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을 마련하기 위한 동아리들의 노력

▲ 동아리들은 축제기간에 일일장터를 열어 예산을 마련하기도 한다.

“어서 오세요. 떡꼬치도 있고 시원한 과일도 있습니다.”

매년 5월 축제기간이면 각 대학의 동아리들은 일일장터를 연다. 아이스커피부터 순대볶음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일일장터를 여는 것은 물론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지만, 다른 목적도 있다. 바로 동아리의 재정 마련을 위해서다. 많은 동아리들은 대부분 예산이 부족하다. 매학기 등록금에 포함되어 있는 ‘학생회비’중 일부가 동아리 지원비로 책정되지만 수많은 동아리들의 활동을 도와주기에는 역부족이다.

한양대학교 기독교 동아리 JOY는 중앙동아리지만 학교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성경 공부를 하는 동아리 특성상 일정하게 돈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회원들에게 필요할 때만 회비를 받고 있다. 봉사 동아리들도 학교의 지원비를 거의 받지 못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능동적으로 동아리의 재정을 충당하는 봉사동아리도 있다. 이화여대 봉사동아리 ‘사노모(사랑을 노래하는 모임)’는 지난해 SK 텔레콤에서 주최하는 봉사 공모전에 당선돼 지원금을 탔다. 한수윤(22)씨는 “장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상담프로그램을 기획해 예산을 받았어요. 이렇게 공모전에 당선되는 것이 거의 유일한 지원비인 셈이죠.”

한양대학교 힙합 댄스 동아리 알스 아망디는 매학기 정기적으로 공연을 갖는다. 외부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 각종 축하공연이나 행사에 출연 섭외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방송 드라마 촬영 섭외도 받았다. 회장 심재경(23)씨는 “재정적으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외부 찬조출연이 큰 도움이 되요.” 라고 설명한다. 이런 식으로 음악, 연극, 미술 등 공연 동아리의 경우는 외부공연을 통해 예산을 채우고 있다. 서울대학교합창단은 지난해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코리아 팝스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에 출연했다. 권정현(25)씨는 “유명한 합창단과 한 무대에 서면서 대외적으로 동아리를 알리고 돈도 마련할 수 있었다” 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동아리들의 주 수입원으로 일일호프도 빼놓을 수 없다. 이화여대 컴퓨터 동아리 ECC (Ewha Computer Club)는 일일호프 매출에 따라 컴퓨터 기기 마련부터 뒤풀이 장소까지 많은 것이 결정된다. 학교에서 20만 원 정도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활동에 필요한 각종 컴퓨터 기기를 마련하기에는 부족하다. “힘들게 일일호프를 준비하고 나서 돈이 많이 남으면 뒤풀이로 푸짐하게 먹으러 가요. 그런데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안 좋으면 매출이 안 좋아서 속상하죠.” ECC의 김지원(21)씨의 말이다.

대학생에게 동아리 활동은 학업 외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통로다. 또 비슷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 간에 친목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활동을 하다보면 예산 문제에 부딪히고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이 쉽지 않다. 일일장터를 여는 것, 일일호프를 준비하는 것, 그리고 외부행사에서 공연 하는 것은 언제나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알스 아망디의 심재경씨는 말한다. “동아리의 부족한 돈 때문에 공연을 하는 것이지만 결국 제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죠. 좋아하는 춤을 추면서 돈도 받으니까요. 모든 것이 제겐 소중한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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