾는다. 그녀가 내놓은 방법들은 마침내 현실이 되어 사람들에게 웃음을 되돌려준다. 상상을 현실로 옮기는 작은 용기가 모두를 행복하게 한 것이다.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행할 용기를 내보자. 누군가의 아멜리에가 되는 소중한 경험을 누릴지도 모르니까.

오윤빈 수습기자 <oyb8722@hanmail.net>

 

그녀에게

감독 :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  하비에 카마라, 다리오 그랜디네티, 로자리오 플로레스


영화 <그녀에게>는 식물인간이 된 두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 베니뇨와 마르코의 이야기다.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생활의 전부였던 베니뇨. 어머니가 사망한 후, 그는 우연히 집 건너편 발레학원의 알리샤를 본다. 그러던 어느 날 알리샤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베니뇨는 식물인간이 된 알리샤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씻겨주는 등 정성을 다해 보살핀다.
여행 잡지 기자인 마르코는 여자 투우사 리디아와 사랑하는 사이. 투우 경기 중 리디아가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되자 마르코는 그녀를 보살피게 된다. 마르코는 리디아가 입원한 병원에서 베니뇨를 만난다. 마르코는 알리샤를 보살피는 베니뇨의 모습을 보며 베니뇨의 사랑 방법을 하나씩 이해해간다.
반복되는 그들의 생활 모습은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후반부의 마르코의 행위는 마르코의 아름다운 사랑에 감동했던 우리에게 충격과 함께 질문을 던져준다. ‘아름다운 사랑이란 무엇인갗 영화 중간에 삽입 되는 다른 예술무대들도 볼만하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아름다운 영화.

정재현 수습기자 <quehoohoo@naver.com>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2

김형경 

섬세한 여성이 상처 받지 않고 살아가기엔 세상은 너무 거칠고 냉정하다. 주인공 세진은 세상에 상처받은 여성이다. 소설은 세진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세진은 30대의 성공한 건축가다. 세련되고 매력적이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의 그녀. 당당한 겉모습과는 달리, 그녀의 심신은 지쳐있었다. 늘 가위에 눌렸고 몸은 하루가 다르게 약해져갔다. 어떤 방법으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세진은 신경정신과를 찾는다. 담당 의사 문규는 “마음 속 슬픔이 자기를 알아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거예요.” 라는 진단을 내린다. 그는 과거의 상처가 아물어야만 현재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치료 과정에서 세진은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외도, 대학 시절 당한 성폭행 등 자신의 아픈 상처를 힘겹게 꺼내놓는다. 처음에 그녀는 과거의 상처에서 도망가려고만 했다. 상처를 꿰매 둔 실밥을 문규가 거침없이 뜯어내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세진은 매주 심리 치료를 받으며 점점 상처에 정면으로 맞선다. 마침내 그녀는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게 된다.

“이게 사기죠. 세상은 멋진 거짓말 입니다.” 문규가 비커에 담긴 물의 윗부분을 가리키며 하는 말이다. 비커의 바닥에는 앙금이 가라앉아 있지만 윗부분은 티 없이 맑다. 누구라도 마음속에 앙금처럼 묵혀 둔 상처 하나 쯤은 있다. 독자들은 세진의 치료 과정을 보며 자신의 마음 속 앙금도 함께 없애 나간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권한다. 

김연지 수습기자 <dreamingsnai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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